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과 채널톡이 보여준 AI 네이티브: 에이전트 메모리 보안과 토큰 무제한 제공
오라클 김태완 상무의 AI 에이전트 메모리 보안(Shadow Data)과 채널톡 이경훈 CAIO의 토큰 무제한·조직 전환 사례를 Claude Bloom에서 정리했습니다.
오라클은 AI 에이전트의 메모리 파일에 API 키와 내부 정보가 흩어지는 'Shadow Data' 문제를 지적하고, 메모리를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리하는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채널톡은 인사 평가에 'AI 임팩트'를 넣고 토큰을 무제한으로 열어, 20대 실무자 한 명이 열 명 몫을 해내는 조직으로 바뀌었습니다.
아홉 개 조가 도달한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실행은 AI가, 최종 결정은 인간이 하되, 그 경계는 '책임의 무게'가 가릅니다.
이 글은 Bloom 행사에서 오라클 김태완 상무와 채널톡 이경훈 CAIO의 발표를 기반으로 작성됐습니다.
에이전트 메모리가 보안 구멍이 되는 이유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를 파는 회사다. 그런데 키노트 주제는 AI 에이전트 메모리였다. 연결 고리는 이렇다. Claude Code를 쓰거나 멀티 에이전트를 돌리면 로컬에 파일이 쌓인다. 작업 맥락을 유지하기 위한 메모리 파일들이다. 그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 들어 있다. API 키, 패스워드, Gmail이나 회사 시스템을 연동했다면 내부 정보까지 담긴다. 관리되지 않은 채 외부에 노출될 수 있는 이 데이터를 Shadow Data라고 한다.

개인이 쓸 때는 상관없다. 그런데 회사 업무에 AI를 쓰는 순간부터 이야기가 달라진다. 회사의 중요 자산이 누군가의 PC 로컬 파일에 흩어져 있는 셈이다. 오라클이 내놓은 답은 단순했다. 에이전트가 쓰는 메모리를 Oracle DB에서 관리하자는 것이다. 패키지 하나를 설치하면 기존 OpenAI나 LangChain 프레임워크에 그대로 붙는다. 로컬 파일 대신 DB에 저장되니 보안이 강화되고, 요약과 임베딩 처리로 토큰도 절약된다. 멀티 에이전트가 동시에 기록을 남겨도 트랜잭션으로 순서를 잡아준다.
거버넌스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AI를 도입한 기업들이 요즘 담당 엔지니어를 월 1회 파견해 지난 한 달의 프롬프트 사용 현황을 검토하고 필요한 스킬을 만들어준다고 한다. 그 모든 기록이 DB에 남아 있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이다. AI가 고도화될수록 어디에 무슨 정보가 남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아진다. 그 간극이 곧 위험이 된다.
AI에 인생을 베팅한 이유
채널톡 이경훈 CAIO는 7~8년을 VC로 일하다 올해 초 채널톡에 합류했다.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 직접 들어간 것이다. VC로 일하는 동안 트렌드는 계속 바뀌었다. 블록체인이 뜨자 다들 블록체인에만 투자했고, 그다음엔 메타버스였다. AI가 나왔을 때도 처음엔 같은 식으로 봤다. "이것도 2~3년 지나면 꺼지겠지." 그 생각이 꺾인 건 한 투자처 대표의 말 때문이었다.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AI를 잘 쓰는 사람이 못 쓰는 사람을 대체할 것 같다." 그날부터 밤새 바이브 코딩을 했다.

상담 시장을 택한 건 투자자의 시선으로 분석한 결과였다. LLM이 가장 잘하는 건 두 가지다. 답이 있는 문제, 그리고 언어 기반의 일. 코딩 다음으로 이 조건을 충족하는 게 상담이었다. 라이선스 없이 누구나 할 수 있고, 매뉴얼이 있고, 대화로 이루어진다. 한국 SaaS 시장은 최대 2조 원이지만 콜센터 시장은 10조 원이다.
