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bition for Korea x Anthro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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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ition for Korea 파이어사이드 무대에서 대담하는 한원준과 Anthropic 이엽 님

10월 24일 토요일, 서울 AI 허브에서 열린 Ambition for Korea 해커톤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무려 10:1의 경쟁률을 뚫고, GitHub·LinkedIn·신청서를 꼼꼼히 검토해 선발한 100여 명의 빌더분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총 40여 팀(2~4인) 중 8팀이 본선에 진출, 이 중 5팀이 VC 매칭에 성공했습니다.

무엇보다 초반부터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해커톤에 신청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두를 모실 수 없었던 점은 매우 아쉬웠지만, AI 해커톤답게 전 과정의 기획과 운영을 AI로 실시간 체크·현황 공유·피드백 루프까지 돌리며 노하우를 많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에는 더 대규모로 돌아오겠습니다. 이번에 만든 해커톤 프로그램도 쇼미더머니처럼 긴장감 넘치는 구조로 설계했는데, 현장 분위기가 어땠는지 확인하실 수 있도록 저와 Claude가 함께 만든 해커톤 프로그램을 오픈소스로 공개합니다.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 분들이 정말 많은데요. 이번 해커톤의 테마를 함께 기획하고 깊이 있게 논의해주신 Anthropic의 이엽 님께 특별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참여자 전원에게 500달러 크레딧을 제공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현장에서 깜짝으로 본선 8팀 각 팀에 5,000달러 크레딧을 추가로 후원해 주셔서 몰입도가 훨씬 더 높아졌습니다. 1억 원이 넘는 후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파이어사이드 챗을 통해 들을 수 있었던 Anthropic의 한국 시장에 대한 비전, 그리고 많은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과 성장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이야기가 정말 반가웠습니다. Bloom이 올해 4월 Claude Community와 함께 “Claude Blue to Bloom”이라는 키워드로 시작한 만큼, 이번 파트너십이 더욱 뜻깊게 느껴집니다.

또한 빌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오후부터 늦은 시간까지 모든 팀이 제출한 데모 링크와 발표자료 PDF를 꼼꼼히 심사해주신 BASS Ventures 이태양 님, AttentionX 홍석원 님, SCHMIDT 이재원 님, SpringCamp 고경표 님, SV Investment 박태홍 님, Goodwater Capital 이신혜 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돌아보면 거의 5분 간격으로 각 팀을 평가하셔야 하는 고된 작업이었는데, 그 와중에도 디테일한 한 줄 평까지 남겨주시며 많은 참가자분들께 큰 인사이트와 귀감을 선물해주셨습니다. 이어진 저녁 세션에서는 샤크탱크 스타일로 팀별 피칭을 심사해주시고, 현장에서 아낌없는 피드백과 후속 논의 미팅까지 이어가 주셔서 그 열정에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좋은 공간에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서울 AI 허브의 심현희 님과 서울특별시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맛있는 스낵과 음료를 후원해주신 CJ제일제당과 Snowflake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물론 차질 없는 운영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써주신 김준수 님, 김예일 님, 유재민 님, 강정민 님, 이종혁 님께도 늘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 번 Ambition for Korea 해커톤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이 한 번으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 빌더들이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첫걸음이자 기준점이 되는 토요일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더 멋진 형태로 돌아오며, 비하인드와 인사이트를 계속해서 나누겠습니다.


오늘은 Day Zero입니다

오프닝에서 저는 이 해커톤을 왜 여는지부터 이야기했습니다. Bloom은 전략이나 기획으로 만든 커뮤니티가 아니라 시대의 부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생겨난 커뮤니티입니다. 4월 첫 행사를 Claude Community와 함께 열었을 때 3일 만에 2,100명이 신청했는데, 그분들을 한 번에 다 모실 수 없어 다음에 만나요, 다음에 만나요 하다 보니 다섯 달째 행사를 이어 오고 있습니다. 그사이 40번이 넘는 행사에 8,000명이 함께했고 7월에는 싱가포르 Claude Community와도 행사를 열었으니, 처음부터 Claude와 같이 자랐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Anthropic과 공식적으로 손을 잡은 이날은 Bloom에게 아주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이왕 좋은 협업을 할 기회가 생긴 김에 어떤 행사를 같이 하면 좋을지 Anthropic의 이엽 님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고, 그 가운데 나온 키워드가 Ambition for Korea였습니다. 이엽 님은 호주와 인도,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스타트업 행사와 프로그램을 이끌지만, 한국인으로서 한국 기업이 더 넓은 시장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응원하고 싶어 했습니다. Anthropic도 올해 6월 서울에 오피스를 열 만큼 한국 시장을 크게 보고 있었고, 그렇게 처음으로 원데이 해커톤을 함께 열기로 하자 이 취지에 공감한 서울특별시와 서울 AI 허브, VC 여섯 곳이 차례로 합류했습니다.

글로벌 진출이라는 말은 요즘 클리셰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게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우리 모두 알기에, 저는 이 말을 꺼낼 때마다 조금 부끄러웠습니다. 우리가 진지하지 않은 걸까, 아니면 정말 진지한 걸까. 그래서 이날을 Day Zero라고 부르고, 하루뿐이지만 아주 진지하게 팀을 꾸려 도전해 보자고 했습니다. 이 하루로 누군가의 글로벌 진출이 결판나지는 않겠지만, 이 기회를 발판 삼아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어 가시길 바라며 준비했습니다.

글로벌 진출이 어려운 이유는 사업과 운영, 자금, 기술 파트너십까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저는 “대한민국이 그래도 꽤 큰 시장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여기에 좀 함정도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한국에서 먼저 해 보고 그다음에 글로벌로 나가자는 순서를 이날 하루만큼은 끊어 보자는 뜻이었습니다. 어차피 새로 꾸린 팀이니 지금까지 해 오던 것과는 고리를 한번 끊고, 오늘을 Day Zero로 삼아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 사업을 다시 짜 보자고 했습니다.

DAY ZERO가 뜬 LED 앞에서 노트북을 펴고 오프닝을 듣는 참가자들

함께한 곳도 소개했는데, 기술은 Anthropic이, 정부 쪽은 공간을 내준 서울 AI 허브와 서울특별시가, 비즈니스는 글로벌 진출을 돕거나 글로벌 펀드를 운영하는 VC 가운데 고른 여섯 곳이 맡았습니다. 하루를 버틸 먹거리도 후원을 받았는데, CJ제일제당 비비고가 햇반 파로누룽지차와 비비고 김나쵸를 120개씩, Snowflake가 응원 문구 스티커를 붙인 아이스 아메리카노 120잔을 보내 주셨습니다. Snowflake의 커피는 예전에 Snowflake와 협업하며 참여한 경쟁에서 Bloom이 1등을 해 받은 후원이었습니다. VC마다 비전과 방향이 조금씩 다르니 그 차이를 들어 보는 것도 재미일 거라고 했고, 크레딧 말고 다른 지원이 더 있을지는 오늘 이야기해 보고 서프라이즈로 더 받아 보겠다는 말도 슬쩍 넣었습니다.

서울 AI 허브 변우석 센터장은 “제가 이름이 변우석인데 이렇게 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인사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늦잠 자고 싶은 토요일에 나온 직장인들을 격려하며 “오늘 여러분들의 이런 작은 시도가 창업과 또 글로벌 진출까지 이어지는 그런 첫걸음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해 봅니다”라고 했습니다. 서울시 산하 기관인 서울 AI 허브는 대기업·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크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돕는 산업 AX 프로그램, AI 기반 입주 스타트업 100곳의 액셀러레이션,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400개 기업 규모의 멤버십, 무료 교육, 해외 진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해외 진출 프로그램은 내년에 더 키우고, 허브 안에 글로벌 빅테크 센터를 만들어 Anthropic을 상시로 만날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꾸리며 다른 빅테크와도 협업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 AI 허브 로고와 이름이 뜬 화면 앞에서 환영 인사를 하는 변우석 센터장

이어 서울특별시 경제정책실 AI전략산업과 박지은 팀장은 토요일 아침부터 나온 사람들의 열정이 자신에게도 전해진다며 소식 하나를 전했습니다. 영국 토터스 미디어가 올해 처음 도시 단위로 AI 산업 역량을 조사했는데 서울이 세계 3위였고, 그동안 국가 단위로 매길 때 한국은 5위였다는 것입니다. 박지은 팀장은 그 결과를 이날 모인 사람들의 몫으로 돌렸습니다.

오늘 이렇게 토요일인데도 AI 기술 개발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나와 주신 여러분들의 이런 노력이 다 반영된 결과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허브가 여는 행사도 서울시가 많이 돕겠다는 약속과 함께, 박지은 팀장은 저녁의 VC 평가까지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전하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서울특별시 로고가 뜬 화면 옆 연단에서 개회사를 하는 박지은 팀장

만드는 건 쉬워졌고, 어려운 건 파는 일입니다

제가 진행을 맡은 파이어사이드 챗에는 Anthropic의 아시아·태평양 스타트업 플랫폼 총괄(Head of APAC Startup Platforms) 이엽 님이 앉았습니다. 크레딧 프로그램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는 그는, 전 세계에서 해커톤을 정말 많이 열지만 한국의 열기가 유난히 뜨겁다는 말로 시작했습니다. 요즘 Anthropic은 빌드를 2시간 안에 끝내는 짧은 해커톤을 주로 연다며, 자신도 해커톤에 네 번쯤 나갔지만 한 번도 상을 받지 못해 이런 자리를 보면 설렌다고 덧붙였습니다.

작년 9월 Anthropic의 한국 첫 멤버로 합류한 그는 한국을 아주 중요한 시장이자 생태계로 본다며 숫자를 들었습니다. 인구 대비 Claude 사용량이 세계 평균의 약 4배이고, 세계 평균은 일을 통째로 맡기는 자동화와 일을 돕는 증강(augmentation)이 거의 반반인데 한국은 증강 쪽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AI를 쓰는 방식을 깊이 고민하는 곳이라, 한국 스타트업에서 받은 피드백이 Claude Code 팀과 모델 팀에 들어가 반영된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한국 팀만의 특징을 묻자 이엽 님은 마인드셋을 꼽았습니다.

장점이자 조금 보완되면 좋은 지점인 것 같긴 해요. 한국에서 테스트해 보고 글로벌로 가자는 마인드셋이 있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 잘 준비해 경쟁력을 갖춘 뒤 나가자는 뜻일 수도 있지만, 인도 팀이라면 인도에서 만든 것으로 무조건 미국을 하겠다거나 유럽을 쫓겠다는 데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전략에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이번 해커톤을 함께 기획한 것도 처음부터 바로 글로벌로 나가는 팀이 많아지면 Anthropic이 도울 여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오프닝에서 처음부터 글로벌을 목표로 두자고 한 바로 그 지점이었습니다.

