모든 테크 기업이 소셜 마케팅 기업이 되어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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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테크 기업이 소셜 마케팅 기업이 되어가는 이유
📅 2026년 9월 1일 · 언커먼 갤러리(강남, 공간 후원)
🤝 Bloom × Dev Korea × Genspark × Social Series
🎤 류찬영 · K Choi · Madhav Mistry · 강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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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 Korea, Genspark, Social Series와 함께한 Bloom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international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서 해외 개발자 커뮤니티와 특별히 협업을 진행했는데, 그 덕분에 평소 Bloom 행사와는 결이 다른 자리가 됐습니다. 멋진 공간을 후원해 주신 Uncommon Gallery, 그리고 함께 고생해 주신 파트너 강슬기, Madhav Mistry, Florian Ludot, K Choi 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AI Content Day

행사 주제는 AI Content Day였고, 걸어둔 질문은 하나였습니다. AGI 이후 우리 일은 어떻게 되는가. 답이 정해진 질문이 아니라서 각자 생각을 꺼내놓는 자리로 열어뒀습니다.

시작은 커피챗이었습니다. Dev Korea의 Florian Ludot, Social Series의 Madhav Mistry와 이야기하다가 나온 아이디어였어요. Bloom은 멤버 대부분이 한국 분들이고, Dev Korea는 반대로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개발자들이 모여 있습니다. 서로의 반대편을 갖고 있으니 섞어보자는 것이었죠.

공간이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베뉴는 언커먼 갤러리였습니다. 커먼컴퓨터가 운영하는 곳인데, AI 회사가 왜 갤러리를 하나 싶잖아요. 사업 총괄인 김반석 님이 오프닝에서 그 얘기를 먼저 꺼냈습니다.

결국에는 고객과의 접점이 에이전트를 통해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기업이 자기 데이터를 어떻게 다룰지가 화두인데, 그다음 질문은 데이터가 아니라 권한이라고 봤습니다. 무엇을 허락하느냐로 넘어간다는 것이죠. 에이전트가 나를 대신해서 행동하면, 결국 에이전트끼리 만나 뭔가를 주고받게 되니까요. 갤러리 안쪽 프로젝트 룸에서는 작가들의 에이전트를 만들어두고, 에이전트들이 사는 마을에서 서로 작품을 사고파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내년쯤이면 실제로 일어날 것 같다고요. 저는 그 방이 궁금해서 발표 끝나고 다시 들어가 봤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AI가 아니라는 말

첫 연사인 류찬영 님은 카이스트 컴퓨터공학과 출신 개발자였지만 지금은 풀타임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마케팅 에이전시를 운영합니다. 발표를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오늘 일어나고 있는 가장 큰 변화는 AI가 아닙니다. 소셜미디어입니다.

소셜미디어는 원래 네트워크 기반이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열면 내가 팔로우한 사람의 게시물이 보였죠. 그런데 지난 1년 사이에 관심 기반으로 넘어갔습니다. 누구를 팔로우했는지와 상관없이 알고리즘이 관심 있어 할 만한 걸 보여줍니다. 팔로워 수가 실제 영향력에서 그냥 숫자로 바뀐 겁니다. 100만 팔로워가 다음 게시물에서 6,000회를 받을 수도 있고, 6,000 팔로워가 100만 조회를 낼 수도 있습니다. 본인이 새 계정을 파고 첫 영상을 올렸을 때 12시간 만에 50만 조회가 나왔다고 했습니다. 글로벌 타깃 인스타그램 계정은 3달 만에 9만 팔로워 가까이 성장했고요.

그런데 정작 팔로워 얘기는 길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 계정은 제 마케팅 에이전시의 리드 생성 기계입니다. 매주 테크 회사들에게서 브랜드 딜 문의 메일이 수십 통씩 옵니다. 세일즈를 할 필요가 없어요.

