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이 아니라 실행이다: AWS·AIM·변호사가 본 AI 워크플로우

AWS·Classmethod·AIM Intelligence·임현서 변호사가 Claude Bloom에서 전한 AI 워크플로우 인사이트 — 에이전트 플랫폼화, 프로세스 혁신, work slop, 자문시장 붕괴와 검증의 가치까지 정리했습니다.

Share
지능이 아니라 실행이다: AWS·AIM·변호사가 본 AI 워크플로우
AI 시대의 경쟁력은 지능이 아니라 시장을 읽는 센스와 그것을 빠르게 실행하는 힘으로 옮겨갔고, 조직에서는 '사람이 병목'이라는 진단이 큰 공감을 모았습니다.
에이전트를 하나 만드는 데서 끝내지 않고 플랫폼으로 쌓아 전사에 전파할 때, 그리고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바꿀 때 비로소 생산성이 극적으로 오른다는 것이 아마존의 교훈이었습니다.
AI가 지식 노동을 빠르게 잠식할수록, 결과를 책임지고 검증할 실력과 사람을 이해하는 감각이 마지막까지 남는 가치라는 데 연사들의 의견이 모였습니다.

이 글은 Bloom 행사에서 AWS 최용호 님, Classmethod 오오모리 아키마사 님, 임현서 변호사, AIM Intelligence 박하언 CTO의 발표를 기반으로 작성됐습니다.


지능이 아니라 실행이 경쟁력이 된 시대

이날의 화두는 분명했다. AI 시대에는 더 이상 지능이 그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IQ가 높거나 아는 게 많거나 경력이 긴 것은 이미 AI가 대체하기 시작했고, 좋은 이력서보다 오픈소스 하나를 잘 만들어 바이럴시키는 게 더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무엇이 남는가. 시장을 알아보는 통찰력과 센스, 아이디어,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을 빠르게 실행하는 힘이다.

문제는 조직이다. 1인 빌더나 작은 스타트업은 이 실행이 가능하지만, 큰 조직은 내부 프로세스와 결재 라인 탓에 쉽지 않다. 그래서 요즘 "사람이 병목이다"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이날도 큰 조직에 속한 참석자들이 이 진단에 깊이 공감했다. 조직이 커질수록 보안 리스크도 커지고, 에이전트도 혼자 쓰는 건 되지만 조직 단위로 운영하면 허점이 많아진다. 그래서 이번 행사는 AI를 개인 수준에서 잘 쓰는 것을 넘어, 현장의 실제 업무에서 잘 돌아가는 워크플로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 네 곳의 기업을 한자리에 모았다. 15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옆 공간까지 열어야 했던, 역대급 규모의 자리였다.


아마존의 에이전트: 플랫폼과 프로세스 혁신

첫 세션은 AWS의 테크에반젤리스트 최용호 님이 아마존의 AI 에이전트 사례를 풀었다. 대표 사례는 배송이었다. 같은 주소라도 어떤 곳은 문 앞까지, 어떤 곳은 경비실에, 회사는 영업시간이 끝나면 받지 못하는데, 예전에는 이런 변수를 사람이 메모하고 수작업으로 대처했다. 이를 에이전트로 바꿔, 사람이 질문만 던지면 에이전트가 오케스트레이션 역할을 맡아 사내 데이터베이스를 먼저 검색하고 없으면 공공 주소·지형 정보와 영업시간까지 끌어와 종합 판단한다. 그 결과 초기 배송 실패율이 74퍼센트 감소했다.