‘한원준 Bloom Host, Anthropic 이엽’이 뜬 LED 앞에서 나누는 파이어사이드 대담

Anthropic의 아시아·태평양 첫 오피스는 작년 10월에 열렸고, 1년 사이 다섯 곳으로 늘었습니다. 다섯 번째인 싱가포르 오피스는 바로 지난주에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아시아·태평양을 맡는 장단점을 묻자 이엽 님은 자신이 한국에 있게 된 건 사실 꽤 우연이었다면서, Anthropic에는 아시아·태평양 허브가 따로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한국에, 아시아·태평양 재무 리더는 일본에, 응용 AI 기술 리더는 호주에 있는 식으로 흩어져 있는데, 한곳에 모이면 생기는 층층의 단계 대신 수평적으로 빨리 움직이자는 뜻입니다. 모두 지사가 아닌 본사 소속의 한 팀이라, 한국 스타트업과 리더들에게서 나온 피드백이 한국 팀 안에서 소화되는 데 그치지 않고 본사와 다른 나라 팀으로 곧장 공유됩니다.

VC와 정부, 커뮤니티가 함께 판을 짠 이번 구조를 두고 이엽 님은, Anthropic이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할 때 빌더가 더 빨리 크도록 자원을 줄 수 있어 훨씬 효과적이라고 봤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이었는데, 예전 해커톤은 2박 3일씩 걸려 만드는 재미가 있었지만 AI로 프로토타입이 금방 나오는 요즘은 해커톤이 재미없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그래서 아이디어가 그 자리에서 끝나지 않고 사업으로 이어지도록, Anthropic의 기술 지원부터 VC가 사업성을 확인하는 데까지를 하루 안에 하나로 묶은 것이 이번 기획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어떤 팀이 나오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이엽 님은 글로벌 규모의 문제를 푸는 팀이라고 답했습니다. Anthropic은 B2B를 많이 하는 만큼 수많은 기업과 일하고 있어서, 요즘은 스타트업을 기업 고객과 직접 이어 세일즈를 돕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기본이 되는 크레딧도 API 크레딧을 넘어 혜택을 넓히고 있다고 합니다.

Bloom의 시작이 Claude Blue였던 만큼, 요즘은 Blue에 가까운지 Bloom에 가까운지도 물었습니다. 이엽 님은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늘 겪는 일이라며 자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하루에 받는 메일이 몇백 통인데 읽지 않은 메일을 30개 밑으로 유지하는 게 스스로 정한 목표라, 이제는 메일의 90% 정도를 Claude가 그의 말투와 실제 자료를 가져와 쓰고 그는 확인한 뒤 보내기만 하는데, 거기까지 가는 데 시행착오도 많았다고 합니다.

AI를 계속 쓰다 보면 스스로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다들 현실적으로 갖고 있는데, Anthropic 공동 창업자 Ben Mann과 이 이야기를 나눴더니 Ben도 체계적으로 읽는 시간을 따로 떼어 두거나 AI가 훨씬 잘하는 일도 일부러 직접 하면서 균형을 찾고 있더라는 것이 이엽 님의 고민이자 답이었습니다.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니 함께 나누며 찾아가자는 말에 저도 보탰습니다. Claude에는 바로 답을 주는 대신 질문을 던지며 생각을 이끄는 기능도 있는데, 사용자가 생각의 주인 자리를 지키면서 AI를 쓰게 하려고 처음부터 신경 쓴 흔적으로 읽혔습니다.

해외 빌더들의 분위기를 묻자 이엽 님은 10대 창업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한국에서는 14살 창업가를 보기 어렵지만 해외에서는 점점 늘고 있다며, Anthropic이 크게 후원한 호주 최대 스타트업 페스티벌의 키노트 연사가 14살이었다고 합니다. 혼자 올 수 없어 부모님과 함께 왔다는 그 연사처럼 기술이 문을 열어 주고, VC와 정부도 어린 창업가를 도와야 한다는 분위기가 생태계 전반에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샌프란시스코 지인들과 함께 일하는 10대가 고등학교를 그만두고도 X에서 사람을 모아 논문을 여러 편 썼다는 이야기와, 최근 Bloom에서 17살 고등학생과 찍은 유튜브가 30만 회 조회되고 댓글이 400개 가까이 달린 이야기를 보탰습니다. AI 시대에 경력과 나이, 경험의 벽이 그만큼 무너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술과 크레딧, 토큰 말고 무엇이 더 중요하냐고 묻자 이엽 님은 go-to-market이라고 답했습니다. 만드는 일은 이미 너무 쉬워졌고 그럴듯한 제품을 만드는 것도 쉬워졌으며, 이제는 대기업도 AI로 직접 만들어 쓰기 시작해 사내에서 나오는 제품의 수준이 꽤 높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좋은 제품을 빨리 만드는 기술만큼 최종 고객의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는 힘이 중요하고, 그가 빌더들을 만나며 가장 흔하게 본 실패도 거기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빌딩이 너무 재밌고 쉽다 보니까 빌딩만 하세요. 출시했는데 반응이 그렇게 좋지 않으면 이 기능이 없어서 그렇다며, 전략적인 고민이 부족한 상태에서 다시 빌딩하세요.

그렇게 하면 진척이 있다는 환상은 생기지만 1년 뒤에 보면 세일즈가 부진한 경우가 많으니, 세운 가설을 제대로 검증하며 가고 있는지, 그 검증 속도를 높일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라는 조언이었습니다. 저는 요즘 distribution이 해자라는 말이 많은데 그 distribution도 쉽지 않고, 내 제품이 좋은지 알려면 지인에게 보여 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받았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반응을 확인하는 것도 그 검증의 일부이고, 이날 VC를 심사위원으로 모신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오프닝에서 말한 서프라이즈도 파이어사이드 끝에 나왔습니다. 이엽 님이 본선에 오르는 팀에 팀당 5,000달러어치 Claude 크레딧을 더 주기로 한 것입니다. 팀원 수와 상관없이 팀 단위로 받아 팀 안에서 나누는 방식이었습니다.

파이어사이드 챗을 들으며 박수 치는 참가자들로 가득 찬 객석

선발부터 마감까지, 하루를 이렇게 짰습니다

하루는 아침 9시에 열어 밤 9시에 닫는 12시간으로 짰습니다. 9시 서울특별시 개회사와 9시 20분 Anthropic 파이어사이드, 9시 40분 미션 공개와 크레딧 안내가 끝나면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 동안 만들고, 그사이 VC 심사는 제출이 들어오는 순서대로 바로 돌렸습니다. 5시에 제출을 닫으면 저녁을 먹으며 샤크탱크를 준비하고, 7시부터 본선 8팀이 팀당 10분씩 무대에 선 뒤 8시 반부터 VC와 팀의 매칭 결과를 발표하는 순서였습니다. 무대와 LED가 있는 4층에서 오프닝과 샤크탱크를 열었고, 빌드는 3층과 4층에서 했습니다.

참가 신청은 팀이 아니라 사람 단위로 받았습니다. 팀으로 나오더라도 팀원 한 명 한 명이 따로 신청해야 했고,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무료로 신청할 수 있었으며, 신청서에는 자기 작업물 링크 하나와 해외 시장을 겨냥해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를 한두 문장으로 적게 했습니다. 960명이 신청했고, GitHub와 LinkedIn, 신청서를 하나하나 본 끝에 105명을 모셨습니다. 팀은 2~4명으로 꾸려 41팀이 됐는데, 2명 팀이 24팀으로 가장 많았고 3명 팀이 11팀, 4명 팀이 6팀이었습니다. 오프닝 슬라이드에는 이를 반올림해 1,000명 가운데 100명, 10:1이라고 띄웠고, 그중에서도 8팀만 샤크탱크에 오른다는 것까지 처음부터 알렸습니다.

‘10:1을 뚫고 이 자리에 왔습니다’ 오프닝 슬라이드, 41팀 중 8팀만 샤크탱크

참가자 페이지에서는 신청할 때 쓴 이메일만 넣으면 자기 팀이 나왔습니다. 크레딧을 받으려고 다른 이메일을 쓰는 사람도 있어서, 어떤 이메일을 넣어도 같은 팀을 찾도록 미리 이어 두었습니다. 샤크탱크 발표는 영어로 하되, 발표자료와 신청서는 영어와 한국어 가운데 편한 쪽으로 써도 된다고 점심 무렵 다시 알렸습니다.

발표자료는 2장으로 묶는 대신 키트를 미리 나눠 드렸습니다. 참가자 대부분이 PowerPoint를 열기보다 Claude 같은 AI로 슬라이드를 만들 것 같아서, AI에게 그대로 건넬 수 있는 안내 문서와 HTML 템플릿, 밝은 슬라이드용과 어두운 슬라이드용 로고 띠, 파트너 로고를 한데 묶었습니다. 본선 8팀 가운데 6팀이 이 로고 띠를 그대로 넣어 왔고, 샤크탱크 LED는 팀의 발표자료를 행사 틀 안에 띄우고 아래에 로고 띠를 붙여 두었습니다. 누가 어느 자리에서 사진을 찍어도 팀의 화면과 Ambition for Korea, 파트너 로고가 한 장에 담기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500달러, 전부 공개된 레포

규칙은 모두가 같은 자원으로 겨루게 하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기술은 누구에게나 똑같으니 차이를 만드는 건 아이디어와 실행력뿐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참가자 한 명당 Claude 크레딧 500달러가 전부였고, 이 크레딧으로 Claude Code와 배포한 앱의 API를 모두 쓸 수 있었으며 팀원끼리는 한 조직에 모여 함께 써도 됐습니다. 크레딧을 무제한으로 풀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한도를 뒀고, 개인이나 회사 계정으로 이어 쓰는 것도 막았습니다. 판단과 생성 같은 핵심 AI 기능은 Claude로만 만들어야 했고, 디자인이나 영상 같은 주변 도구는 자유롭게 쓰되 비용은 각자의 몫이었습니다.

노트북을 펴고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함께 코드를 짜는 참가자들

오늘 만든 것만 심사한다는 조건은 완벽하게 검증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미션은 당일 아침에야 공개하고, 나머지는 속이기 번거롭고 드러나기 쉽게 만드는 쪽을 택했습니다. 기획과 개발은 그날 그 자리에서 시작해야 했고, 코드는 10시 이후에 만든 새 공개 레포에서만 쓰며 모든 팀의 커밋 기록을 공개했습니다.

사이트는 각 팀이 선언한 레포의 공개 커밋을 몇 분마다 읽어 오면서 경고 장치 노릇도 했습니다. 첫 커밋이 10시보다 앞서면 ‘10시 전 커밋’, 첫 커밋 하나에 코드가 3,000줄 넘게 들어오면 ‘첫 커밋 대량’이라는 주황색 표시를 운영 콘솔과 VC 심사 화면의 팀 이름 옆에 붙였습니다. 처음 읽어 온 순간 이미 커밋이 20개 넘게 쌓여 있던 레포를 잡는 표시도 있었는데, 이 표시가 붙은 팀은 한 팀도 없었습니다. 행사 전날 낮 Claude가 이 장치를 제안했을 때 저는 VC들에게 왜 이걸 띄우는지 꼭 설명해 달라고 했고, 그래서 심사 화면의 ‘커밋 기록은 왜 보나요?’를 누르면 오늘 10시 이후에 만든 것만 심사하기로 했다는 설명과 함께 “템플릿으로 시작해도 커질 수 있으니 판단 참고용으로만 봐 주세요”라는 안내가 펼쳐졌습니다.