피터 틸의 문장도 인용했습니다. 실패의 첫 번째 원인은 제품이 아니라 부실한 유통이라는 것. AI로 제품 만들기가 쉬워진 만큼 그 불균형은 더 벌어졌다고 봤습니다. 커서는 어느 시점에 광고를 6,000개 돌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6,000개를 테스트할 수 있었던 건 크리에이터 6,000명과 일했기 때문입니다. 각자 만든 걸 다 돌려보고 성과 난 것만 골라 다시 광고로 태우는 방식이죠. 아무에게나 던지는 건 아닙니다. 누구와 할지 고르고 브리프도 따로 씁니다.

LLM을 당신의 주니어로 대하라

두 번째는 Dev Korea의 K Choi 님이었습니다. 제조업 스타트업에서 AI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Free Code Camp Korea를 운영합니다. 대학을 중퇴하고 독학으로 커리어를 만든 분이에요.

발표는 2017년 트랜스포머부터 시작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모델이 전부 그 구조 위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구조가 설계상 비결정적이라는 것. 같은 프롬프트를 넣어도 답이 달라지고, 온도를 0으로 내려도 가장 그럴듯한 토큰이 나올 뿐입니다. 환각은 고칠 수 있는 버그가 아니라 일반화의 대가라는 얘기였습니다. 그러다 채용 데이터가 나왔습니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주니어 채용은 34퍼센트, 시니어는 19퍼센트 줄었다고 합니다.

아무도 주니어를 안 뽑고, 아무도 훈련을 안 시킵니다. 보일러플레이트 코드를 쓸 사람이 왜 필요하겠어요.

그럼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답이 이랬습니다. 빨리 시니어가 되어야 한다, LLM을 당신의 주니어로 대하라. 방향을 정하고, 문제를 쪼개고, 아키텍처를 쥐고, 결정을 내리고, 명세를 정확히 쓰고, 나온 걸 무자비하게 검토하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청중에게 물었어요. 주니어 엔지니어를 믿으시냐고. 본인은 안 믿는다고 했습니다. 사람이 쥐고 있는 것도 나열했습니다. 히스토리, 이해관계, 사람, 돈을 주는 의사결정권자, 지난 회의들. 그리고 기술 부채와 레거시 코드베이스를 몸으로 겪어본 기억. 모델이 못 가지는 맥락이 그런 것들이죠.

인지 부채

여기서 개념 하나가 나왔습니다. 계속 맡기다 보면 디버깅 감각, 설계 판단, 코드를 시작하는 감각이 무뎌진다는 것. 느낌이 아니라 근거가 있었습니다. MIT 미디어랩 뇌파 연구에서 뇌 활성도가 떨어지고, 도움 없이 할 때의 성능도 나빠지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기술 부채가 아니라 인지 부채입니다. 지금 넘기고 나중에 갚는 거죠.

본인이 하는 대응도 공유했습니다. 하루 한 시간은 LLM을 끄고 원시인처럼 직접 짠다고요. 코드를 다른 개발자 앞에 내놓고 깨지고, 음악 틀어놓고 몰입 상태를 쫓고, 새 프레임워크는 문서를 읽어서 배우고, 배운 걸 아주 쉬운 말로 설명해보면서 막히는 데를 찾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본인 예측이라며 이 말을 꺼냈습니다.

우리는 씨앗을 먹고 있습니다. 수확물이 썩고 있어요.

주니어가 안 들어오니 파이프라인이 마르고, 시니어는 맡기느라 더 안 늘고, 팀은 줄고, 아키텍처 없이 모순된 코드가 쌓입니다. 그러다 문제를 풀고 디버깅하고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희소해지는 시점이 오고, 그때쯤 누가 에이전트를 너무 믿어서 크게 터질 거라고 봤습니다. 발표는 50년 된 원칙 셋으로 닫았습니다. 파레토 법칙, 맨먼스 미신, 굿하트의 법칙. 못 따라가겠으면 80퍼센트를 만드는 20퍼센트에 집중하라는 것, 늦은 프로젝트에 사람을 더 넣으면 더 늦어진다는 것, 측정이 목표가 되면 더 이상 좋은 측정이 아니라는 것.

