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클로드 블루에 열광했나? (AI FOMO)

클로드 블루 글에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왜 한국에서 유독 크게 번졌는지 물었더니 답이 돌아왔습니다. 비트코인 때도 똑같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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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 행사 현장
한국인들이 AI에만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비트코인 때도, 부동산 때도, 새 플랫폼이 열릴 때마다 똑같았습니다.
사람들이 열광한 건 실리콘밸리 트렌드가 궁금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나 이거 안 하면 뒤처지는 거 아닐까라는 감정이 이미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윤리가 지도자와 경영인의 몫이었습니다. 이제 모든 개인이 AI를 쓰면서 그 책임이 개인 단위로 내려왔습니다.

이 글은 테크·엔터 평론가 차우진 님과의 사전 대화를 정리한 것입니다.

칼럼 수십 년치를 학습시키면

그는 개발자가 아닌 입장에서 작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AI를 파기 시작했다. 그러다 주변 엔지니어들에게서 아직 과도기이니 자리가 잡힌 뒤 다시 따라와도 좋겠다는 조언을 듣고 한동안 놓았다고 했다. 그러다 새 모델의 성능이 크게 올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붙었고, 지금은 프로젝트 열 개 정도를 동시에 돌리고 있다.

그중 하나가 인상적이었다. 수십 년 동안 써온 자기 칼럼을 전부 학습시키되, 당시에는 특정 이론이나 공식에 따라 쓴 게 아니었을 테니 역으로 이론화하는 작업을 시킨 것이다.

예전에는 소스와 인사이트를 모으고, 메모를 만들고, 뼈대를 잡고, 최종 칼럼으로 완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런데 그 이론화가 하나의 에이전트가 되면 중간 과정이 생략되고 메모만으로 칼럼이 바로 나온다.

다음 실험은 페르소나 조합이다. DJ가 믹싱하듯, 자기 인사이트와 글쓰기 방식에 다른 사람의 방식을 섞어 제3의 전문가 페르소나를 만드는 것이다. 예전에는 철학을 공부한 사람이 기계공학에 대한 글을 쓰려면 그 분야를 깊게 공부한 뒤 두 학문을 합치는 고된 작업이 필요했다. 지금은 각 분야의 전문성을 따와 조합할 수 있다. 리믹스된 음원을 무한히 만들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는 AI를 재능 있는 어린아이에 비유했다. 이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요즘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윤리가 개인 단위로 내려왔다

그래서 개인의 AI 윤리가 더 중요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예전에는 윤리라면 지도자나 경영인의 책임이었다. 그런데 모든 개인이 AI를 쓰게 되면서 그 부담이 개인 단위까지 내려왔다.

자기 글을 학습시키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누군가는 순수성에 시비를 걸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의 글을 재료로 쓰면 경계는 더 모호해진다. 문제는 전 세계에서 AI를 쓰는 사람들이 다 비슷하게 서로를 섞고 새로운 것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AI 시대에는 무엇이 윤리적인지를 다시 세우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윤리에도 뉴노멀이 온다는 것이다. 윤리가 중요하다는 선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비트코인 때도 똑같았다

왜 한국에서 유독 크게 번졌는지 물었다. 답은 명쾌했다. 한국인들이 AI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비트코인과 NFT에 일찍 들어간 사람들은 실제로 돈을 벌었고 늦게 들어간 사람들은 손해를 봤다. 그 경험을 하고 나니 무조건 빠르게 따라가야 한다는 마인드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유튜브 시장은 이미 늦었으니 새 플랫폼이 나오면 같은 현상이 반복된다. 오픈하자마자 며칠 만에 팔로워 만 명 만드는 법 같은 글이 쏟아진다. 새로운 공간에 먼저 들어가야 돈을 번다는 감각은 비트코인 이전에 부동산에서 이미 학습된 것이다.

지금 AI를 검색하면 지금 안 하면 평생 후회한다거나 100년 만에 온 기회라는 썸네일이 넘쳐난다. 놓친 것들을 떠올리는 사람이 이걸 보면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철로에서 벗어나면 돌아올 수 없다

왜 한국이 유독 민감한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한국은 철로에서 벗어나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감각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류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차우진 님도 비슷하게 봤다. 한국은 유난히 급하고 특히 30대가 힘들어한다고 했다. 인생이 길어졌으니 기회가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길게 살기 때문에 초반에 빨리 올라타지 못하면 큰일 난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이렇게 정리됐다. 사람들이 열광한 것은 실리콘밸리 트렌드가 궁금해서도, AI가 신기해서도 아니었다. 나 이거 안 하면 뒤처지는 거 아닐까 하는 감정이 이미 모두에게 있었고, 거기에 이름이 붙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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