표시는 참가자 화면에는 띄우지 않았고, 붙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떨어뜨리지도 않았습니다. 심사 화면의 참고 정보 칸에는 팀이 적은 오늘 새로 만든 것과 커밋 수, 첫 커밋 시각이 나오고 제출한 순간의 코드로 바로 가는 GitHub 링크가 붙어 있어서, 표시가 보이면 기록을 열어 보고 판단하는 건 VC의 몫이었습니다. 이날 제출한 36팀 가운데 4팀에 ‘10시 전 커밋’이, 3팀에 ‘첫 커밋 대량’이 붙었습니다.

공개된 오픈소스는 가져다 써도 되지만 포크하지 말고 새 레포로 가져와 출처를 남겨 달라고 당일 아침에 덧붙였습니다. 포크하면 원래 프로젝트의 예전 커밋이 딸려 와 ‘10시 전 커밋’ 표시가 붙기 때문입니다. API 키는 절대 커밋하지 말고 .env와 .gitignore로 감출 것, VC가 데모를 직접 써 볼 수 있게 앱을 밤 9시까지 켜 둘 것도 규칙에 넣었습니다. 제출하는 순간의 커밋을 기준으로 결과물을 고정해 두었기 때문에, 낸 뒤에 코드를 고쳐 심사를 바꿀 수도 없었습니다. 코드를 전부 공개하는 게 아쉬울 수 있다는 것도 알았지만, 오프닝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노트북과 태블릿에 코드를 띄워 두고 키보드를 치는 참가자의 손
아이디어는 요즘엔 공공재라고 생각해요. 이 아이디어를 얼마나 끝까지 밀어붙이느냐가 중요하니까, 오히려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나는 더 먼저 나아간다는 마음으로 공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누가 따라올까 봐 사다리를 걷어차기보다, 신경 쓰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뜻이었습니다.

제출은 같은 페이지에서 두 번에 나눠 했습니다. 먼저 오전 10시 반까지 팀에서 한 명이 미션 하나와 아이디어 한 줄, 타깃 해외 시장, 공개 GitHub 레포를 적어 주제를 선언했고, 선언한 주제는 마감 전까지만 고칠 수 있었습니다. 결과물은 오후 5시까지 팀당 한 번만 낼 수 있었는데, 서비스 이름과 한 줄 소개, 타깃 고객, 데모 링크, VC가 무엇부터 눌러 보면 되는지 적은 데모 사용법, 2장 이내의 발표자료 PDF에 더해 오늘 새로 만든 부분을 따로 적게 했습니다. 기존 코드를 일부 가져왔다면 체크하는 칸과 다시 낼 수 없다는 걸 알고 제출한다는 확인 칸도 두었습니다. 발표자료는 “2장 안에 그냥 바로 끝장을 낼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제출이 들어온 순서대로 VC 여섯 곳이 각자 노트북으로 데모를 직접 써 보고 발표자료를 본 뒤 PASS나 FAIL을 눌렀습니다. 기준은 이 팀과 후속 미팅을 하고 싶은가 하나였고, VC가 보자마자 이 팀이 너무 궁금하다는 느낌만 주면 된다고 했습니다. 표가 들어온 순서대로 먼저 3표가 찬 쪽으로 결과가 정해져 PASS가 3표면 본선, FAIL이 3표면 탈락이었고, VC가 여섯 곳이니 결과는 보통 다섯 번째 표 안에서 났습니다. 어느 VC가 어떤 판단을 했는지는 팀에게 보이지 않았고, VC가 남긴 한 줄 평만 이름 없이 화면에 떴습니다.

다수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표가 들어오는 순서가 결과를 갈랐습니다. 먼저 3표가 찬 쪽으로 끝나니 여섯 번째 VC의 표는 들어갈 자리가 없었고, 같은 2대 2에서도 다음에 누가 무엇을 누르느냐에 따라 본선과 탈락이 나뉘었습니다. 먼저 낸 팀이 먼저 심사를 받았으니 제출 순서도 결과를 움직였고, 오후에는 결과 발표와 본선 자리까지 제출 순서대로 정하도록 바꿨습니다.

본선 8자리가 차는 순간 그날의 해커톤은 끝이었습니다. 빨리 내면 먼저 심사를 받지만 준비가 덜 된 채 냈다가 떨어지면 그걸로 끝이고, 5시까지 다듬다가는 자리가 남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오프닝에서 “3시에 종료가 될 수도 있어요”라고 미리 말해 둔 이유입니다.

글로벌 해커톤인데 한국어로 피치하면 아쉽지 않느냐며, 저는 오프닝에서 샤크탱크 발표만큼은 영어로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원어민이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어차피 글로벌 사업을 하실 거니까 지금 그냥 미국이라고 생각하시고 영어로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라는 말에, 발표 3분은 영어로, 질의응답 7분은 한국어로 하기로 했습니다.

VC가 직접 낸 숙제와 와일드카드

주제는 VC들이 직접 냈고, 미리 준비해 올 수 없도록 당일 오전 9시 40분쯤에야 공개했습니다. 오프닝 슬라이드의 미션 장에서 클리커를 누를 때마다 LED의 카드가 한 장씩 뒤집혔고, 카드가 모두 뒤집히는 순간 참가자 페이지에서는 주제 선언 창이 자동으로 열렸습니다. 여섯 곳이 낸 미션은 모두 9개였고, 여기에 와일드카드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VC 여섯 곳의 미션 카드가 뒤집힌 LED 앞에서 미션을 소개하는 장면

BASS Ventures는 ‘미친꿈을 위대하게’를 내걸고 트래블월렛과 마크비전에 투자한 VC로, 이태양 대표가 심사를 맡았습니다. 미션은 1년 안에 전 세계 1억 명이 쓰는 컨슈머 AI 하나였고, AZ와 허김형건준우, 슈퍼에이전트, (주)마젠트 네 팀이 골랐습니다. 이 가운데 AZ와 허김형건준우가 본선에 올랐고, 저녁 무대에서 허김형건준우는 이 미션을 낸 BASS Ventures를 골라 후속 미팅을 잡았습니다.

AttentionX는 AI 연구자와 창업자를 위한 펠로우십을 운영하며 AIM Intelligence와 Dentronic 등에 투자한 미국 펀드이고, 홍석원 님이 나왔습니다. 미션은 두 개였는데, 한국의 엔터·게임 감각으로 미국의 Personal Agent와 겨루는 서비스에는 CHOAM과 클라로, 칠링소프트, Team 호연지기, 김&양 다섯 팀이, 미국의 RL Eval·데이터 회사가 돈을 내고 쓸 서비스에는 Arakyn과 꺄레, 나루, unknown, Return to the state, TangibleIdea 여섯 팀이 도전했습니다. 앞의 미션에서는 클라로가, 뒤의 미션에서는 Arakyn이 본선에 올랐고, 저녁에 AttentionX는 Arakyn과 함께 SV Investment의 미션을 푼 동병상련까지 두 팀과 후속 미팅을 잡았습니다.

SCHMIDT는 ‘큰 시장에 도전할 스타트업에 투자합니다’라는 말처럼 퓨리오사AI와 이노스페이스에 투자한 곳으로, 이재원 님이 심사했습니다. AI로 사라질 직업 1,000만 명을 구할 제품에는 이날 가장 많은 7팀이 몰렸고, 채팅창이 아닌 UI나 아예 화면이 없는 제품에는 4팀이 도전했습니다. 두 미션의 11팀 가운데 본선에 오른 건 NERO 한 팀이었습니다.

SpringCamp는 ‘비범한 창업자가 피어나는 곳’을 내걸고 오늘의집과 클래스101에 투자한 곳으로, 고경표 파트너가 나왔습니다. 해외 투자를 받고 싶은 한국 스타트업을 위한 리서치 에이전트를 미션으로 냈는데 이 미션을 고른 팀은 한 팀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녁에는 SV Investment의 미션을 푼 팀 스프린트와 후속 미팅을 잡았습니다.

SV Investment는 ‘Stand An Egg’를 내걸고 리벨리온과 하이브에 투자한 곳으로, 박태홍 님이 심사했습니다. 구체적인 주제 대신 투자 기준 네 가지를 보내왔는데, 사람이 하던 일을 자동화해 경제적·기술적 해자를 가진 아이템, 제조업 데이터처럼 한 버티컬에서 독점적인 데이터를 가진 아이템, 다른 언어와 문화에서도 같은 수요가 있어 해외로 나가기 쉬운 아이템, 뚜렷한 경쟁자가 없어 시장을 먼저 잡을 수 있는 아이템이었습니다. 이 기준을 한 문장으로 옮긴 미션이 제조업처럼 독점 데이터가 있는 버티컬에서 사람이 하던 일을 대체하는 AI였고, 이 미션을 고른 동병상련과 팀 스프린트, 베어링 세 팀 가운데 두 팀이 본선에 올라 미션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Goodwater Capital은 ‘뛰어난 창업자가 세상을 더 좋게 바꾸도록 돕는다’는 미국 VC로 토스와 쿠팡에 투자했고, 이신혜 님이 심사했습니다. 참가자들의 상상력을 제한하고 싶지 않다며 일부러 넓게 잡은 미션 두 개 가운데 K-뷰티·K-의료를 찾는 전 세계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에는 WJxEJ와 재드래곤, 팀 스파크스, 종로3가를 포함한 다섯 팀이,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으로 만드는 글로벌 서비스에는 Keiailab이 도전했습니다. 두 미션에서 본선 팀은 나오지 않았지만, Goodwater Capital은 저녁 무대에서 AttentionX의 미션을 푼 클라로와 후속 미팅을 잡았습니다.

출제한 VC가 늘 눈에 불을 켜고 찾는 주제이니 VC 미션을 고르는 편이 뽑힐 가능성은 큽니다. 그래도 이 주제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는 팀이 분명히 있을 것 같아, 신청서에 적어 낸 아이디어들을 감안해 와일드카드를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미션 대신 자기 팀의 아이디어로 가되 타깃 해외 시장을 나라와 고객까지 정해야 했고, VC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로 보일 수도 있지만 애초에 관심 없는 사업이라 불리할 수도 있다는 점까지 미리 밝혔습니다. 와일드카드를 고른 팀은 트라가티제 하나였는데, 그 팀이 결국 마지막 본선 자리를 가져갔습니다.

주제 선언은 10시 반까지였지만 세 번을 늦춰 11시 10분에 닫았고, 41팀 가운데 36팀이 선언했으며, 한번 선언한 주제는 중간에 바꿀 수 없었습니다. 선언이 들어올 때마다 참가자 채널에 자동으로 올라갔고, 오후부터는 미션마다 몇 팀이 도전하는지와 팀 이름을 LED와 실시간 페이지에 따로 띄웠습니다.

초록 점과 빨간 점이 찍히던 오후

규칙을 짤 때 제 머릿속에는 「흑백요리사」와 「쇼미더머니」가 있었습니다. 하루짜리 해커톤에 그 긴장감을 담고 싶어서, LED 왼쪽에는 제출한 순서대로 팀이 쌓이고 오른쪽에는 본선 8자리가 비어 있게 했습니다. VC가 판단을 낼 때마다 그 팀 줄에 초록 점과 빨간 점이 찍혔고, 긴장감을 더하려고 스피커까지 연결해 결과는 드럼롤이 울린 뒤 본선 진출이나 탈락 화면으로 떴습니다. VC 세 곳은 현장에서, 세 곳은 각자의 자리에서 심사했는데, 현장에 없던 VC들에게 저는 운영 채널에서 “4층 와서 보시면, 실시간 VC 투표하실 때마다 완전 술렁입니다”라고 전했습니다.