토큰 무제한까지, 조직을 바꾼 단계
채널톡에서 처음 한 일은 세일즈팀 미팅 기록 자동화였다. 하루 네 개의 미팅, 하나당 회의록 작성부터 세일즈포스 입력까지 40분이 걸렸다. 녹취 도구와 자동화 워크플로우로 이 과정을 세일즈포스에 자동 입력되게 만들었다.

토큰 무제한에는 단계가 있었다. AX 전담팀을 만드는 건 실패했다. 일이 몰리고 현업을 모른다. 다음은 각 팀에 AI를 잘 쓰는 사람 한 명씩을 두는 방식이었다. 조직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진짜 터닝포인트는 인사 평가였다. 지난 분기 AI로 낸 임팩트가 무엇인지를 평가 항목에 넣고, 전사에 클로드 코드 개인 계정을 지급했다. 다음 날부터 팀챗에 "나 이거 만들었어"가 폭발했다.
그렇게 쌓인 요청이 토큰 무제한으로 이어졌다. 판단 기준은 단순했다. AI를 잘 쓰는 사람의 한 시간이 더 아까우니, 토큰이 부족해 기다리게 하는 것보다 더 쓰게 해주는 게 맞다는 것이다. 막상 열고 보니 비개발자는 월 100만 원, 어떤 개발자는 월 5,000만 원이 나왔다. CTO에게 그만큼 일했냐 물으니 그렇다고 했다. 리더 직함 없이 열 명 몫을 혼자 처리하는 20대 중후반 실무자들이 생겨난 것이다. 사내 카페의 바리스타가 클로드 코드로 태블릿 주문 시스템을 혼자 만든 사례도 나왔다.
AI를 잘 쓰는 사람은 일을 잘하는 사람
이경훈 CAIO의 루틴은 하루 링크드인 글 한 편이다. 리서치부터 정리까지 한두 시간이 걸린다. 스타트업에 와서 3주간 글을 못 썼더니 멍청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눈앞의 일만 처리하다 보니 더 넓게 생각하는 시간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생각을 안 하면 생각하는 능력이 줄어든다.

AI가 쓴 티가 나는 결과물을 그대로 내면 오히려 평가가 나빠진다고 했다. AI 시대일수록 핵심만 요약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길고 AI 냄새 나는 문서보다, 짧고 본질만 남긴 결과물이 더 가치 있다. "AI 시대에 인간은 뭐에 집중해야 하냐"는 질문에 답은 짧았다. "호모 사피엔스잖아요. 생각하는 거에 집중해야 한다." LLM이 만능처럼 보이지만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다 보면 환상이 금방 깨진다.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 자체가 LLM이 알아서 해주지 않는다는 증거다. 가드레일을 치고 맥락을 넣고 방향을 잡는 건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결론은 명확했다. AI를 잘 쓰는 사람은 결국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명확하게 지시하고, 나온 결과를 명확하게 리뷰할 수 있는 사람이다. 대기업 AX도 같은 원리다. 대표가 AI를 잘 쓰면 조직이 잘 쓰고, "AI 잘하는 사람 있으니 써봐"라고 맡기는 조직은 잘 못 쓴다. 경영자가 직접 써야 한다.
효율화가 아니라 성장을 택하다
이경훈 CAIO는 사무직 종말론에는 반대했다. AI가 나오고 오히려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대기업은 AI로 효율화를 택할 수 있지만, 채널톡은 다른 방향을 골랐다. 더 성장하는 것이다. 지금 채용을 늘리고, 지하철 광고를 냈고, 연봉 인상을 내걸었다. AI를 잘 쓰는 사람 한 명이 오면 일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낼 수 있는 일이 늘어난다는 논리다.
채널톡이 그리는 미래는 툴을 파는 게 아니라 사람의 일을 대체하는 것이다. 이미 상담의 80퍼센트를 AI가 처리하는 고객사가 나오고 있다. 콜센터 10조 시장의 10퍼센트만 대체해도 1조다. 이상적인 그림으로는 매니저가 AI인 조직을 들었다. 대표의 맥락을 AI에 넣어두면 AI가 평가하고 일을 나눠주며, 실제 업무는 AI가 하고 그 위에 사람이 있는 구조다.
