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으로 당장 떠나세요: 글로벌 진출과 AI 바이오를 짓는 두 창업자

Expedite 공동창업자 Leeho Lim과 Serova의 Elian Belot이 Claude Bloom에서 전한 인사이트 — 샌프란시스코 진출법, 커뮤니티의 힘, 소프트웨어에서 바이오로, YC·비자, 한국 창업자의 강점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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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으로 당장 떠나세요: 글로벌 진출과 AI 바이오를 짓는 두 창업자
해외 진출을 꿈꾼다면 두말 말고 샌프란시스코행 2주 티켓을 끊고,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거는 용기에서 모든 연결이 시작된다는 것이 이날의 메시지였습니다.
AI가 좋아질수록 소프트웨어 하나하나의 가치는 떨어지지만, 바이오처럼 현실 세계의 문제를 다루는 영역에서는 AI가 커지는 만큼 그 영향력도 함께 커진다는 관점이 제시됐습니다.
창업에서 중요한 것은 자격증이나 도메인 경력이 아니라, 그 문제를 몸소 겪었는지와 솔루션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라는 지적 정직함이었습니다.

이 글은 Bloom 행사에서 Expedite 공동창업자 Leeho Lim 님과 Serova의 Elian Belot 님의 발표를 기반으로 작성됐습니다.


문제를 겪은 사람이 만든 에이전틱 로펌

ICML 주간에 맞춰 두 명의 해외 연사를 모셨다. 한 사람은 창업자가 미국과 영국으로 진입하는 길을 닦고, 다른 한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스타트업 중 하나인 개인 맞춤 암 백신 회사를 만든다. Expedite의 공동창업자 Leeho Lim은 YC를 거친 회사를 두 번 세우고 지금 세 번째 회사를 짓고 있다. 그는 회사를 세우는 것 자체를 사명으로 삼은 적은 없고,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을 좋아한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했다.

첫 회사 Encord는 지저분한 데이터로 머신러닝 모델을 훈련하기 어렵다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영국 공공의료 NHS의 한 의사가 첫 고객이 되어 다른 고객을 소개하고, 아마존이 공모한 영국 왕립 해군 사업까지 따내면서 의료와 국방이라는 든든한 레퍼런스가 생겼다. 두 번째 회사에서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공동창업자부터 구해야 한다는 강박에 잘 모르는 사람과 시작했다가 1년을 못 넘기고 갈라선 것이다. 그는 잘 모르는 사람과 회사를 차리는 건 정말 나쁜 선택이라고 못 박았다.

세 번째는 서두르지 않았다. 마흔 곳쯤 엔젤 투자를 하며 패턴을 발견했는데, 영국이나 캐나다에서 시작한 창업자가 미국으로 확장할 때면 어김없이 이민, 법인 구조, 해외 직원 지분 같은 행정의 벽에 부딪혔다. 결정적 장면은 한 창업자가 시리즈 A로 2천만 달러를 받고 샌프란시스코로 옮기며 영국 법인을 미국 법인으로 뒤집는 데 변호사에게 치른 돈을 들은 순간이었다. 형편없는 서비스를 비싼 값에 판다면 차라리 자신이 열 배 나은 걸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에이전틱 로펌 Expedite가 출발했다. 문제를 직접 겪은 사람이 그 문제를 푼다는 창업의 원형이 여기 있었다.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떨어질 때, 생물학으로

Elian Belot은 정반대 방향에서 걸어왔다. 프랑스에서 자라 고등학생 때 AI를 접하고 이 기술이 수십 년을 좌우할 것이라 직감했고, 캐나다에서 컴퓨터과학과 머신러닝을 공부했다. 졸업 후 샌프란시스코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서 AI 엔지니어로 일했는데, 1년쯤 지나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LLM으로 제품을 만드는 일은 AI 연구라기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 가까웠고, AI가 좋아질수록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으니 소프트웨어 하나하나의 가치는 오히려 떨어졌다.

그는 AI가 발전할수록 영향력도 함께 커지는 문제를 찾고 싶었다. 물리 세계의 문제나 과학적 발견, 바이오라면 AI가 커지는 만큼 발견도 영향력도 불어난다. 소프트웨어는 그 반대였다. 마침 LLM 덕분에 낯선 분야를 배우기가 훨씬 쉬워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방대하고 복잡한 비정형 데이터를 다루는 생물학이야말로 AI의 쓸모가 가장 선명한 영역이었다.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생물학을 파고들었고, 옥스퍼드에서 개인 맞춤 암 백신 회사를 막 시작한 창업자들을 만나 첫 기술 직원으로 합류해 런던으로 옮겼다. 프리시드로 800만 달러를 모은 팀이다. 흥미롭게도 그는 지금 Leeho의 고객이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할 O-1 비자를 Expedite가 돕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영국·샌프란시스코, 커뮤니티의 차이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닌 두 사람에게 시장과 문화의 차이를 물었다. Elian은 위험을 피하고 튀는 것을 권하지 않는 유럽식 분위기 탓에 창업을 하려면 결국 미국으로 가야 한다는 게 자명했다고 했다. 영국은 그 중간으로, 사고방식은 유럽에 가깝지만 언어가 미국과 통하고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일이 곧장 적용되는 정도라고 했다.