10시에 빌드가 시작되자 레포마다 커밋이 쌓이기 시작했고, 이날 41팀이 쌓은 커밋은 모두 2,812번이었습니다. 가장 많이 커밋한 팀은 446번의 클라로였습니다. 점심은 11시 45분쯤 4층에서 크라이치즈버거 세트를 나눠 드렸는데, 다들 노트북 앞에서 먹으며 만들었습니다. 다들 빨리 낼 줄 알았는데 막상 시작하니 누가 먼저 내는지 눈치를 엄청 봤고, 첫 제출은 4시간 반이 지난 오후 2시 34분에야 들어왔습니다. 영상을 보는 사람의 표정을 카메라로 읽고 먼저 말을 거는 ‘눈치 보는 에이전트’ Nunchi를 만든 CHOAM이었습니다. 한 VC는 “AI Agent가 유저의 맥락을 판단하는 데 있어 창의적으로 카메라를 활용한 점은 인상적임”이라고 남겼지만, PASS 2표까지 간 끝에 FAIL이 먼저 3표를 채웠습니다.

긴 테이블마다 노트북을 펴고 빌드하는 참가자들로 가득 찬 행사장

그때부터 경쟁률이 빡세다는 분위기가 돌았고, 3시 반쯤 FAIL이 먼저 쌓이는 걸 보며 솔직히 저는 8자리가 다 안 찰까 봐 걱정했습니다. 그래도 VC 심사에 끼어들거나 이미 알린 3표 기준을 2표로 낮추고 싶지는 않아서 규칙은 그대로 두었고, 운영 채널의 VC들에게는 “패자부활전을 해서 8팀을 제가 모으더라도, 심사는 솔직하게 해주셔도 좋습니다”라고 남겼습니다. 4시 17분에는 패자부활 규칙도 만들어 참가자 채널에 알렸습니다. 마감 뒤에도 자리가 남으면 탈락한 팀 가운데 PASS를 1표 이상 받은 팀을 PASS가 많은 순서로, 같으면 먼저 낸 순서로 올리는 방식이었는데, 결국 8자리가 다 차서 쓸 일은 없었습니다.

결과는 합격한 순서가 아니라 제출한 순서대로 발표했습니다. 뒤에 낸 팀이 먼저 PASS 3표를 받아도 앞 팀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화면에 ‘곧 결과 공개’로 기다렸고, FAIL은 3표가 모이는 즉시 발표했습니다. 결과가 한꺼번에 여러 개 나오면 박수 칠 시간이 있도록 22초 간격으로 한 팀씩 띄웠습니다.

결과가 뜨자 손을 번쩍 들고 휴대폰으로 화면을 찍는 참가자들

14:34 첫 제출. CHOAM의 Nunchi가 1번으로 들어왔습니다.

15:07~15:38 30분 사이에 9팀이 몰려 제출 번호가 11번까지 올라갔습니다.

15:45 12팀이 냈지만 본선 8자리는 아직 하나도 차지 않았습니다.

15:48 이날 첫 판정은 탈락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낸 팀이 FAIL 3표를 받았습니다.

15:56~16:01 CHOAM이 PASS 2표까지 갔다가 2대 3으로 멈췄고, 세 번째로 낸 팀까지 떨어지며 처음 나온 결과 세 개가 모두 탈락이었습니다.

16:05 첫 본선. Arakyn이 PASS 3표, FAIL 0표로 첫 번째 자리를 가져갔습니다.

16:15 NERO가 3대 1로 두 번째 자리에 앉았습니다.

16:36 앞 팀의 탈락이 발표되자마자 동병상련의 결과가 이어서 떴고, 저는 마이크를 잡고 “쓰리패스 투페일로 굉장히 아슬아슬하게 본선 진출하셨습니다”라고 알렸습니다. 세 번째 자리였습니다.

‘본선 진출 동병상련 PASS 3 : FAIL 2’가 뜬 LED와 객석

16:36~17:01 마감을 앞두고 25분 동안 17팀이 제출했습니다.

16:47 팀 스프린트가 PASS 3표를 먼저 채웠지만 앞 번호인 AZ의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화면에는 ‘곧 결과 공개’가 떴습니다.

16:52 AZ의 표가 PASS와 FAIL이 번갈아 들어온 끝에 2대 2가 됐고, 그대로 10분 동안 멈춰 있었습니다.

16:53 그사이 클라로가 3대 2로 네 번째 자리에 올랐습니다.

17:01 마지막 제출이 들어오며 36팀으로 제출이 닫혔습니다.

17:02 AZ에 마지막 PASS가 들어와 3대 2로 결정됐고, 15분을 기다린 팀 스프린트와 함께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자리가 한꺼번에 찼습니다.

17:25 허김형건준우가 3대 1로 일곱 번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17:36 와일드카드로 나선 트라가티제가 3대 1로 마지막 여덟 번째 자리에 앉으며 본선이 닫혔고, 결과를 기다리던 8팀의 심사는 그대로 끝났습니다.

표가 들어오는 순서는 끝까지 쫄깃해서, FAIL을 하나도 받지 않고 PASS 3표로 곧장 올라간 팀은 Arakyn과 팀 스프린트 둘뿐이었습니다. 동병상련은 PASS 두 표 뒤에 FAIL 두 표가 연달아 붙었다가 다섯 번째 표로 살아났습니다. 클라로는 첫 표가 FAIL이었는데 뒤집었고, AZ는 2대 2에서 10분을 버틴 끝에 올라갔습니다. 반대로 CHOAM을 비롯한 세 팀은 PASS를 두 번 받고도 FAIL이 먼저 세 번째 표를 채워 2대 3으로 떨어졌고, 첫 표로 PASS를 받아 기대를 품었다가 내리 FAIL 세 표를 받은 팀도 7팀이었습니다. 8자리가 찬 순간 2대 2에서 멈춘 팀도 있었습니다.

마감을 앞둔 4시 36분부터 5시 1분까지 몰린 17팀 가운데 4시 54분 이후에 낸 8팀은 VC 판단이 다 모이기 전에 본선이 차서 결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일찍 내면 준비가 덜 돼 떨어지고 늦게 내면 자리가 없는 규칙이 그대로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이날 VC 여섯 곳이 낸 판단은 121표, 남긴 한 줄 평은 114개였습니다. 돌아보면 낮의 빌드 시간은 제 예상보다 훨씬 생동감이 넘쳤는데, 실시간으로 겨루고 떨어지고 통과하는 장면이 하루 내내 화면에 그대로 쌓였기 때문입니다.

AI 해커톤답게 운영도 AI에게 맡겼습니다

시작은 행사 전날 오전 11시쯤 Claude Code에 행사 페이지 링크를 붙여 넣으며 LED에 띄울 발표자료가 필요하다고 한 것이었습니다. 통과와 탈락을 실시간으로 보여 주려면 PPT로는 안 되고 화면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데까지 가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화면을 만들기 전에 Claude와 규칙부터 촘촘히 짰는데, 오늘 만든 것만 심사한다는 조건을 어떻게 확인할지, 결과는 3표가 모이는 즉시 띄울지 제가 버튼을 누를 때 띄울지, 표수와 한 줄 평을 어디까지 공개할지 같은 질문이 하나씩 나왔고, 답을 정할 때마다 규칙과 화면에 바로 들어갔습니다.

오전에 8자리가 다 차 버리면 나머지 90명이 오후 내내 할 일이 없어지니 1시, 3시, 5시로 나눠 자리를 여는 방법도 나왔지만, 결국 선착순 한 가지로 가기로 했습니다. 현장에 로고를 걸 자리가 마땅치 않아 LED와 발표 화면마다 파트너 로고 띠를 붙인 것도, 참가자들이 발표자료를 AI로 만들 테니 키트를 AI에게 건네기 좋게 묶은 것도 이 대화에서 나왔습니다.

그렇게 현장 LED와 제 노트북의 운영 콘솔, VC가 각자 노트북으로 여는 심사 화면, 참가자가 주제를 선언하고 결과물을 내는 제출 페이지와 실시간 현황판, 무대 타이머까지 모두 행사 전날 Claude Code로 만들었고, 하루 종일 같은 데이터를 보며 움직였습니다. 저녁에는 제가 VC 한 분의 심사 화면에 직접 들어가 투표해 보며 화면을 고쳤고, 팀 찾기부터 주제 선언, 중복 제출 차단, VC 3표 자동 결정, 결과 발표 연출, 커밋 추적, 샤크탱크 타이머와 매칭까지 33개 항목을 전날 밤 리허설로 먼저 돌려 보고 행사를 맞았습니다.

오후 1시 57분, 아직 제출이 하나도 없어 현황판이 너무 조용하다고 하자 AI는 행사 도중인데도 5분 만에 오늘 올라온 커밋 수와 15분 안에 커밋한 팀 수, 팀별 커밋 순위, 방금 올라온 커밋 메시지를 보여 주는 개발 현황 화면을 LED에 올렸고, 2분 뒤에는 미션별로 몇 팀이 도전하는지 보여 주는 화면을 만들었습니다. 2시 11분에는 새 제출이 들어오면 화면 아래에 띠와 알림음이 뜨는 배너와, 4시 반부터 마감 카운트다운에 화면을 고정하는 마감 모드까지 붙었습니다. 2시 반에는 16:9인 LED 화면은 휴대폰에서 글씨가 너무 작다며 세로 화면용 실시간 페이지를 따로 열었고, 3시와 3시 45분, 4시 15분, 4시 40분에 그 시각의 실제 숫자를 넣은 제출 현황 공지를 디스코드에 예약해 두었습니다.

오후 2시 LED 개발 현황, 커밋 972번과 팀별 커밋 순위

심사가 한창이던 3시 14분에는 ‘VC 1/6’ 같은 글자 대신 판단한 VC 수만큼 점을 켜게 했다가, 주황 점은 PASS인지 FAIL인지 애매하다는 말에 8분 뒤 PASS는 초록, FAIL은 빨강, 아직 판단하지 않은 VC는 회색으로 바꿨습니다. 3시 16분부터는 제가 콘솔에서 누르지 않아도 3표가 모이는 순간 결과가 발표됐고, 3시 24분에는 결과와 본선 자리를 제출 순서대로 정하도록 바꿨습니다. 4시 25분에는 VC들이 각자 편한 순서로 심사하다 보니 늦게 낸 팀의 표가 먼저 쌓이는 일이 생겨, 아직 판단하지 않은 팀 가운데 제출이 가장 빠른 3팀에만 투표할 수 있게 심사 화면을 고쳤습니다. 결선이라는 말을 본선으로 바꿔 달라는 부탁은 LED와 실시간 페이지, 심사 화면, 디스코드 자동 메시지까지 1분 만에 반영됐습니다.

