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드는 건 누구나 파는 건 다르다: 디즈니·외교부와 협업하는 AI 크리에이터

디즈니·외교부·CJ와 협업하는 AI 크리에이터 킵콴이 Claude Bloom에서 전한 인사이트 — AI로 돈 버는 법, 오리지널리티와 스토리, 실물 콘텐츠 수익화, 결과물에 사람을 남기는 한 끗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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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건 누구나 파는 건 다르다: 디즈니·외교부와 협업하는 AI 크리에이터
AI로 무언가를 만드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것을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힘은 전혀 다른 일이며 그 열쇠는 오리지널리티와 스토리라는 것이 이날의 핵심이었습니다.
기업과 기관이 AI 크리에이터를 찾는 이유는 도구를 잘 다뤄서가 아니라, 그가 가진 명확한 세계관과 일관된 스토리 때문이라는 관찰이 이어졌습니다.
AI는 무언가를 생성하는 도구를 넘어 시간을 생성해주는 존재이며, 그 시간을 사람만의 감각과 검수에 다시 투자할 때 결과가 완성된다는 메시지가 남았습니다.

이 글은 Bloom 행사에서 AI 크리에이터 킵콴(윤석관) 님의 발표를 기반으로 작성됐습니다.


나를 지키려 이름 앞에 Keep을 붙이다

이날의 연사는 디즈니, 외교부, 국가유산청, CJ 같은 대기업·공공기관과 협업해 온 AI 크리에이터 킵콴이었다. 닉네임의 유래가 인상적이었다. SM C&C 사업전략팀에서 12년간 중장기 전략을 짜다 2021년 AI를 처음 만났는데, 매력적이면서도 언젠가 이것이 자신을 잡아먹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기 이름 윤석관을, 자신을 지키고 싶어 앞에 Keep을 붙여 킵콴이 됐다. 일종의 선언문처럼 지니고 다니는 이름이라고 했다.

AI가 자기 판이라고 느낀 순간은 회사의 5년, 10년 뒤 먹거리를 리서치하던 중이었다. 설득하기 전에 먼저 내가 어떤 친구인지 알아보자며 퇴근 후와 주말에 작업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 쓴 한문 소설을 텍스트로 두고 이미지로 만들어봤는데, 미드저니 베타 시절이라 결과물은 조악했지만 텍스트를 통해 색이 입혀진 무언가가 나온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콘텐츠 사업에서 분명 큰 무기가 되겠다는 확신이 그때 들었다는 것이다.


12년 회사를 테스트로 설계하고 나오다

그는 처음부터 퇴사를 결심한 게 아니었다. 오히려 회사의 신사업으로 뭔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너무 재밌었고 하나씩 만들어지는 걸 보며 자유를 알게 됐다. 그렇게 조금씩 자유를 꿈꾸다 12년 다닌 회사를 나오기로 했지만, 바로 나오지 않고 1년의 기간을 두고 스스로를 테스트했다. 통과하면 퇴사하기로 한 것이다.

테스트는 교육자와 아티스트 두 갈래였다. 경영학을 배우고 숫자와 피피티를 다루던 사람이지만 스스로를 아티스트라 여겼고, AI를 잘 아는 것을 넘어 AI로 인간을 지키는 방법을 알리는 교육자가 되고 싶었다. 아티스트로서는 내 이름으로 전시를 열어보자, 교육자로서는 오프라인 수업을 만들어 몇 명 이상 모으면 해보자 하는 식으로 단계별 목표를 세워 하나씩 통과했다. 전략팀 출신답게 자신의 퇴사마저 테스트로 설계한 셈이다. 프리랜서 3~4년 차의 가장 큰 장점을 묻자 답은 자유였고, 가장 큰 단점도 자유였다. 틀이 사라진 만큼 주말에도 새벽에도 일하게 되니 시간의 자유가 오히려 사라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만드는 건 누구나, 파는 건 다르다

