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엔 수요가, 도시엔 사람이 — 금요일 조식에서 나온 이야기

아침 7시 조식 테이블에 다섯이 모였습니다. 무슨 모델을 쓰는지, 지방 공장은 왜 AI를 원하면서도 사람을 못 구하는지, 한 사람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Bloom Mixer 2회차 금요일 조식에서 나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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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드는 테라스에서 브런치 테이블에 둘러앉은 Bloom 캐릭터들

금요일 아침 7시. Bloom Mixer 2회차의 첫 자리는 조식으로 열렸습니다. 이번엔 제가 직접 참석했어요. 늘 자리를 여는 쪽이었는데, 손님으로 앉아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신청서를 읽다 보면 이 모임에 어떤 사람들이 오시려는지가 보입니다. 이번 조식만 해도 그랬어요. 비개발자로 직접 프로덕트를 만들어 사내에 배포까지 해봤는데 어디까지가 내 몫이고 어디부터 개발자에게 넘겨야 하는지 고민이라는 분, 회사 전체를 AI로 바꾸는 일을 맡아 이제는 ‘AI 직원’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궁금하다는 분, 기업 업무를 에이전트로 다시 짜면서 생성형 AI 보안까지 파고드는 분, 공장 같은 현장에 피지컬 AI를 어떻게 붙일지 들여다보는 분, AI를 쓰면서 앞으로의 커리어를 같이 얘기해보고 싶다는 분. 하는 일도, 보는 각도도 다 달랐습니다.

아침 7시임에도 다섯분이 신청해주셨고, 그중 한 분은 오전에 고객사 보고가 잡혀 못 왔어요. 남은 사람들끼리 커피가 채워지기도 전에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절반은 Bloom이 처음이었고요. 그래서 서로 이력을 늘어놓는 대신, 요즘 뭐 때문에 머리가 아픈지부터 물었습니다. 짧게 끝날 줄 알았던 아침이 접시를 다 비우고도 안 끝났어요.

뭘 쓰는가로 시작했다

제일 먼저 붙은 이야기는 결국 무슨 모델을 쓰느냐였습니다. 연구용으로는 Claude Fable이 제일 낫다는 데는 다들 이견이 없었는데, 정작 손이 가는 건 Codex라더군요. 성능이 아니라 양의 문제입니다. Codex는 쓸 수 있는 양이 워낙 넉넉하다 보니, 제일 좋은 걸 아껴 쓰기보다 넉넉한 걸 그냥 주력으로 돌리게 된다는 거죠. 제일 센 모델이 아니라 마음 편히 태울 수 있는 모델이 어느새 기본값이 돼 있었습니다.

중국 모델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요즘 성능이 확 올라왔고 출력도 빨라서 대체용으로 쓸 만하다고요. 서구권 모델이 안전장치 때문에 막곤 하는 보안 쪽 작업도 중국 모델은 좀 더 수월하게 해준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하나만 붙들고 가기보다 일의 성격에 따라 갈아 끼우는 쪽으로 다들 옮겨가고 있었어요.

바로 적용해보고 싶었던 건 메모리 이야기였습니다. 에이전트에 메모리를 붙이면 토큰이 눈에 띄게 빠지고, 한 계정 한도로는 감당이 안 될 만큼 들 때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성능이 확실히 좋아지니 한 번은 꼭 붙여보라는 데 다들 뜻이 같았습니다. 비용이 부담돼 미루기 쉬운 부분인데, 직접 써본 분들은 들인 만큼 값을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지방엔 수요가, 도시엔 사람이

이야기가 시장 쪽으로 넘어가면서 이날 제일 오래 남은 대목이 나왔습니다. 수도권만 조금 벗어나도 연매출 수백억 하는 제조 공장이 아직 많은데, 그런 데일수록 AI를 써보고 싶어 한다는 겁니다.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큰 제지 공장 한 곳도 도입 의지가 뚜렷했다고 하고요. 문제는 하겠다는 회사는 있는데, 거기까지 내려가서 프로젝트를 할 사람을 못 구한다는 데 있습니다.

지리적 제약이 그대로 공급의 벽이 됩니다.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이런 공장은 오히려 더 많은데, 가서 일할 사람은 그만큼 더 귀하고요. 수요와 공급이 아예 다른 동네에 있는 셈입니다.

이 이야기가 좀 아팠던 건 같은 자리에서 나온 다른 얘기와 겹쳐서였습니다. 신입을 잘 안 뽑다 보니 신입 개발자 초봉이 3천만 원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고요. 한쪽은 일 맡길 사람이 없고, 한쪽은 시작할 자리가 없습니다. 신재생에너지 쪽 AI 보안 시장이 요즘 꽤 커진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새로 열리는 시장이 이 틈을 메워줄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한 사람이 어디까지 하나

AI가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혀놓으니, 엉뚱하게 새 고민이 생겼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어디까지 내가 하고 어디부터 남한테 넘길지, 그 선을 정하기가 오히려 애매해졌다는 거예요. 전에는 실력이 알아서 선을 그어줬는데, 이제는 도구가 그 선을 밀어버리니까요.

한 분이 정리한 기준이 깔끔했습니다. 0에서 1까지는 한 사람이 끝까지 책임지고 끌고 가고, 1에서 10으로 키울 때 나눌지 말지를 그때 고민해도 늦지 않다는 거였어요. 실제로 설 연휴에 혼자 사내 ERP를 만들어 회사에 상용화까지 시킨 다음,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서 개발팀에 넘겼다고 하더군요.

AI는 한 사람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넓혀주는 도구였습니다. 다만 어디서 멈추고 누구한테 넘길지는 여전히 사람이 정해야 하고요.

이런 자리를 만듭니다

아침 7시에 처음 본 사람들끼리 나눈 이야기치고는 꽤 알찼습니다. 그냥 요즘 뭐 하시냐고 물었을 뿐인데, 각자 붙들고 있는 문제가 그대로 테이블 위로 올라왔어요. 다들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아침잠을 줄여가며 나온 사람들이라 그랬겠죠.

Bloom Mixer는 신청서를 하나하나 읽고 결이 맞을 사람들끼리 여섯 명씩 앉히는 자리입니다. AI를 만들든 쓰든, 아직 구경만 하는 중이어도 괜찮습니다. 다음 자리는 신청 페이지에서 여실 수 있어요.


Bloom과 함께하기

Bloom은 사람과 기술이 만나는 오프라인 자리를 만듭니다. 다음 행사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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