그가 강조한 핵심은 에이전트 하나로 끝내지 말라는 것이었다. 재사용되려면 플랫폼이 필요하다. 아마존은 'Agent Z'라는 사내 플랫폼에 각 팀의 에이전트를 쌓아 5월 기준 2만 3천 개를 모았고, 검색하면 대부분 이미 만들어져 있어 개발자의 작업량이 크게 줄었다. 코딩 도구 'Kiro'의 강점으로는 '스펙 기반'을 꼽았다. "쇼핑몰 만들어 줘" 같은 프롬프트는 AI가 수많은 결정을 대신 내려 결과가 어긋나기 쉬운데, 중간에 문서를 먼저 만들어 사람이 고치고 싱크를 맞춘 뒤 작업에 들어가면 결과도 좋고 토큰 효율도 좋다. 아마존은 이 스펙을 공유하는 'Spec Studio'에 1만 5천 개의 스펙을 쌓았다. 공통점은 우리 팀만 쓰지 말고 전파해 플랫폼화하는 것이었다.

또 하나의 교훈은 프로세스 혁신이었다. 18개월간 개발자 30명이 필요하다고 본 Bedrock 프레임워크를, 스택 기반 도구로 개발자 6명이 76일 만에 완료해 실제 프로덕션에 배포했다. 흥미로운 건 초반 몇 주간은 생산성 향상을 거의 못 느꼈다는 점이다. AI를 쓰는 데서 끝나지 않고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걸 깨닫고 나서야 생산성이 극적으로 올랐다. 여기서 얻은 교훈은 세 가지였다. 개별 업무를 하나씩 명령하기보다 목표를 주고 자율적으로 돌게 할 때, 하나의 에이전트와 핑퐁하기보다 여러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멀티 에이전트 방식일 때, 몇 초씩 핑퐁하기보다 몇 시간·며칠씩 길게 돌릴 때 결과가 더 좋았다. Claude Code나 Codex의 최신 기능들이 정확히 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일본과 APAC의 현주소: work slop과 컨텍스트

두 번째 세션은 Classmethod 일본 본사의 집행임원 오오모리 아키마사 님이 맡았다. AWS의 일본 프리미어 파트너이자 한국·말레이시아 법인을 겸임하는 인물로, 세션은 일본어로 진행되고 실시간 통역이 지원됐다. 그는 말레이시아·태국은 아직 도입 한 걸음 앞이고 비용과 보안 우려로 진척이 더디며, 일본은 조금씩 도입 중이라고 했다. 일본의 최근 트렌드는 AI 주도 개발, 보안 대책, 리버스 엔지니어링, 전사 도입 네 가지였다. 특히 내부 구조를 알 수 없는 스파게티 레거시 시스템을 AI에 읽혀 문서화하는 리버스 엔지니어링 수요가 높다고 했다. 가장 어려운 건 전사 도입으로, 사내 지식을 공유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그가 던진 경고는 'work slop'이었다. AI로 자료는 많이, 보기 좋게 만들어지는데 읽어보면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경우가 많아, 그걸 해석하고 수정하는 데 하루 평균 두 시간씩 든다는 것이다.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그는 문맥, 즉 컨텍스트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이컨텍스트 사회일수록 맥락을 이해하고 질문하지 않으면 답이 점점 어긋난다. 회사에서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아이디어만 쏟아지고 아무도 실행하지 않는 것이라며, 작아도 좋으니 실행해 결과를 내자고 늘 말한다고 했다. 그는 AI를 'Artificial Intelligence' 외에 'Actual Intelligence', 즉 사람의 지성으로도 풀었다. AI와 사람의 지성을 함께 써서 실행할 때 비로소 일이 풀리며, 그래서 서로의 컨텍스트를 이해하고 베스트 프랙티스를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중요하다고 했다.