개인이 만든 것을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건 전혀 다른 일이다. 요즘 스타트업에서 "AI를 쓰지 말고 AI로 돈을 벌어라"가 화두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가 처음 협업한 곳은 디즈니였는데, 아티스트로서의 삶을 X(트위터)에서 시작해 여러 작업을 올리고 해외 전시를 많이 하다 보니 기회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왜 나를 알게 됐을까를 늘 회고한다는 그가 찾은 답은 스토리였다. 명확한 스토리, 명확한 콘셉트, 명확한 세계관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작업한 점을 봤을 거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 전통을 축에 두고 여러 요소와 믹스하는 콘텐츠를 만들며, 한국 전통 하면 그가 떠오르도록 자신을 브랜딩하고 오리지널리티를 쌓아왔다. 기업과 기관이 AI 아티스트를 찾는 이유도 결국 그들이 가진 엣지와 오리지널리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강의에서도 AI로 작업하기 전에 자기 안의 세계관과 오리지널리티부터 찾으라고, 색을 찾으라고 늘 강조한다.


AI를 켜기 전에 스케치부터

한국 전통이라는 주제도 일상에서 찾았다. 뉴욕 출장 중 한복을 파는 매장을 봤는데 쇼윈도의 한복 밑에 'Chinese kimono'라 쓰여 있었다고 한다. 나도 우리 전통을 잘 모르는데 외국인은 얼마나 모를까 싶어 이를 알릴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 그런데 AI로 한복을 만들어보니 AI조차 한복을 한복으로 알지 못하고 기모노나 청나라 의상을 생성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얘도 가르치고 나도 배우자며 학습을 시작했고, 지금도 고증이 맞는지 늘 체크하며 작업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AI를 켜기 전에 스케치부터 한다. 어떤 툴을 쓸지가 아니라 머릿속에 뭘 떠올렸는지부터 종이에 그리고, 그 안에서 옷 매는 방식이나 전통 패턴 같은 고증을 하나하나 찾는다. 수업도 그렇게 한다. 대학 한 학기 16주 중 처음 6주는 종이와 연필로만 진행한다. 다들 프롬프트가 어디 있지, 뭘 만들지만 생각하다 보니 이미 자기 안에 있는 것을 꺼낼 생각을 못 하기 때문이다. 글과 낙서로, 사진을 찍고 밖에 나가 익숙한 것들 속에서 주제를 발견하는 훈련을 시킨다는 것이다.


자신을 기업처럼: KPI와 실물 콘텐츠 수익화

그는 자신을 하나의 기업처럼 보고 매년 KPI를 세운다. 중장기 전략은 이미지와 영상을 넘어 실물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었다. 작년의 주제는 '입는 것'이었다. 화보에서 옷감으로, 실크 스크린으로 단계를 밟아 마침내 훈민정음 해례본의 옛 자모를 기반으로 입을 수 있는 한복을 만들었고, 11월 광화문 광장에서 AI로 디자인한 옷으로 런웨이를 열었다. 경복궁 근정전의 단청 무늬를 촬영해 오방색 대신 네온 컬러로 바꾼 옷은 날이 따뜻해지면 검은 옷이 네온으로 드러난다고 했다. 올해의 주제는 '향'으로, 글이 아니라 시각으로 향을 느끼도록 시각화하는 작업이다. 내년의 주제는 '먹는 것'이며, 궁극적 목표는 세상에 없던 맛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AI로 끝내지 않고 실제 오프라인으로 연결해 수익까지 창출하는 방식이다.

직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도 체감한다고 했다. 전공도 기술과도 무관한 그가 어느 대기업의 HR 조직을 대상으로 AI 크리에이티브 강의를 했는데, 인사팀인데도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많아 인사에서 쓸 콘텐츠를 파이널 프로젝트로 만들었다고 했다. 예전엔 마케팅팀에 도움을 청했을 일을 이제 내부에서 다 해결하는 기조라는 것이다. 그가 참석자에게 남긴 말도 인상적이었다. 다들 AI를 무언가를 생성하는 도구로 여기지만, 자신에게 AI는 시간을 생성해준다고 했다. 8시간 걸릴 작업을 몇 분으로 줄여주면 남은 시간에 다른 걸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손의 감각을 잃지 않으려 도예와 분재를 배운다고 했다.


