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네 시간만 사무실에 있는 AI 네이티브의 하루

실리콘밸리에서 온 창업자가 3일 일정으로 서울에 GTM을 하러 왔습니다. 한국 사람들끼리 모였는데 전부 영어로 진행되는 밋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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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 행사 현장
하루 네 시간만 사무실에 있고 나머지는 네트워킹만 다니면서, 온라인에 없는 데이터를 모으는 것. 그게 진짜 AI 네이티브 일상 아닐까요.

이 밋업은 무엇이었나

강남에서 열린 30명 규모의 밋업에 다녀왔는데, 일반적인 패널 토크나 키노트와는 구조가 달랐습니다.

스피커 네 명이 각각 예상을 뒤엎은 사례 하나와 미해결 질문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호스트가 실시간으로 내용을 엮어 토론 질문을 세팅했고, 참석자는 소그룹으로 나뉘어 해석하고 기여했습니다.

주제는 AI 네이티브 고객 확보 플레이북, 실리콘밸리와 한국의 구조적 차이, 그리고 1에서 100으로 가는 스케일업 시스템 설계였습니다.

명시적으로 다루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있었는데, 기본적인 아웃바운드 툴 이야기, 기본 타깃팅, 미국 진출 가이드 같은 추상적인 이야기는 배제하고 플레이만 이야기한다는 원칙이었습니다.

3일 일정으로 GTM을 하러 온 창업자

스피커 중 한 명은 실리콘밸리에서 코딩 에이전트를 위한 오픈소스 터미널을 만드는 창업자였는데, 한국에 3일 머무는 일정으로 왔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트렌드가 빨라서 자기 제품을 많이 쓰고 있어서 홍보 겸 왔다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흥미로운 서비스를 소개받았는데, 인원수와 상황을 입력하면 오프라인 모임을 주선해주는 서비스로 Y Combinator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IRL이라는 말이 In Real Life의 줄임말인데, 별것 아닌 걸 왜 줄여 쓰나 싶었지만 이런 서비스가 투자를 받고 실리콘밸리에서 바이럴이 되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습니다.

온라인에 없는 데이터

요즘 드는 생각인데, 나머지 일은 AI에게 맡기고 하루에 네 시간만 사무실에 있고 나머지 시간은 하루 두세 탕씩 네트워킹 이벤트만 다니면서 온라인에 없는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모으는 것이 오히려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게 진짜 AI 네이티브 일상일 수도 있습니다.

서울이 실리콘밸리보다 나은 점이라면 근접성과 안전인데, 한 시간이면 어디든 모일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주중 퇴근 후에도 네트워킹 행사에 갈 수 있습니다. 미국은 도시마다 테마가 극명하게 다른데 서울은 다 모여 있고, 늦게까지 이야기하다 택시를 타고 집에 가도 문제가 없습니다.

행사를 몇 번 가다 보면 늘 비슷한 사람만 만난다고 불평하게 되지만, 그만큼 모임을 쉽게 만들고 쉽게 만날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비즈니스를 이해한다는 것

요즘 개발자는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사람만 살아남는다는 말이 도는데, 그 비즈니스를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결국 사람을 이해한다는 말에 가까운데, 액션과 의사결정은 인간이 내리기 때문입니다. AI가 좋은 근거와 조언을 주지만 책임을 지는 행동은 누군가 하고, 그게 열 명에서 한 명으로 줄어도 그 총대를 잡을 사람은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아홉 명도 다른 조직이나 개인의 입장에서 계속 의사결정을 내리는 상황에 놓입니다.

한국인들끼리 모였는데 영어로 진행됐다

이날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한국 사람들끼리 모였는데 전부 영어로만 진행됐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외국인들이 서울을 허브 삼아 쉽게 밋업을 주최하고, 우리가 멀리 가지 않고도 한국에서 충분히 글로벌한 모임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해주면 좋고, 없으면 직접 해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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