디스코드에서 참가자 질문에 가장 먼저 답한 것도 AI였습니다. 원래 Bloom 앱의 피드백을 모으려고 만든 Bloom Ops 봇이 이날 하루는 질문에 답하고 공지를 올리는 운영 봇이 됐고, 제출이 들어오면 접수를 알리는 봇은 따로 두었습니다. 질문이 올라오면 AI 답변이라는 표시를 단 Bloom Ops가 규칙과 행사 취지에 비춰 먼저 답했고, 판단이 애매한 질문만 제게 물어 왔습니다. Lovable로 발표자료만 만들어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운영진에게 전달했다고만 답해 두었다가, 확인을 거쳐 발표자료도 Claude 크레딧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만들고 키트를 쓰라는 답을 달았습니다. 제가 한 번 정한 답은 봇의 기준에 바로 들어가 같은 질문에는 다시 묻지 않았습니다.

이날 들어온 질문 65건에 AI가 첫 답을 다는 데 걸린 시간은 중앙값 31초였고, 52건은 2분 안에 답이 달렸습니다. 제가 오프닝과 파이어사이드를 진행하던 아침에도, 저녁 샤크탱크 무대에 서 있던 시간에도 디스코드는 봇이 지켰고, 저는 30분마다 올라오는 정리만 확인하면 됐습니다. 미션 카드를 LED에서 모두 뒤집자, 제가 따로 말하기도 전에 미션을 하나하나 정리한 글이 10시 반까지 주제를 선언해 달라는 안내와 함께 디스코드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주제 선언 마감을 늦출 때마다 나간 연장 공지와 11시 45분 4층에서 점심을 받아 가라는 안내도 봇이 올렸습니다.

규칙도 질문을 받으며 하루 동안 다듬어졌습니다. 10시 12분 오픈소스를 써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허용하되 포크하지 말고 README에 출처를 남기라는 공지가 1분 만에 올라갔고, 10시 33분에는 JEV 같은 다른 회사의 판단 모델을 써도 되느냐는 질문에 다른 AI 모델은 쓸 수 없고 판정이나 분류가 필요하면 Claude의 가벼운 모델로 만들라는 답이 나갔습니다. 10시 41분 STT나 TTS처럼 LLM이 아닌 AI 서비스는 외부 API를 써도 되느냐는 질문이 올라오자, 봇은 운영진에게 확인하겠다고 먼저 답한 뒤 4분 만에 결론을 달았습니다. Claude가 직접 못 하는 음성·이미지 변환용 API는 써도 되지만 판단과 생성 같은 핵심 AI 기능은 Claude로만 만들어 달라는 답이었습니다.

10시 52분에는 주제 선언 글이 글자 수 제한에 잘린다는 말이 나오자 1분 뒤 아이디어는 500자, 타깃 시장은 300자까지 쓸 수 있게 늘렸고, 오후 3시 무렵 목데이터를 같이 넣고 싶다는 참가자가 나오자 데모 사용법 칸도 1,500자로 늘렸습니다. 3대 3이 되면 어떻게 되느냐는 참가자 질문에 대한 설명과 VC들을 위한 데모 보는 요령도 질문이 나올 때마다 공지로 붙었습니다.

봇이 참가자 채널에 올린 글은 205개였습니다. 질문 답변 72개에 더해 주제 선언이 들어올 때마다 38번, 결과가 확정될 때마다 28번 자동으로 알렸고, 오후 3시 45분에는 지금까지 12팀이 제출했고 본선 8자리가 그대로 남아 있으며 마감까지 1시간 14분 남았다는 소식과 함께 준비된 팀은 지금 내는 게 유리하다는 현황 공지를 냈습니다. 결과는 LED에 효과음과 함께 뜨는 그 순간 디스코드에도 PASS·FAIL 표수와 함께 올라갔고, 본선과 탈락을 가른 판정 28건은 모두 먼저 3표가 찬 쪽으로 자동으로 나왔으며 운영진이 손으로 바꾼 건 한 건도 없었습니다.

VC와 운영진이 함께 있는 운영 채널에는 봇이 83개의 글을 올렸습니다. 제출이 들어올 때마다 36번 모든 VC를 불렀고, 10시 38분에는 미션별로 어느 팀이 주제를 선언했는지 정리해 올렸으며, 심사 규칙과 데모를 볼 때의 팁, 심사 순서를 챙기는 안내도 이어졌습니다. 3시 16분부터는 VC 3곳의 판단이 모이는 순간 운영진 확인 없이 결과가 현장 화면과 디스코드에 바로 발표되도록 바꿨고, 저녁 샤크탱크에서는 팀마다 지금 제안을 받는 중이라는 알림이 떠 VC들이 심사 화면의 샤크탱크 제안 탭으로 넘어갔습니다. VC가 초대 링크로 운영 채널에 들어오면 1~2분 안에 봇이 권한을 붙여 주는 것도 미리 만들어 둔 일이었습니다.

제 노트북의 운영 콘솔에서는 위쪽 단추 열한 개로 LED를 대기 화면과 오프닝, 주제, 실시간 보드, 커밋, 미션 현황, 쉬는 시간, 샤크탱크, 매칭, 공지, 클로징 화면으로 바꿨습니다. 왼쪽에는 제출이 들어온 순서대로 팀과 상태, VC 여섯 곳의 표와 결정이 한 줄씩 쌓였고 팀 이름 옆에는 앞에서 말한 커밋 경고가 붙었으며, 오른쪽에는 남은 자리와 제출·탈락·본선 수, LED에 지금 무엇이 떠 있는지 보여 주는 미리보기, 슬라이드와 샤크탱크 진행 단추가 모여 있었습니다. 결과를 PASS나 FAIL로 직접 바꾸는 단추와 VC 대신 표를 넣는 칸도 만들어 두었지만, 판정을 손으로 바꿀 일은 끝내 생기지 않았습니다.

심사 화면은 VC마다 다른 링크로 각자 노트북에서 열었고, 화면 위에는 자기 회사 이름과 로고가 떠서 내 화면이 맞는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왼쪽에는 제출 순서대로 팀 목록과 상태가, 가운데에는 팀 정보와 미션, 타깃, 데모 사용법, 데모와 발표자료 버튼, 커밋 기록이, 오른쪽에는 PASS·FAIL 버튼과 한 줄 평, 메모 칸이 있었습니다. 한 줄 평은 이름 없이 현장 화면에 공개되고 메모는 운영진만 봤습니다. 레포가 있는 제출 35건은 제출 순간의 커밋으로 고정됐고, 5분마다 자동 백업이 271번 돌았습니다.

행사가 끝난 밤에는 같은 데이터로 VC 한 줄 평 114개를 VC 이름 없이 결과별·미션별로 볼 수 있게 묶은 아카이브를 만들었고, VC 여섯 곳과 Anthropic, 서울시에 보낼 결과 보고서 11종과 감사·연결 메일 초안까지 AI가 만든 뒤 제가 검토해 보냈습니다. 운영진 몇 명이 하루짜리 행사를 이 규모로 굴릴 수 있었던 건 그 덕분이었습니다.

‘VC 한줄평’ 아카이브 첫 화면, 제출 36팀·한줄평 114개·본선 8팀·후속 미팅 5팀

저도 이렇게 제대로 된 해커톤은 처음이라 사전에 할 수 있는 만큼 준비했는데, 특히 AI와 이야기하다 보니 제가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하나씩 나왔습니다. 운영 콘솔을 따로 만들고, LED와 VC, 참가자, 운영진이 보는 화면을 나누고,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기능과 디스코드 연동을 붙이고, 봇도 질문을 받는 봇과 제출을 접수하는 봇으로 나눴습니다. 행사를 하다 보면 별일이 다 생기지만, 그 덕분에 끝까지 재미있게 치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해커톤을 누구나 열 수 있게 공개합니다

이날 쓴 프로그램은 bloom-hackathon-kit이라는 이름으로, 누구나 가져다 고쳐 쓸 수 있는 MIT 라이선스로 공개합니다. 하루 동안 105명과 VC 여섯 곳이 실제로 쓴 프로그램에서 행사 설정을 떼어 내고, 관리자 키와 봇 토큰 같은 비밀값, 참가자 데이터, 파트너 로고와 현장 사진·영상을 뺀 뒤 데모 데이터로 바로 띄워 볼 수 있게 정리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으로 굴린 하루 동안 960명이 신청해 105명이 41팀으로 모였고, 41팀의 레포에 커밋 2,812번이 쌓였으며, 36팀이 낸 결과물에 VC 여섯 곳이 121번 판단하고 한 줄 평 114개를 남겼습니다. 디스코드 봇은 두 채널에 글 288개를 올리고 질문 65건에 중앙값 31초 만에 첫 답을 달았고, 본선과 탈락을 가른 판정 28건 가운데 사람이 손으로 바꾼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가려진 본선 8팀 가운데 5팀이 VC와 후속 미팅으로 이어졌습니다.

참가자는 제출 페이지에서 신청 이메일로 팀을 찾아 주제를 선언하고 결과물을 한 번 내며, 공개 실시간 페이지에서 남은 본선 자리와 심사 현황을 봅니다. VC는 각자 링크로 여는 심사 화면에서 데모와 발표자료, 커밋 기록을 보고 PASS나 FAIL, 한 줄 평을 남기고, 저녁에는 같은 화면의 제안 탭에서 만나고 싶은 팀에 손을 듭니다. 현장에는 결과를 효과음과 함께 띄우는 LED 보드와 무대 타이머가 있고, 운영진은 운영 콘솔 하나로 장면 전환과 마감, 매칭 확정을 하며, 행사가 끝나면 한 줄 평을 VC 이름 없이 모은 아카이브가 남습니다. 제출과 투표, 매칭, 커밋 추적을 처리하는 서버 API, 결과를 자동으로 알리는 디스코드 스크립트, 디스코드 질문에 Claude가 먼저 답하게 한 운영 방식과 규칙 문서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모두 같은 크레딧으로 겨루고, 코드는 그날 만든 공개 레포에서만 쓰며, 제출은 팀당 한 번이고, 들어온 순서대로 VC가 심사해 먼저 3표가 모이는 쪽으로 결과가 나고, 본선 자리가 다 차는 순간 문이 닫히는 규칙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저녁 무대에서는 VC가 투자 대신 다음 미팅을 걸고 손을 들고, 여러 곳이 나서면 팀이 고릅니다. 만드는 게 쉬워져 해커톤이 재미없어졌다는 말까지 나오는 때에, 하루 내내 긴장을 놓을 수 없고 끝나면 실제 미팅이 남는 해커톤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README의 ‘Deploy with Vercel’ 버튼을 누르면 내 계정에 레포가 복사되고, 웹사이트와 Redis 데이터베이스, 발표자료를 담을 저장소가 한 번에 만들어집니다. 정할 것은 운영 콘솔 비밀번호 하나뿐이고, VC마다 다른 심사 링크도 그 비밀번호로 자동으로 만들어져 콘솔에 뜹니다. 다른 커뮤니티나 학교, 회사에서도 버튼 한 번으로 하루짜리 해커톤을 이렇게 열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투자가 아니라 다음 미팅을 묻는 무대

