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인력 절반, 상품 등록 200배: 마이리얼트립과 조코딩님이 보여준 실전 AI
마이리얼트립 허원진 CTO의 CS·운영 자동화(상담 인력 50% 감소, 상품 등록 주 25개→하루 5천 개)와 조코딩의 운영비 0원 1인 창업 전략을 Claude Bloom 3차 행사에서 정리했습니다.
마이리얼트립은 기존 시스템을 그대로 둔 채 챗봇을 얹는 신중한 방식으로 상담 인력을 절반으로 줄이고, 상품 등록을 주 25개에서 하루 5천 개로 늘렸습니다.
조코딩님은 서버도 운영비도 없는 정적 서비스 하나로 5년째 매달 수익을 내며, AI 시대에는 기술 격차가 아니라 설계 능력이 남는다고 정리했습니다.
16개 테이블이 도달한 결론은 같았습니다.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것은 책임감, 판단력, 직관,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이었습니다.
이 글은 마이리얼트립 허원진 CTO와 조코딩님의 발표, 그리고 16개 라운드테이블의 논의가 바탕입니다.
첫 행사에 3일 만에 2천 명이 신청했다. 200명만 모실 수 있어 1,800명의 아쉬움이 남았고, 그 아쉬움이 연속 행사를 만들었다. 2차에서 발표를 마친 마이리얼트립이 먼저 손을 내밀어 공간과 케이터링을 지원했고, 그렇게 자사 사무실에서 3차 행사가 열렸다. 이번엔 구독자 73만 명의 AI 코딩 크리에이터 조코딩님이 연사로 함께했다.
마이리얼트립이 15년 만에 바꾼 CS
마이리얼트립 허원진 CTO가 꺼낸 이야기는 고객 상담이었다. 매달 7만 5천 건의 문의가 들어온다. 전화와 채팅이 반반. 15년간 이 문의량은 플랫폼이 클수록 늘었고, 그때마다 사람을 더 뽑는 방식으로 버텼다. 인건비는 자연히 늘었고 상담원 근속은 짧았다. 잦은 입퇴사로 교육 비용이 쌓이고 고객 경험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도입 방식은 신중했다. 처음부터 전면 교체가 아니라, 기존 채팅 솔루션을 그대로 둔 채 FAQ와 정책으로 답할 수 있는 단순 문의에만 챗봇을 얹었다. 상담원이 새 시스템을 배울 필요가 없었고, 챗봇이 못 푸는 문의는 자연스럽게 사람에게 넘어왔다. 성과가 보이자 API를 연동했고, 그다음엔 AI 에이전트가 직접 액션하는 단계로 확장했다. 비밀번호 재설정 메일 재발송 같은 단순 건에서 시작해 환불 수수료 계산 같은 복잡한 건까지 AI가 처리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단순 상담 인원이 57명에서 28명으로 줄었다. 절반 수준이다. 빠진 인원은 해고가 아니라 감성 클레임이나 긴급 건을 다루는 고급 상담으로 이동했다. AI 상담 품질이 사람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했다고 한다. 여기서 눈여겨볼 지점은 성과 자체가 아니라 순서다. 기존 환경을 흔들지 않고 좁은 범위에서 검증한 뒤 단계적으로 넓힌 것이, 현장 저항을 줄이면서 전환을 밀어붙인 방법이었다.
주 25개에서 하루 5천 개로
운영 자동화 이야기는 숫자가 더 극적이었다. 해외에서 상품을 가져오면 번역하고 카테고리를 맞추고 도시별로 정리하는 작업이 전부 수기였다. 일주일에 25개가 한계였다.

지금은 버튼을 누르고 도시를 입력하면 AI가 트렌드를 분석하고 카테고리를 뽑아 새벽 4시에 자동으로 상품을 등록한다. 하루 최대 5천 개까지 처리된다. 원래 손대지 않던 아프리카나 중동의 도시들도 상품이 올라가기 시작했고, 카이로와 모나코에서 실제 매출이 발생했다. 사람이 감당하지 못해 비워두던 롱테일 시장이, 자동화로 그대로 매출 기회가 된 사례다.
조코딩님, 운영비 0원의 1인 창업
조코딩님의 발표 주제는 "AI 시대의 1인 창업"이었다. 대표 사례는 2020년에 만든 동물상 테스트다. 사진을 올리면 고양이상인지 강아지상인지 알려주는, 기능이라곤 그게 전부인 서비스다. 이게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12만 명이 공유했고, 영어권에서만 4천만 명 넘게 썼다.