변호사와 AI 안전 전문가가 본 미래

세 번째는 이날의 중심인 파이어사이드였다. 도산분야 전문변호사 임현서, 그리고 AI 보안·안전 스타트업 AIM Intelligence를 공동창업한 박하언 CTO가 함께했다. 임현서 변호사는 1년 반 전보다 업무를 2.5배쯤 더 하는데도 밤새우던 걸 이제 거의 다 잔다고 했다. AI의 강점으로 감정노동의 대체를 꼽았는데, 빌거나 부탁하거나 하기 불쾌한 일을 AI가 잘한다는 것이다. 그는 AI를 쓸 수 있는 데는 다 쓰며, 일반적인 추론과 지성에서는 90퍼센트 이상의 변호사보다 낫다고 봤다. 다만 한국은 판결문이 공개돼 있지 않아 도메인 지식 결합이 약한 게 한계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조계는 쓰는 사람과 안 쓰는 사람의 격차가 갑자기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박하언 CTO의 회사는 AI 보안을 공격과 방어 양쪽으로 푼다. 고객사가 AI 서비스를 만들 때의 리스크를 자동 진단하는 레드팀 솔루션과, 취약점을 막는 가드레일 솔루션을 제공한다. 해외 빅테크와도 협력해 모델 공개 전에 미리 테스트하는데, 예컨대 특정 모델이 생물학 무기 제조법을 내놓지 않는지를 진단한다고 했다. 기억에 남는 건 NASA 사례였다. 파커 솔라 프로브에 연동된 공식 챗봇을 테스트했더니 필터나 가드 없이 위험한 발언이 나왔고, 이를 보고하자 NASA가 해당 서비스를 셧다운하고 인정 레터를 보냈다는 것이다. 그는 모델 성능이 좋아진 만큼 해킹 성능도 좋아져, 일반인도 전문가 수준의 해킹을 쉽게 할 수 있게 되면서 상상 못 한 기관까지 뚫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 규제가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AI에게 절대 넘기지 않는 것을 묻자, 박하언 CTO는 통제와 활용의 밸런스가 핵심이라며 자기 목소리로 나가는 메일만큼은 반드시 직접 확인한다고 했다. 임현서 변호사도 자동 발송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이 속도 자체가 이미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문 시장의 붕괴와 저작권의 혼란

법조계의 미래를 두고 임현서 변호사는 자문 시장의 붕괴가 이미 시작됐다고 봤다. 시간 기반 자문은 정당화되기 어려워졌고, 규정을 잘 아는 추론 지성이 뛰어난 AI가 답을 찾아준다면 검색 대행 같은 자문 변호사는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대신 컨설팅과 전략, 그리고 한 바퀴 돌려본 회사만 가진 경험적 전문성이 남는다고 했다. 해외 펀드 등록처럼 아무리 검색해도 안 나오고 해본 회사만 아는 영역이 그 예다. 그는 AI 판사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고 했다. 사람마다 합리적 의심의 기준이 제각각인데 그 지성을 더 균질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다면, 굳이 개인 편차가 있는 판사에게 맡길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다만 시스템을 완벽히 전산화할 만큼은 아직 아니라고 봤다.

저작권 현황을 그는 "아사리판"이라 표현했다. 순수 AI 생성물에는 창작성을 인정하지 않지만 사람이 개입하면 인정해 주는데 그 검증이 어렵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AI 그림인데 직접 그렸다 주장하기에 증거를 물었더니 "손가락이 여섯 개"라는 답이 돌아와 상대도 인정한 사건도 있었다. 표현 형식만 보호하는 저작권 특성상 아이디어 복제는 침해가 아니고, 베낀 사람도 AI로 베꼈다고 하면 확인할 길이 없어 전부 붕 떠 있는 상태라고 했다. 결론은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어야 하고,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AI 시대에 살아남는 사람으로 임현서 변호사는 "부지런한 딸깍충"을, 박하언 CTO는 "책임지고 검증할 실력을 가진 사람"을 꼽았다. AI가 책임지기까지는 시간이 남았고 검증할 사람은 아직 필요하며, 그 검증의 눈은 도메인을 많이 해봐야 길러진다는 것이다.


라운드테이블에서 나온 것들

파이어사이드 뒤 4인 1조 라운드테이블에서 여러 갈래의 인사이트가 모였다. 가장 자주 나온 건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였다. 지금은 비어 있는 영역을 AI가 채워주니 제너럴리스트가 유리하지만, 영역이 다 채워지면 그다음은 스페셜리스트가 담당하게 된다는 비유가 인상적이었다. 모두에게 지식이 기본이 된 시대이니 결국 도메인 위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를 짚어주는 도메인 전문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같은 결이었다.