Leeho는 왜 샌프란시스코가 그토록 강한 창업 문화를 가졌는지의 핵심으로 커뮤니티를 꼽았다. 샌프란시스코에는 먼저 베푸는 'Pay it forward' 정신과 끈끈한 공동체 의식이 있어서, 거기서 만나는 창업자는 대뜸 손을 내밀고 당신이 벌이는 일에 호기심부터 보인다는 것이다. 반대로 런던은 그 많은 유니콘이 쏟아지는데도 공동체가 점점 옅어져 함께할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고 했다. Elian도 최고의 대학과 기업이 넘쳐도 다들 각자의 방에서 따로 짓고 있는 느낌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자본이나 인재의 밀도만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고 먼저 돕는 문화가 생태계의 힘이라는 이야기였다.


샌프란시스코행 2주 티켓을 끊어라

그렇다면 한국 창업자는 어디로 나가야 할까. Leeho는 첫 시장으로 미국을 꼽았다. 영국은 파는 데 문화적 뉘앙스와 암묵적 규칙이 많아 오히려 한국과 비슷하게 까다롭지만, 미국 회사들은 호기심이 많고 세일즈 사이클이 짧으며 스타트업에 열려 있다는 것이다. 방법은 단순했다. 일단 샌프란시스코행 2주짜리 비행기표를 끊고, 접점이 있는 누구에게든 소개를 부탁하라. 낯선 도시에 잠깐 왔다는 것 자체가 소개를 청할 좋은 명분이 된다. 미팅 하나가 또 다른 미팅을 낳으며 소개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것이다.

Elian이 힘줘 말한 건 한국에서 좀처럼 안 하는 일, 바로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것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지만 인재와 인맥의 밀도가 높아 연결 하나가 전체 네트워크로 이어진다. 아무 카페에서나 옆자리의 스타트업 이야기가 들리면 다가가 인사를 건네는 한마디로 연결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Leeho가 정리한 순서는 명확했다. 먼저 샌프란시스코에 아는 사람을 전부 떠올려 연락하고, 그다음 Luma나 Partiful에서 눈길 가는 행사에 직접 가고, 마지막으로 링크드인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을 콕 집어 "며칠 생태계를 구경하러 가는데 커피 한잔하자"고 보내라는 것이다.


YC와 비자, 그리고 현실적인 조언

YC를 두 번 통과한 Leeho는 VC든 인큐베이터든 결국 남의 돈을 대신 불려주는 게 목적이니 돈이 될 신호를 보여줘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첫째는 당장의 트랙션이다. B2B SaaS라면 실제 매출과 충분히 큰 시장만큼 강한 신호가 없다. 둘째는 검증이다. 고객 수백 명과 솔직히 이야기해 이것이 억지로 붙인 솔루션이 아니라 진짜 필요한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자신도 YC에 여러 번 떨어졌다며, Entrepreneur First나 South Park Commons, HF0 같은 좋은 인큐베이터가 계속 생기고 있으니 연줄이 없는 사람에게 이런 커뮤니티는 확실히 값어치를 한다고 했다.

비자 이야기도 나왔다. 그의 회사는 O-1 비자를 400명 넘게 100퍼센트 성공률로 도왔는데, 비결은 오히려 가려 받는 것이었다. 자격이 안 되는 비자를 팔아넘기는 건 형편없는 제품을 파는 것과 다를 바 없어서, 돈이 되더라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O-1이 갈리는 지점은 가시성이었다. 해커톤 심사, 약간의 투자 유치, 언론 보도, 기고문, ICML 같은 학회 발표처럼 정부가 눈여겨보는 이력이 쌓여야 한다. 미국을 노린다고 꼭 몸을 옮겨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위에서 뚫는 엔터프라이즈 세일즈나 실험실이 필요한 바이오라면 첫 접점만큼은 대면이 줌보다 훨씬 값지다고 답했다. 첫 만남은 얼굴을 보고 트고, 이후 관계는 줌으로 이어가면 된다는 것이다.