흥미로운 건 운영 구조다. 클라우드플레어 Pages에 올린 정적 웹사이트라 전 세계가 한꺼번에 접속해도 대역폭 비용이 들지 않는다. AI도 텐서플로우 JS 기반 온디바이스 방식이라 서버가 없고 브라우저에서 바로 돌아간다. 도메인 값 외에 운영비가 사실상 0원이다. 이 서비스는 2020년 출시 이후 코드를 거의 손대지 않고도 지금까지 매달 65만에서 120만 원씩 수익을 낸다.
조코딩님이 짚은 후회는 수익화 타이밍이었다. 바이럴 최고점에 유료 결제를 붙이지 않았던 것이다. 애드센스로 하루 600만 원이 찍힌 날도 있었지만 거기서 멈췄고, 뒤늦게야 결제와 리포트 기능을 붙였다. 조회수가 곧 매출이 아니라는 것, 트래픽이 몰릴 때 전환 장치가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교훈이다. 그의 구독자들도 같은 방식으로 관상 테스트, 첫인상 테스트 같은 서비스를 만들었고, 퍼스널 컬러 진단으로 1억을 번 사례까지 나왔다.
기술 격차가 사라진 자리, 남는 것은 설계
조코딩님은 1인 유니콘이 진짜 가능해졌다고 봤다. AI가 코딩을 잘하는 건 이미 알려졌고, 디자인도 그렇게 됐다. 클로드가 피그마 없이 디자인을 해주기 시작하면서 관련 주가가 흔들렸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한 명이 기획, 개발, 마케팅을 전부 할 수 있는 시점이 됐다는 것이다.
핵심은 이 문장이었다. 기술적으로 보면 대기업이나 1인 창업자나 쓰는 AI 모델은 똑같다. 모두 같은 모델을 감싸 쓰는 것뿐이라 기술 격차가 사실상 사라졌다. 그래서 남는 건 무엇을 어떻게 만들지 설계하는 능력이다. 도구가 평준화될수록, 문제를 정의하고 구조를 짜는 사람의 몫이 커진다.
16개 테이블이 도달한 하나의 질문
라운드테이블은 같은 주제를 받았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 그리고 AI 네이티브가 되어야 하는 조직은 어디인가. 나온 이야기는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개발팀의 60%를 내보냈더니 아웃풋이 두 배가 됐다는 회사가 있었고, 인건비를 크게 줄이고 클로드와 코덱스에 쓰는 비용은 1억도 안 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폐쇄망 기업은 여전히 도입 자체가 어렵다는 현실, AI 덕에 일이 줄었는데 남은 시간에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도 함께 올라왔다.

방향은 한 곳으로 모였다.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것은 책임감, 판단력, 직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다. 한 제약회사 마케터는 AI가 합리적인 말을 많이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틀릴 때가 있고, 그 틀리는 순간을 잡아내는 게 지금 사람의 역할이라고 했다. 리더가 먼저 AI 네이티브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반복됐다. 의사결정권자가 AI를 이해하지 못하면 조직 전체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제로에서 하나를 만드는 문제 해결과 그것을 스토리텔링하는 일이 사람의 몫이라는 정리도 있었다.
커뮤니티가 만들려는 것
이날 원준님은 클로드 블룸의 정체성을 "가장 활발하고 솔직한 AI 커뮤니티"로 정의했다. 활발함은 좋은 공간에 좋은 사람을 모아 재미있는 이벤트를 만드는 것이고, 솔직함은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라 각자 겪는 문제를 꺼내 함께 답을 찾는 자리를 뜻한다. AI로 인한 우울(Blue)에서 시작해 함께 피어나자(Bloom)는 취지 그대로다.

여기엔 기업 관점의 실험도 얹혀 있다. 한국에서 만든 좋은 사례를 해외 커뮤니티로 확장하는 GTM 발판, 그리고 대기업과 AI 기업을 투명한 경쟁으로 매칭하는 AX 프로젝트 플랫폼 구상이다. 실제로 클로드 블룸 참가자의 약 18%가 엔터프라이즈 소속일 만큼, 대기업의 AI 도입 수요와 검증 필요가 이 커뮤니티에 모여 있다.
기업이 가져갈 것
이날의 사례를 실무 언어로 옮기면 네 가지가 남는다.
- 좁게 검증하고 넓힌다. 전면 교체가 아니라 기존 환경 위에 좁은 범위로 얹어 검증한 뒤 단계적으로 확장한다.
- 2. 롱테일을 자동화로 연다. 사람이 감당 못 해 비워두던 시장이 자동화로 그대로 매출이 된다.
- 3. 전환 장치를 미리 붙인다. 트래픽이 몰릴 때 결제와 전환 설계가 준비돼 있어야 조회수가 매출이 된다.
- 4. 설계 역량에 투자한다. 모델이 평준화된 시대에 남는 경쟁력은 문제를 정의하고 구조를 짜는 능력이다.
From Blue to Bloom
일주일에 한 번씩 이어지는 행사, 자주 마주치며 쌓이는 신뢰. 커뮤니티가 오래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닿는 데까지 해본다는 말처럼, 이 블로그도 행사가 이어질 때마다 기록을 한 편씩 더한다. 다음엔 야외 해커톤이나 한강 워크 모임 같은 형태도 준비 중이다.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는, 그날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가장 먼저 듣게 될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마이리얼트립은 CS 자동화로 어떤 성과를 냈나요?
- 단순 상담 인원이 57명에서 28명으로 약 50% 줄었고, 빠진 인원은 감성 클레임·긴급 건을 다루는 고급 상담으로 이동했습니다. AI 상담 품질도 사람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Q. 상품 등록 자동화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 수기로 주 25개가 한계였던 상품 등록이, AI가 트렌드 분석과 카테고리 분류를 거쳐 새벽에 자동 등록하는 방식으로 하루 최대 5천 개까지 늘었습니다. 카이로·모나코 같은 롱테일 도시에서도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Q. 조코딩님의 운영비 0원 구조는 어떻게 가능한가요?
- 클라우드플레어 Pages의 정적 웹사이트로 대역폭 비용이 없고, 텐서플로우 JS 기반 온디바이스 AI라 서버가 필요 없습니다. 도메인 값 외에 운영비가 들지 않습니다.
Q. AI가 대체할 수 없는 역량은 무엇인가요?
- 책임감, 판단력, 직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특히 AI가 결정적 순간에 틀릴 때 그것을 잡아내는 판단, 그리고 제로에서 하나를 만들고 스토리텔링하는 능력이 사람의 몫으로 꼽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