윗사람에게는 어떻게 말하나

질문 하나가 나왔습니다. 본인한테 적용하는 규칙은 알겠는데, 경영진이 AI를 더 쓰라고 밀 때는 뭐라고 하느냐는 것이었어요.

매일 그 대화를 합니다. 그런데 AI를 모를수록, 그 주제를 모를수록 AI가 더 대단해 보입니다. 환각이 더 그럴듯해 보이니까요.

답은 자기를 믿으라는 쪽이었습니다. AI가 나보다 낫다고 말하지 말고, 이게 내 능력이고 당신은 거기에 돈을 낸다고 말하라는 것. 대신 나를 AI로 대체해보라는 말은 하지 말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그럴 수도 있으니까요.

생성이냐 슬롭이냐

세 번째는 Social Series의 Madhav Mistry 님이었습니다. 요즘 소셜미디어 콘텐츠가 다 비슷해 보인다는 관찰에서 출발했습니다. 비슷한 카드뉴스, 비슷한 인용구, 비슷한 도표. 패턴이 먹히는 건 맞지만 그렇게 뽑으면 내 것으로 안 남는다는 겁니다.

AI가 생성한 것과 AI slop은 다릅니다. 맥락을 주면 생성이고, 맥락 없이 뽑으면 슬롭입니다.

그래서 프롬프트를 던지기 전에 조사를 하고, 참고 자료를 붙이고, 제약을 걸라고 했습니다. 제약을 경고 표지판에 비유하더군요. 어디서 멈추라고 알려주는 것. 슬롭을 막는 다섯 층도 소개했습니다. 소스, 논지, 목소리, 디자인, 품질. 앞의 넷이 갖춰지면 시스템이 되고, 시스템이 있으면 결과가 이상할 때 어디가 문제인지 자기가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준은 하나였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걸 만드는 게 아니라 남이 공유하고 싶어할 걸 만드는 것.

이미 쌓아둔 걸 자꾸 잊는다

마지막은 Genspark 앰배서더인 강슬기 님이었습니다. 마케터로 시작해 데이터 분석가를 거쳤고, 2년 전부터 링크드인에 매일 쓰면서 기회가 열렸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혼자서 커뮤니티 운영과 콘텐츠 제작, 마케팅, 분석을 다 합니다.

도구 소개인 줄 알았는데 문제 인식이 먼저 나왔습니다.

제가 이미 가진 좋은 콘텐츠가 얼마나 많은지를 자꾸 잊어버려요.

강의 자료를 만들 때마다 처음부터 기획하는데, 정작 링크드인에 써둔 글에 그 내용이 다 있더라는 거예요. 그래서 자기가 쓴 것들을 한곳에 모아두고 거기서 꺼내 쓰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했습니다. AI에게 슬라이드를 만들어달라고 하면 보통 온라인에서 아무거나 긁어오는데, 그건 내 이야기가 아니니까요. 도구 얘기에서도 솔직했습니다. 클로드 코드를 주로 쓰고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쪽으로 넘긴다고요. 최근에 첫 유튜브 영상을 올렸는데 편집에 이것저것 붙여봤다고 했습니다.

남은 시간

세션이 끝나고 남은 시간은 전부 네트워킹으로 열어뒀습니다. 갤러리 안쪽과 뒤쪽까지 다 열려 있어서 사람들이 흩어져 오래 이야기했어요. 정리하는 동안에도 안 가고 남아 계신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네 분은 서로 모르는 사이고 준비도 따로 했는데, 듣다 보니 비슷한 자리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만드는 게 싸지면 값이 앞뒤로 밀려난다는 것.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쪽과, 만든 걸 누구에게 보낼지 정하는 쪽으로요. 저는 이게 맞는 얘기인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네 명이 각자 다른 데서 와서 같은 데를 짚었다는 건 좀 걸리네요. 저희끼리 했으면 이런 조합은 안 나왔을 겁니다. Dev Korea, Genspark, Social Series 고맙습니다.


Bloom과 함께하기

Bloom은 사람과 기술이 만나는 오프라인 자리를 만듭니다. 다음 행사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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