아홉 조가 도달한 하나의 결론
조별 토론에서 첫 질문은 "AI 에이전트의 결과물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가"였다. 산업도 경력도 다른 아홉 개 조가 내린 결론은 놀랍도록 하나였다. 실행은 AI가, 최종 결정은 인간이. 개입의 정도만 달랐다. 금융권에서는 오류 하나의 데미지가 커 개입 수준이 높고, 코딩 단계는 거의 100퍼센트 AI에 맡긴다는 곳도 있었다. 기준은 하나였다. 그 결정이 얼마만큼의 책임을 지는가. 책임의 무게가 없는 단계는 AI에게 넘겨도 되고, 무거운 결정은 사람이 직접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질문은 "지금 실제로 어떻게 쓰고 있는가"였다. 상품권 배송 자동화, 고객 대화 녹취 후 니즈 블루프린트 자동 생성, 비정형 제조 데이터의 템플릿화, 비용 처리 자동화까지 각자의 현장에서 이미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모델 학습의 dropout 개념을 컨텍스트 처리에 적용해 성능을 높인 실험, 여러 모델을 교차 검증에 쓰는 방식도 나왔다. 개발자가 아닌 사람이 사진으로 3D 모델링 앱을 만들어 발주처에 시연한 사례도 있었다.
세 번째 질문은 다음 세대 교육이었다. 데이터 사이언스를 전공하는 한 신입생의 발표에 박수가 터졌다. "지금 교육은 정해진 답을 찾는 교육인데, 그건 AI가 더 잘한다. AI는 계산기나 GPS와 달리 사고 자체를 위임하게 만든다. 다음 세대는 오히려 AI를 일부러 멀리하며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다른 조는 다른 언어로 같은 말을 했다. 특정 언어를 잘 쓰는 법보다, 말하고 지시하고 위임하는 법이 핵심이 됐다는 것이다. 자연어 교육이 코딩 교육보다 먼저다.
기업이 가져갈 것
이날의 이야기를 실무 언어로 옮기면 네 가지가 남는다.
- 에이전트 메모리를 관리한다. 로컬에 흩어지는 Shadow Data를 방치하지 말고, DB 등에서 통제·기록해 보안과 거버넌스를 확보한다.
- 평가와 자원으로 전환을 밀어붙인다. 인사 평가에 AI 임팩트를 넣고, 잘 쓰는 사람에게는 토큰을 아끼지 않는다.
- 효율화와 성장 중 방향을 정한다. 인력을 줄일지, 같은 인원으로 더 큰 일을 낼지 먼저 결정한다.
- 책임의 무게로 경계를 나눈다. 실행은 AI에 맡기되, 책임이 큰 최종 결정은 사람이 내린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Shadow Data가 무엇이고 왜 위험한가요?
- Claude Code나 멀티 에이전트가 로컬에 쌓는 메모리 파일에는 API 키·패스워드·내부 정보가 담길 수 있습니다. 관리되지 않은 채 흩어지면 회사 자산이 개인 PC에 노출되는 셈이라, 이를 DB 등에서 통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채널톡은 어떻게 토큰 무제한까지 갔나요?
- AX 전담팀은 실패했고, 각 팀에 AI 챔피언을 둔 뒤 인사 평가에 'AI 임팩트'를 넣고 전사에 클로드 코드를 지급하자 요청이 폭발했습니다. 잘 쓰는 사람의 시간이 더 아깝다는 판단으로 토큰을 무제한으로 열었습니다.
Q. AI 결과물은 어디까지 신뢰해야 하나요?
- 기준은 '책임의 무게'입니다. 책임이 없는 실행 단계는 AI에 맡기고, 책임이 무거운 최종 결정은 사람이 직접 내립니다. 아홉 개 조의 결론이 모두 이 방향으로 모였습니다.
Q.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요?
- 정해진 답을 찾는 능력은 AI가 더 잘합니다. 대신 문제를 정의하고, 말하고 지시하고 위임하는 능력,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중요해집니다. 자연어 교육이 코딩 교육보다 먼저라는 이야기가 반복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