저녁 7시 샤크탱크에서는 본선에 오른 순서대로 8팀이 VC 여섯 곳 앞에 섰습니다. 팀마다 2장짜리 발표자료로 3분 동안 영어로 발표하고, 질의응답 7분은 한국어로 했습니다. 발표 3분 안에 발표자료와 데모를 함께 보여 줘야 해서 팀원이 운영 노트북으로 직접 데모를 조작했고, 장 넘기기와 화면 전환은 제가 콘솔에서 맡았으며, 남은 시간은 무대 앞 태블릿의 타이머에 떴습니다. 이 무대는 투자를 약속받는 자리가 아니라 다음 미팅을 잡는 자리였습니다. 질의응답이 끝나면 VC가 각자 노트북에서 ‘만나고 싶어요’나 ‘패스’를 누르고, 만나고 싶다는 VC의 로고가 LED에 한꺼번에 떴으며, 여러 곳이 나서면 팀이 그중 한 곳을 골랐습니다. VC가 거꾸로 왜 자기와 해야 하는지 팀에게 구애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위층에서 내려다본 샤크탱크 무대와 LED, 객석의 참가자들

팀마다 그 자리에서 제안을 받는 이 방식은 무대 30분 전에 정해졌습니다. 6시 반쯤 콘솔로 진행 연습을 하며 팀 발표가 끝날 때마다 바로 매칭하고 넘어가는 거냐고 물었더니, 실제로는 8팀 발표가 모두 끝난 뒤에 몰아서 매칭하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바꿔 달라고 했고, 6시 37분에는 콘솔과 LED, VC 화면이 모두 바뀌어 올라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VC 한 곳이 한 팀하고만 매칭되게 했는데, 리허설을 하면서 먼저 매칭된 VC는 그 뒤에 나오는 팀에게 제안조차 할 수 없다는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6시 45분에 제한을 풀어 달라고 했고, 5분 뒤 한 VC가 여러 팀과 매칭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VC 한 분이 조금 늦어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 낮의 열기를 보지 못한 VC들을 위해 본선 팀에게 소감을 물었고, 팀 스프린트의 한 팀원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솔직하게는 대충 채점하실 수도 있겠지만, 피드백을 하나하나 읽어 보니 다 성의가 있었어요. 이 피드백만 얻어 가도 좋겠다 싶은 좋은 경험이었고, 팀원들과 함께 만드니 혼자 할 때보다 훨씬 좋은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Arakyn은 팀 이름을 스타워즈에서 드로이드를 만드는 회사 Arakyd에서 살짝 바꿔 지었고, 원래 알던 친구 둘이 평소 나누던 사업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고 했습니다. 첫 본선 진출 팀이기도 해서, 저는 처음에 쫄릴 뻔했는데 시원하게 분위기를 띄워 주셨다고 인사했습니다. NERO는 여러 커뮤니티에서 친해진 사람들이 같이 나가 보자며 꾸린 팀이었습니다.

무대가 열리기 전 VC들이 차례로 자기를 소개했습니다. BASS Ventures 이태양 대표에 이어, AttentionX 홍석원 님은 자신의 펀드가 미국 회사에 집중하는 미국 펀드지만 미국 진출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한국 창업자라면 언제든 이야기하자고 했고, SCHMIDT 이재원 님은 프리시드부터 IPO까지 모든 라운드를 지원하는 곳이라고 회사를 소개했습니다.

샤크탱크 심사석에서 마이크를 들고 일어선 VC와 박수 치는 참석자들

SpringCamp 고경표 파트너는 2~3년 전부터 미국에 진출하는 기업에 투자하려고 현지 법인을 세우고 멤버를 두고 있다며 “여덟 팀 고르기 너무 힘들었고요”라고 했습니다. SV Investment 박태홍 님은 서류 평가 때 짧은 시간에 훌륭한 발표를 보여 준 팀들에 감동했다며 이번 자리를 새 아이템을 배우는 기회로 삼겠다고 했고, Goodwater Capital 이신혜 님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컨슈머 테크에 주로 투자하며 운용 자산이 50억 달러 정도라고 소개한 뒤 토스와 당근을 포트폴리오로 들고 공정하고 재미있게 마무리하자고 했습니다.

VC 소개가 끝나고 첫 팀 Arakyn이 무대에 오른 7시 12분, 발표자료가 LED에 뜨지 않았습니다. 6시 45분에 매칭 제한을 풀면서 콘솔의 발표자료와 데모 단추, 장 넘기기가 쓰던 코드 일부까지 함께 지워진 탓이었습니다. 저는 Claude에게 바로 고쳐 달라고 했고, 원인을 찾는 사이 Claude가 Finder에 열어 둔 Arakyn의 발표자료 PDF를 직접 띄워 발표를 먼저 진행했습니다. 6분 뒤인 7시 18분에 고친 콘솔이 다시 배포됐고, 누가 봐도 기술적인 문제였지만 현장에서는 그나마 매끄럽게 넘어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에이전트가 대신 찾고, 고르고, 전화를 겁니다

Arakyn의 Agent Catalog는 AI 에이전트 전용 검색엔진입니다. 100달러 아래 검은 헤드폰을 사 달라고 하면 에이전트는 수많은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는데, 웹사이트는 CSS 파일과 고화질 이미지, 애니메이션, 영상처럼 에이전트에게는 필요 없는 무거운 데이터로 가득해 토큰이 줄줄 샙니다. Agent Catalog는 Taobao와 Coupang, Amazon 같은 여러 플랫폼의 제품 정보를 미리 모아 에이전트가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API로 내줍니다. 직접 돌려 보니 브라우저로 검색할 때보다 토큰이 30배 가까이 덜 들었고, 돈은 유료 API로 법니다.

‘30배’가 적힌 슬라이드 앞에서 Agent Catalog를 발표하는 Arakyn 발표자

Arakyn은 AttentionX의 ‘미국 RL Eval·데이터 회사가 돈 내고 쓸 서비스’ 미션을 고른 두 사람의 팀입니다. 제출서의 오늘 만든 것 칸에는 아이디어 선정부터 개발까지 모두 제로베이스로 시작했다고 적었고, 데모 사용법은 실제 에이전트가 웹 브라우저로 검색하는 방식과 Agent Catalog로 검색하는 방식을 나란히 돌려 결과를 비교해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발표자료 첫 장은 문제와 해결, 비즈니스 모델을 세 칸으로 나눠 일반 에이전트 사용자에게는 무료로, 대량 데이터가 필요한 기업에는 API 구독으로 판다고 적었고, 둘째 장에는 약 3시간 만에 제품 데이터 30만 개를 모았다는 숫자가 있었습니다. 저녁 발표에서 그 숫자는 50만 개를 넘어 있었습니다.

처음 공산품과 부품부터 노린 이유를 묻자 Arakyn은 30mm 너트처럼 규격이 정해진 물건일수록 온라인에서 찾기 어렵지만 데이터로 정렬하기는 쉽다고 답했습니다. Google이나 Shopify 같은 큰 회사가 비슷한 데이터를 에이전트에게 열면 어떻게 할지와 크롤링의 법적 문제도 나왔는데, 여러 플랫폼의 데이터를 한데 묶는 것은 한 회사가 자기 데이터를 여는 것과 다르고, 직접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구매 링크로 넘겨주는 구조라 데이터 제공자와 협의할 여지가 있다는 답이었습니다. 제조사는 이미 거래처가 정해져 있으니 드론을 만들다 특정 부품을 찾는 개인부터 공략하고, 에이전트 트래픽이 늘면 판매처를 넓히고 싶은 제조사가 알아서 제품을 올리러 오게 만들겠다는 계획도 이어졌습니다.

데이터를 모으는 일을 하며 개인적으로 하드웨어를 만드는 팀원은,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부품을 찾아 해외 사이트를 헤매느라 시간을 많이 썼는데 제품 스펙은 잘 바뀌지 않으니 한 번 정리해 두면 계속 쓸 수 있다는 데서 강점을 찾았습니다. 첫 심사에서 한 VC가 “무한히 늘어나는 에이전트들을 위한 데이터 제공 서비스. 향후 수개월 안에 에이전트들이 제품을 구매하게 될 가능성 높구요”라고 남겼던 이 팀에, 샤크탱크에서는 AttentionX가 만나고 싶다는 버튼을 눌렀습니다.

클라로는 “Who's your bias?”라는 질문으로 발표를 열었습니다. 최애는 K-팝 그룹일 수도, 배우일 수도, Faker 같은 프로게이머일 수도 있는데, 팬들은 최애가 간 곳에 가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 내리는 순간 부딪히는 건 한국식 예약 플랫폼이고, 매달 구독료를 받는 AI 에이전트들은 국경 앞에서 멈춥니다. 클라로의 Bias는 최애가 걸었던 길을 퀘스트처럼 따라 걷게 해 주는 K-팬 여행 에이전트입니다.

클라로는 AttentionX의 ‘한국의 엔터·게임 감각으로 미국 Personal Agent와 겨루는 서비스’ 미션을 고른 세 사람의 팀으로, 이날 커밋을 446번 쌓아 41팀 가운데 가장 많이 커밋했습니다. 제출서에는 오늘 만든 것으로 퀘스트형 온보딩과 Claude 에이전트, VM 샌드박스, 한국어 전화 예약을 적었습니다. 발표자료는 하나의 Claude가 세 가지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합니다. 공개된 팬 성지와 한국 지도 데이터로 퀘스트 라인을 짜는 개인 에이전트, 여행자 전용 VM 안에서 한국 서비스를 대신 다루는 오퍼레이터, 식당에 한국어로 전화를 거는 음성 에이전트입니다. 2025년 한국을 찾은 방문객 1,850만여 명 가운데 42%가 K-콘텐츠 때문에 여행을 떠올렸다는 숫자도 적었고, 다음 7일 동안 실제 전화 회선과 대기 명단을 붙여 서울을 찾는 K-팬과 베타를 열겠다고 했습니다.

무대에서는 누군가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본 간판 하나로 BTS가 연습생 시절 밥을 먹던 유정식당을 찾아냈고, 전화로만 예약을 받는 곳이라 Bias가 한국어로 대신 전화를 걸었습니다. 가상 매장과 연결한 시연이었지만, 7시는 꽉 찼고 7시 반은 된다는 답에 한 번 탭으로 예약이 끝나고 구글 지도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보여 줬습니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매달 AI 구독료를 내지 않으니 Bias는 eSIM처럼 한국에 머무는 날만큼 미리 내는 방식이고, 현지 앱 열 개 대신 앱 하나면 되며, eSIM과 렌터카처럼 여행자가 이미 사는 곳에서 팔 계획입니다. 전 세계 K-팬은 2억 2,500만 명이고, 컴백과 콘서트 때마다 한국에 다시 옵니다.