AI 활용은 크게 자동화, 라이프 코치, 불가능의 개척으로 나뉘었다. 자동화는 코드 리뷰와 문서 작성, 숏츠·카드뉴스 제작, 수백 개의 지라 티켓을 페르소나 에이전트가 리뷰하게 하는 것까지 다양했다. 라이프 코치로는 식단·영양제·운동 루틴을 관리받아 스쿼트 중량을 크게 올린 사례가, 불가능의 개척으로는 한국어 인터리니어 성경을 Claude Code로 만든 사례와 투병 중인 가족을 위한 식단표를 만든 사례가 기억에 남았다. 동시에 한계도 분명했다. 급여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와 책임이 수반되는 업무는 완전히 대체되기 어렵고, 딸깍으로 시작하지만 한 번에 끝나는 건 없어 결국 이터레이션을 돌려야 쓸 만한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많은 조가 결국 사람 중심의 이해를 기반으로 AI를 쓸 때 더 효과적이라는 데 모였다.


기업이 가져갈 것

이날의 이야기를 실무 언어로 옮기면 네 가지가 남는다.

  1. 에이전트를 플랫폼으로 쌓는다. 개별 에이전트에서 멈추지 말고 사내 플랫폼에 축적·공유해 재사용하고, 잘 만든 스펙 문서까지 전파해 조직의 속도를 끌어올린다.
  2. 프로세스 자체를 바꾼다. AI 도구를 도입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목표를 위임하고 멀티 에이전트를 길게 돌리는 방식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할 때 생산성이 극적으로 오른다.
  3. work slop을 경계한다. 보기 좋지만 알맹이 없는 산출물을 막으려면 컨텍스트를 정확히 제공하고, 아이디어보다 작은 실행과 검증을 우선한다.
  4. 검증과 도메인·사람 이해를 남긴다. 결과를 책임지고 검증할 실력, 한 분야의 경험적 전문성, 사람을 이해하는 감각은 대체가 늦으니 사람의 몫으로 키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조직에서 AI 생산성이 잘 오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AI 도구를 쓰는 데서 그치기 때문입니다. 아마존 사례에서도 초반에는 향상을 못 느끼다가,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바꾸고 목표를 위임하는 멀티 에이전트 방식으로 전환한 뒤에야 생산성이 극적으로 올랐습니다.

Q. AI 에이전트를 조직 단위로 잘 쓰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 플랫폼화가 필요합니다. 각 팀이 만든 에이전트와 스펙 문서를 사내 플랫폼에 축적·공유해 재사용하면, 검색만으로 대부분 활용할 수 있어 개발 속도와 재현성이 크게 올라갑니다.

Q. work slop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막나요?

  • AI로 보기 좋게 만들어졌지만 내용이 불분명한 산출물을 뜻합니다. 이를 해석·수정하는 데 오히려 시간이 들므로, 정확한 컨텍스트를 제공하고 아이디어보다 작은 실행과 검증을 우선해야 합니다.

Q. AI 시대에 법률·자문 업무는 어떻게 바뀌나요?

  • 시간 기반의 검색 대행형 자문은 붕괴하고 있습니다. 대신 컨설팅·전략, 그리고 실제로 해본 회사만 가진 경험적 전문성이 가치를 갖습니다. 저작권과 책임 소재는 아직 패러다임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Q. AI 시대에 사람에게 남는 역량은 무엇인가요?

  • 결과를 책임지고 검증할 실력, 한 분야의 도메인 전문성, 그리고 사람을 이해하는 전략적 감각입니다. 이 감각은 도메인을 많이 경험해야 길러지며 당분간 대체가 어렵다는 것이 연사들의 공통된 견해였습니다.

Read more

Stop formatting proposals. Start winning them. Try Contrl Free Join Be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