한국 창업자의 강점과 암이라는 정보 문제

Elian이 본 한국 창업자의 강점은 헝그리함과 빠른 실행이었다. 동시에 성실해서 방향을 신중히 따지는데, 이것이 생각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AI가 좋아질수록 의사결정의 질이 몇 배로 증폭되기 때문이다. 미국 사람들은 빠르게 움직이지만 방향은 그만큼 곱씹지 않는데, 무엇을 할지 고르는 그 느린 결정에 한국인이 능하다는 것이다. 그가 짚은 트렌드도 같은 맥락이었다. 지금 실리콘밸리는 조금 패닉에 빠져 있는데, 누구나 코딩을 하게 되니 소프트웨어 가치가 떨어지고 현실에 발판이 없으면 차별화가 어려워 사람들이 물리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Elian은 암이 거대하고 보편적인 시장인데도 여전히 정복되지 않았다고 했다. 끊임없이 진화하며 우리 몸의 방어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여기서 AI가 빛나는 건 사람 눈에는 읽히지 않는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DNA로 트랜스포머를 훈련하면 사람은 해석조차 못 하는 서열이 나오지만, 그 잠재 공간에서 엄청난 신호를 끌어낼 수 있다. 암이 못 고칠 병이어야 할 이유는 없으며 근본적으로 정보 문제이고, AI는 정보를 다루는 데 뛰어나다는 것이 그의 확신이었다. 소프트웨어 가치가 떨어지는 시대에 도메인이 없는 사람은 어떡하느냐는 질문에 Leeho는 지적 정직함을 답으로 내놓았다. 변호사가 아니어도 법률 문제에서 어떤 고통을 겪는지 몸으로 알았고, 자격증 유무는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은 Claude로 계약서 초안을 쉽게 뽑고 변호사가 살짝 다듬으면 되니 법률 업무의 상당 부분이 줄었다며, 정작 중요한 건 문제를 몸소 겪었는지와 솔루션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라고 했다.


기업이 가져갈 것

이날의 이야기를 실무 언어로 옮기면 네 가지가 남는다.

  1. 문제를 겪은 자리에서 시작한다. 창업의 원형은 자격이나 도메인 경력이 아니라, 그 문제의 고통을 직접 겪고 솔루션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에 있다.
  2. 진출은 발로 시작한다. 해외 확장이 목표라면 샌프란시스코행 2주 티켓을 끊어 커뮤니티에 직접 들어가고,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어 연결을 눈덩이처럼 키운다.
  3. AI가 증폭하는 쪽에 베팅한다. 소프트웨어의 한계효용이 떨어지는 만큼, 바이오·물리 세계처럼 AI가 커질수록 영향력이 함께 커지는 영역에 기회가 있다.
  4. 신중한 방향 설정을 무기로 삼는다. AI가 실행을 대신할수록 무엇을 할지 고르는 의사결정의 질이 성패를 가르며, 이는 한국 창업자의 강점이 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해외 진출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요?

  • 첫 시장으로는 세일즈 사이클이 짧고 스타트업에 열린 미국이 권장됐습니다. 방법은 샌프란시스코행 2주 티켓을 끊어 아는 사람에게 연락하고, Luma·Partiful 행사에 참석하며, 링크드인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먼저 연락하는 것입니다.

Q. 왜 샌프란시스코의 창업 문화가 강한가요?

  • 자본과 인재의 밀도만이 아니라 먼저 베푸는 'Pay it forward' 정신과 끈끈한 커뮤니티 때문입니다. 처음 만난 창업자도 호기심을 보이고 손을 내밀어 연결이 빠르게 확장됩니다.

Q. AI 시대에 소프트웨어 창업의 가치가 정말 떨어지나요?

  • 누구나 코딩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소프트웨어 하나하나의 차별화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반면 바이오나 물리 세계의 문제는 AI가 발전할수록 발견과 영향력이 함께 커져, 그쪽으로 눈을 돌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Q. 도메인 전문성이나 학위가 없어도 창업할 수 있나요?

  •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격증이 아니라 문제의 고통을 직접 겪었는지와 솔루션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입니다. 전문 인력은 채용으로 메울 수 있고, LLM으로 낯선 분야도 빠르게 배울 수 있습니다.

Q. YC 같은 인큐베이터는 무엇을 보나요?

  • 돈이 될 신호, 즉 당장의 트랙션(실제 매출과 큰 시장)과 검증(고객 수백 명과의 대화로 확인된 진짜 수요)을 봅니다. 떨어지더라도 South Park Commons, HF0 같은 다른 좋은 커뮤니티가 대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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