‘VC 4곳이 손을 들었어요’가 뜬 LED 앞에 선 클라로 팀

질의응답에서는 이 서비스가 없을 때 대표 본인은 어떻게 했는지부터 나왔습니다. 클라로는 평소 AI를 자주 쓰지 않다가 여행 때만 지도나 Gemini를 꺼내 쓰는 사람에게 전화와 예약, 길 찾기, 택시 기사와의 대화까지 대신해 주는 여행 기간 한정 에이전트라고 답했고, 출국 이틀 전부터 미리 쓸 수 있게 해 전화로만 받는 식당이나 전시를 사전에 예약하게 한다고 했습니다. 인기 많은 식당이 AI의 전화를 받아 줄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외국인은 아예 전화를 못 하는 상황이니 전화로 예약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낫다고 봤습니다. 식당이 아이돌과 인플루언서에게 돈을 내고 방문을 끌어오는 기존 경제와 어떻게 엮일 거냐는 영어 질문에는, 인플루언서까지 범위를 넓히고 식당에는 검색 광고처럼 광고를 제안하되 예약하면 할인을 주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첫 심사에서 “단순 가이드가 아닌 장벽을 넘겨주는 서비스”라는 평과 “유사한 서비스가 3년 전에 출시되어 인수된 바 있는 비즈니스 모델임”이라는 평을 함께 받았던 이 팀에는, 샤크탱크에서 VC 네 곳이 한꺼번에 미팅을 청했습니다. 저는 반대로 팀이 VC에게 묻는 시간을 열었고, 클라로는 K-컬처를 넘어 중국이나 아프리카, 다른 아시아 문화로도 넓힐 서비스라 그쪽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미국 본사에서 전 세계 컨슈머 서비스에 투자해 온 노하우, 보스턴과 싱가포르에 직접 둔 현지 인력, 팀의 모델과 제품 역량에 대한 평가가 차례로 나왔고, 한국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도와 온 VC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K-팬 이것만 봤을 때는 아직 매력이 없고, 여행 에이전트만으로도 매력이 없는데, 이걸 합치니까 매력적이더라고요.

클라로는 Goodwater Capital을 골랐고, 여러 VC가 한 팀에 몰린 건 이날 처음이었습니다.

와일드카드로 본선 마지막 자리를 차지한 트라가티제의 발표는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작은 브랜드를 좋아하게 된 관광객이 비행기를 타고 집에 돌아가면 그 가게는 어떻게 될까. 답은 “It loses her forever.”였습니다. 작년에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1,890만 명인데 집에 돌아가면 다시 살 방법이 없습니다. 상세 페이지는 한국어뿐이고 영어나 일본어로 답하는 사람도 없으며, 대행사를 쓰면 한 달에 180만 원까지 듭니다.

그래서 판매자가 영상 하나를 올리면 AI가 7개 언어로 짧은 영상 3개를 만들고, 영상마다 들어간 번호로 전화하면 AI 상담원 티제가 받습니다. 무대에서는 일본어로 니트를 사고 싶다고 전화하자 티제가 상품을 확인하고 상세 링크를 문자로 보냈는데, 발표자는 그동안 판매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She was sleepy.”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오후 실제로 한 판매자에게 물어 수요가 있다는 답을 들었고, 성수와 명동, 홍대의 소상공인 브랜드 4,000곳 정도가 외국인 문의를 받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수수료 없이 월 29,000원부터 받는 구독이고, 통화 비용은 분당 100원 수준이며, 다음 단계는 성수의 매장 10곳과의 파일럿입니다.

‘One product video, sales worldwide’ 슬라이드 앞에 선 트라가티제 팀

트라가티제는 네 사람의 팀으로, 첫 심사는 PASS 3표, FAIL 1표였습니다. 제출서의 데모 사용법을 따라가면 샘플 버튼 하나로 미리 돌려 둔 실제 AI 결과, 그러니까 대본과 짧은 영상 3개, 7개 언어 문구가 15초 안에 나오고, 내 상품을 한 줄 적거나 세로 영상을 올리면 1~2분 뒤 실제 AI 숏폼이 만들어집니다. 화면에 적힌 번호로 전화하면 티제가 실제로 받아 상품과 가격, 살 곳을 안내합니다. 발표자료에는 한국 온라인 판매자 70만 2,000곳을 바탕으로 잡은 연 8,050억 원의 시장과 그중 영상을 쓰는 판매자 14만 곳, 다음 목표인 미국 소상공인 21만 5,000곳이 적혀 있었고, Claude Sonnet 5.5가 하이라이트와 번역, 자막, 티제의 답변을 맡되 티제는 판매자가 준 데이터 안에서만 답한다고 밝혔습니다.

라이브 커머스를 직접 하는 팀원은 한 번 만든 라이브 영상이 일회성으로 사라지는 게 아쉬웠고, 코로나 때 오프라인 매장이 직접 방송을 찍어 팔던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했습니다. 질의응답에서는 온라인 판매 채널과 결제 수단조차 없는 소상공인이 많아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려면 에스크로 같은 장치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지적이 나왔고, 트라가티제는 문자에 구매 링크를 넣고 링크가 없는 가게는 플랫폼에 들여 결제와 배송을 직접 붙이겠다고 답했습니다. 한국에서 시작해 일본과 동남아, 미국으로 넓힐 계획입니다. 첫 심사에서는 “커머스 채널이 점점 가벼워지면서 개인 사업자들도 쉽게 접근 가능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함”이라는 평을 받았지만, 이날 후속 미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허김형건준우의 Onehouse는 Facebook이나 Instagram의 추천 친구를 본 적 있느냐는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발표자는 그런 추천을 봐도 누구인지 모르니 한 번도 눌러 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요즘 SNS는 팔로우든 연결 요청이든 내가 먼저 움직여야 하고, 새 관계보다 이미 아는 사람과의 관계를 다지는 데 치우쳐 있습니다. 그래서 나를 잘 아는 친구가 세상 모든 사람을 안다면, 열 명의 목록을 주는 대신 열 명을 직접 소개해 주지 않겠느냐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링크를 열면 가입도 프로필도 없이 방에 들어가고, 모두의 정보를 아는 에이전트 one이 먼저 말을 겁니다. 같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할 디자이너를 찾아 달라고 하면 one이 방 안의 290여 명을 훑어 가장 맞는 사람을 띄우고, 그 사람이 지금 무엇을 찾는지와 왜 나와 맞는지까지 설명해 줍니다. 미국의 18~24세 대학생 가운데 공동 창업자나 팀원, 새 친구를 찾는 빌더부터 시작해 Gen Z 전체로 넓힐 계획입니다.

Onehouse 소개 화면 앞에서 발표하는 허김형건준우 팀

허김형건준우는 BASS Ventures의 ‘1년 안에 전 세계 1억 명이 쓰는 컨슈머 AI’ 미션을 고른 두 사람의 팀으로, 제출서의 오늘 만든 것 칸에 모든 부분을 새로 만들었다고 적었습니다. 발표자료는 Facebook 이용 시간 가운데 친구의 콘텐츠가 17%, Instagram은 7%뿐이라는 FTC와 Meta의 소송 판결문 숫자로 지금의 SNS를 짚고, 쓰는 방법을 세 단계로 정리했습니다. 게시물을 올리는 대신 에이전트에게 나를 이야기하면 되고, 에이전트가 내 말과 LinkedIn·GitHub 링크를 보고 맞는 사람과 그 이유를 찾아 주며, 양쪽이 모두 좋다고 해야 비로소 대화가 열립니다. 서로 동의하기 전에는 모르는 사람이 먼저 말을 걸 수 없게 한 것입니다.

질의응답에서는 목적이 분명한 사람을 찾아 주는 서비스인지 링크드인처럼 관계를 넓히는 SNS인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의도는 어떻게 끌어내고 바뀌는 관심사는 어떻게 따라가는지가 나왔습니다. Onehouse는 SNS에 가깝다고 답했고, 온보딩에서 에이전트와 나눈 대화로 관심사와 대화 성향을 파악한 뒤 시간이 지나면 연결을 제안하며, 링크드인 같은 외부 링크를 읽고 주기적으로 웹을 검색해 정보를 계속 새로 고치겠다고 했습니다. 공동 창업자나 디자이너를 찾는 창업가처럼 유대가 강한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연결된 사람이 찾는 사람을 다시 잇는 식으로 네트워크를 키우겠다는 것입니다.

첫 심사에서 “판단에 들어가는 노력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해결하는 관점”이라는 평을 받았던 이 팀에는 VC 세 곳이 만나고 싶다고 나섰고, 허김형건준우는 따로 묻지도 않고 자기들이 고른 미션을 낸 BASS Ventures를 택했습니다.

사람의 노하우와 현장이 데이터가 됩니다

NERO의 Handover는 SCHMIDT의 ‘사라질 직업 1,000만 명’ 미션에 대한 답입니다. AI로 사라질 직업의 노하우를 Claude가 인터뷰로 끌어내 봉인된 노하우 팩으로 만들고, 회사 이름과 시스템 이름을 지운 블라인드 카드로 기업과 AI에 이어 팩 판매와 건당 문의, 채용으로 연결합니다. 파는 쪽은 감원을 앞둔 필리핀 마닐라의 BPO 상담원으로, 업계 종사자가 190만 명인데 협회는 2028년 고용 목표를 250만 명에서 185만~214만 명으로 낮췄습니다. 사는 쪽은 상담 AI를 운영하는 미국 기업과 AI 평가 데이터 회사입니다.

노하우 팩 슬라이드 앞에서 Handover를 발표하는 NERO 팀

NERO는 세 사람의 팀으로, 제출서에는 인터뷰와 Claude의 꼬리 질문, 추출과 일반화, 블라인드 카드, 수요 매칭, 봉인된 질의응답, 모의 결제와 인계서 열람, Claude가 한 일을 보여 주는 영수증까지 전 흐름을 10시 이후 새 레포에서 만들었다고 적었습니다. 화면 5개와 API 11개, Claude 호출 4개, 데이터베이스 테이블 10개였습니다.

발표자료 첫 장의 문장은 ‘Your job may end. Your judgment doesn't.’였고, 둘째 장에는 값을 매기는 방식이 있었습니다. 인계서 전문을 여는 데 149달러, 사례 하나를 연결할 때마다 20달러를 받아 그중 70%를 작성자에게 주고, 채용으로 이어지면 15%를 받습니다. 회사 데이터가 아니라 그 사람의 판단만 올리니 법적 위험이 작다는 점과, 다음 7일 동안 사례별 연결 기능을 열고 판매자 10명과 구매자 3곳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적혀 있었습니다.

데모에서는 마닐라 통신사 5년 차 상담원의 답변에 Claude가 꼬리 질문을 붙여 인계서를 봉인했고, 요금제를 중간에 바꾼 고객의 로밍 분쟁을 AI가 못 푼다는 구매자의 고민에 카드 3장이 이유와 함께 매칭됐습니다. 구매자는 인계서를 열지 않고 질문에 대한 답부터 받아 보고, 값을 치르면 그때 전문이 열립니다. 이 아이디어는 첫 심사에서부터 의견이 갈려, 한 VC는 “직업이 아닌 노하우 중심의 매칭 시스템이 굉장히 신선했음”이라고 했고 다른 VC는 “AI로 사라지는 직업이라고 하면 AI로 대체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서, 노하우 팩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기업이 돈을 낼지 의문이네요”라고 물었습니다.