손절 포인트와 나만의 한 끗

소모임에서는 두 질문이 오갔다. AI 결과물을 보고 바로 손절하게 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 그리고 결과물에 사람 냄새를 넣는 나만의 한 끗은 무엇인가. 손절 지점은 여러 조에서 비슷하게 모였다. 가장 많이 나온 건 어설픈 현실 모사였다. 현실에 없는 걸 AI로 만들면 창작으로 느껴지지만, 현실을 흉내 내려다 실패하면 불쾌한 골짜기에 빠진다는 것이다. 일관성도 컸다. 시안은 그럴듯한데 2차, 3차 수정으로 가면 얼굴과 본질이 사라져 결국 포토샵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한글 폰트가 깨지거나 검수 없이 숫자 하나 안 고친 채 내보내는 것도 손절 지점으로 꼽혔다. 흥미롭게도 AI 티가 난다는 것 자체는 이제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다.

나만의 한 끗은 결국 사람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직접 찍은 사진이나 직접 그린 그림 한 장을 얹으면 신뢰가 생긴다는 이야기, 깃허브에 널린 스킬을 다 지우고 본인만의 스킬을 만들었을 때 결과가 가장 좋았다는 이야기, 자기 말투를 학습시켜 인간미를 살렸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한 조는 AI 결과물에 30퍼센트의 품은 아직 사람이 들여야 한다고 했다. 검수하고 스토리라인을 짜는 일이 그렇다는 것이다. 딸깍 한 번으로 끝나는 건 없고 딸깍을 삼천 번 갈아 넣어야 한다는 말, 조직마다 Single Source of Truth를 어떻게 잡을지가 공통 고민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여러 조가 같은 결론에 닿았다. 본질인 나로 돌아와, 모두가 쓰는 AI를 내가 쓴다는 감각을 지키는 것이다.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스토리폴리오라는 킵콴의 말처럼, 결국 남는 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이었다.


기업이 가져갈 것

이날의 이야기를 실무 언어로 옮기면 네 가지가 남는다.

  1. 도구가 아니라 오리지널리티에 투자한다. 누구나 AI로 만드는 시대에 기업과 기관이 찾는 것은 명확한 세계관과 일관된 스토리이므로, 도구 숙련보다 고유한 색을 먼저 세운다.
  2. AI 이전에 사람의 사고를 훈련한다. AI를 켜기 전에 스케치와 고증으로 자기 안의 것을 꺼내는 과정을 거칠 때 결과물의 질과 차별성이 올라간다.
  3. 디지털을 실물·오프라인 수익으로 연결한다. 이미지와 영상에서 멈추지 말고 사람이 직접 경험하는 실물 콘텐츠로 확장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든다.
  4. 검수와 사람의 한 끗을 남긴다. AI 결과물의 30퍼센트는 여전히 사람의 검수와 스토리라인의 몫이며, 직접 만든 요소와 자기만의 스킬이 신뢰를 만든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AI로 만든 콘텐츠를 어떻게 비즈니스로 연결하나요?

  • 만드는 것과 파는 것은 다릅니다. 기업과 기관은 도구 숙련이 아니라 크리에이터의 오리지널리티와 일관된 스토리를 보고 협업을 제안합니다. 명확한 세계관과 콘셉트를 꾸준히 쌓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Q. AI 작업의 결과물 퀄리티를 높이는 핵심은 무엇인가요?

  • AI를 켜기 전에 스케치와 고증으로 자기 생각을 먼저 정리하는 것입니다. 프롬프트부터 떠올리기보다 자기 안에 있는 주제를 꺼내는 훈련이 차별성을 만듭니다.

Q. AI 결과물을 보고 바로 신뢰를 잃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 어설픈 현실 모사로 불쾌한 골짜기에 빠지는 경우, 수정을 거듭할수록 본질이 사라지는 일관성 붕괴, 그리고 검수 없이 오류를 그대로 내보내는 성의 없는 퀄리티가 대표적입니다.

Q. AI 시대에 크리에이터의 차별화 요소는 무엇인가요?

  • 결국 사람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직접 찍은 사진이나 그림, 자기만의 스킬과 말투, 그리고 검수와 스토리라인 설계처럼 사람이 들이는 30퍼센트의 품이 결과물에 신뢰와 인간미를 남깁니다.

Q. AI는 크리에이터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 무언가를 생성하는 도구를 넘어 시간을 생성해주는 존재입니다. 오래 걸리던 작업을 단축해주는 만큼, 남은 시간을 사람만의 감각과 새로운 배움에 다시 투자할 때 진짜 가치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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