질의응답에서는 기업별로 추천하는 사례 세 개를 어떻게 고르는지, 기존 데이터 벤더와 무엇이 다른지, 결국 누가 사는지가 이어졌습니다. NERO는 기업이 질문을 입력하면 카테고리가 나뉘고 AI가 점수를 매겨 1위부터 3위까지 추천한다고 답했고, AI가 가공한 데이터가 아니라 상담사의 실무 노하우를 직접 데이터로 만든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들었습니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중 누구부터 모을지에는 노하우 제공자부터라고 답하며, AI가 제공자의 답마다 점수와 희소성을 매긴다고 했습니다. 양쪽을 다 잘 알아야 하는 사업인데 왜 이 팀이 잘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고, 이날 후속 미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동병상련의 발표자는 해운과 물류에서 25년을 일했고 25년 차 엔지니어와 함께 HubTrace를 만들었다며 “So you're looking at the work of fifty years.”라는 말로 팀을 소개했습니다. HubTrace는 화물 네트워크를 위한 실시간 3D 관제탑으로, 화물 추적과 작업 지시, 배송지 재배정을 한 화면에 모아 배차 담당자와 현장 관리자가 같은 화면을 보며 바로 움직이게 합니다. 첫 시장으로 고른 일본에서는 2024년 4월부터 트럭 기사의 초과 근무가 연 960시간으로 묶이면서, 3PL과 운송사가 창고 관리 시스템과 운송 관리 시스템을 오가며 배송 계획을 계속 고쳐야 합니다.

마이크를 들고 HubTrace를 소개하는 동병상련 팀

오른쪽의 AI 물류 비서에게 음성이나 채팅으로 내 화물이 지금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 상태를 확인해 답하고, 급한 점검을 요청하면 작업 지시서를 만들어 승인을 기다리며, 남은 배송지를 다른 차량에 넘기라고 하면 승인과 함께 지도의 경로가 바뀝니다. 모든 실행은 사람이 승인한 뒤에만 일어나고, 실시간 평가 14개와 오프라인 테스트 44개를 거쳤으며, 로그인 없이 바로 써 볼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팀인 동병상련은 발표자료에 Claude를 쓰는 방식을 따로 적었습니다. Claude Opus 5.5가 요청마다 선택지와 참·거짓, 점수로 이어지는 구조화된 판단을 내놓으면 서버가 그 판단을 검증하고 조회를 돌린 뒤, 데이터를 바꾸는 일은 모두 한 번 탭으로 승인할 때까지 붙잡아 둡니다. 빠른 모드의 응답 시간은 중앙값 5초 안팎이었고, 다음 7일 동안은 일본어 화면과 음성을 붙이고 실제 창고·운송 관리 시스템 데이터를 연결해 일본의 3PL 거점 한 곳과 파일럿을 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질의응답에서는 3PL 시스템을 붙이기 어렵고 영업 기간도 긴 일본을 왜 첫 시장으로 골랐는지가 먼저 나왔고, 발표자는 일본이 보수적이라는 지적에 “사실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라고 인정하며 일본은 시뮬레이션 모델로 잡은 것일 뿐 한국과 일본을 넘어 아시아 전체에 적용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디지털 전환 때도 많이 듣던 디지털 트윈에 AI가 붙으면 고객이 느낄 만큼 큰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25년 동안 새 사업을 할 때마다 실무에서 늘 벽에 부딪혔다며 이 제안과 빌드업이 변화의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물류와 해운은 보수적이고 장벽이 높은 데다 데이터가 무거워 다들 변화를 두려워하니, 3PL을 하는 작은 업체부터 시작하고 정책이 뒷받침되면 전환이 빨라질 거라는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기술적 강점을 묻자 엔지니어는 Python 크롤러와 Three.js로 만들었고, 판단 모델의 응답이 70~500밀리초 수준이라 CCTV나 센서와 붙이면 화재 같은 안전사고에도 에이전트가 바로 판단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첫 심사에서 “Interactive 3D is so cool. 눈에 즐거움을 주는 서비스이네요”라는 평과 함께 “동사의 솔루션이 모듈화되어 있어 SaaS 공급이 가능한지, 아니면 고객사별로 SI 최적화를 해야 하는지에 따라 향후 성장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판단함”이라는 숙제를 받았던 이 팀은, PASS 3표와 FAIL 2표로 간신히 올라온 본선에서 AttentionX와 다음 미팅을 잡았습니다.

팀 스프린트의 Stepcast는 새로 나온 IKEA 설명서 표지에 적힌 ‘이걸 스캔해서 영상을 보라’는 문구로 시작했습니다. IKEA조차 종이로는 부족하다는 걸 안다는 것입니다. 조립하다 막힌 고객은 전화를 걸고 그 전화 한 통에 13.5달러가 드는데, IKEA는 영상과 콜센터에 돈을 쓸 수 있지만 작은 브랜드는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래서 브랜드가 PDF 설명서를 올리면 Claude가 3D 조립 안내 초안을 만들고, 브랜드가 검수하면 고객은 상자의 QR만 찍어 앱 없이 따라 합니다.

후속 미팅 응답 1/6이 뜬 Stepcast 화면 앞에 선 팀 스프린트

세 사람의 팀인 팀 스프린트가 제출한 발표자료는 슬라이드가 아니라 A4 두 장짜리 글이었습니다. 그 글에 따르면 이날 넣은 것은 IKEA KALLAX의 24쪽짜리 설명서 PDF 하나뿐이었고, Claude가 설명서를 읽어 부품 9종과 조립 14단계를 찾아냈습니다. 판재는 오크 질감의 3D로, 나사와 나무못은 제 모양대로 만들었고, 단계마다 부품이 제자리로 들어가며 육각렌치와 망치가 실제로 돌아갑니다. 훨씬 복잡한 프라모델 비행기 키트 설명서로도 같은 방식이 통한다는 것까지 확인했고, 검수 화면에서 3단계의 나사를 1번에서 2번으로 바꾸면 남은 단계의 부품 목록과 수량이 함께 바뀌게 했습니다. AI는 초안을 만들고, 정확성은 제품을 가장 잘 아는 브랜드가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사람들은 이미 여기에 돈을 내고 있어서, 사람 손으로 3D 안내를 만드는 Bilt는 제품 하나에 3~6일이 걸리는데, 그 고객사 한 곳은 문의 전화가 30% 줄었습니다. Wayfair 한 곳에만 공급사가 2만 곳이고 대부분 작은 회사입니다. AI는 제품당 한 번만 돌리니 고객이 볼 때는 AI 비용이 없고, 새 Claude 모델로 비용이 40% 줄었습니다. 해자는 고객이 어느 단계에서 막히는지에 대한 데이터이고, 브랜드가 그 단계를 고치면 QR은 그대로라 다시 인쇄할 필요도 없습니다. 발표는 “Paper is not enough, not even for IKEA.”로 끝났습니다.

기업이 AI 도구로 직접 3D를 만들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팀 스프린트는 Claude 모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3D 모델링도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이날 처음 뽑은 모델을 20번 넘게 고치며 실제 담당자처럼 눈으로 검수했기에 품질 자체가 다르다고 답했습니다. 시장 진입 전략을 묻자 2~3주면 프로토타입이 완성되니 설명서를 꼭 넣어야 하는 규정이 있는 중소기업 대표들부터 만나고, 이 자리에서 이야기가 잘되면 IKEA와도 연결해 달라며 조금씩 길을 찾겠다고 했습니다. 첫 심사에서 FAIL을 하나도 받지 않고 “신선한 아이템으로 향후 M&A 가능성도 존재함. 다만 기술의 진입장벽과 2D>3D 전환을 위한 AI 토큰비용 구조에 따라 성장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판단함”이라는 평을 받았던 이 팀에는, 샤크탱크에서 SpringCamp가 다음 미팅을 청했습니다.

AZ의 Story Studio는 BASS Ventures의 ‘1년 안에 1억 명’ 미션을 웹소설로 풀었는데, 여기서 1억 명은 작가가 아니라 독자입니다. 메모나 사진, 긴 글과 문서를 던지면 AI가 인터뷰하며 이야기 지식 그래프를 키우고, 기획자와 작가, 편집자, 독자, 표지 디자이너 역할의 에이전트가 그 그래프를 기억 삼아 장편으로 가도 설정이 무너지지 않는 웹소설과 드라마 대본을 함께 씁니다. 갈림길에서 방향을 고르면 편집자가 설정 오류를 잡고 독자가 사이다와 고구마 같은 반응을 미리 짚어 주며, 출판을 누르면 Claude가 표지를 그려 블로그처럼 누구나 무료로 읽게 공개합니다. 미국에서 웹소설과 숏드라마를 즐기지만 글을 써 본 적은 없는 사람들이 타깃이고, 첫 심사에서 한 VC는 이 팀에 이렇게 남겼습니다.

‘이 팀과 후속 미팅을 하고 싶은 VC는? 5/6’이 뜬 LED 앞의 AZ 팀
못 쓰는 게 아니라 꺼내지 못하는 거라는 관점이 인상적

두 사람의 팀인 AZ는 발표자료에서 첫 시장을 Wattpad와 Webnovel, Royal Road, Tapas에 연재하는 미국과 영어권 웹소설 작가로, 다음 시장을 일본의 Narou와 Kakuyomu, 그리고 동남아시아로 잡았습니다. 날마다 회차를 올리다 보면 수백 화쯤에서 인물과 규칙, 복선이 흐트러지는 설정 붕괴를 문제로 꼽았고, 모든 에이전트가 Claude Opus와 Sonnet, Haiku 5.5로만 돌아가며 한국어와 영어 화면, 모바일까지 지원한다고 적었습니다.

질의응답에서는 1억 명의 작가를 모으겠다는 건지부터 나왔고, AZ는 1억 명은 독자이고 플랫폼이 되겠다고 답했습니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화면인데 내용은 전문 작가를 겨냥한 것 같다는 지적에는, 누구나 AI의 도움으로 콘텐츠를 발행하고 작가로서 자기 브랜드를 만드는 플랫폼이 목표라고 했습니다. AI가 만든 콘텐츠가 넘쳐 신선함이 줄고 웹소설 커뮤니티의 경계심도 큰데 어떻게 자리를 잡을지에는, 집필 지원부터 내놓고 이야기의 갈림길마다 편집 매니저가 작가와 방향을 함께 정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대작이 나오면 저작권은 누구 것이냐는 질문에는 저작권은 작가가 갖고, 플랫폼은 구독료를 받는 보조 역할에 머물며 무료 작품에는 광고를, 유료 작품에는 수익 배분을 붙이겠다고 했습니다. 대만에 이미 비슷한 서비스가 있는데 다른 서비스나 Claude 자체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초기에 작가를 모으려고 이용료를 낮추고 유료 결제 수익은 정산 없이 작가에게 모두 주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오래 코드를 짜 온 두 사람은 코드의 가치가 더 이상 개발자만의 것이 아니게 된 지금, AI로 할 수 있는 일의 다음 자리는 콘텐츠를 만드는 쪽이라고 봤습니다. 첫 심사에서 “이미 유사한 서비스는 많이 출시되어 있으며 단순히 작품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얼마나 짜임새가 높은 작품을 출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 요소임”이라는 지적도 함께 받았던 AZ는, 이날 후속 미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규칙이 독특했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8팀의 발표가 모두 끝나고 LED에 최종 결과를 띄웠습니다. Arakyn과 동병상련은 AttentionX와, 클라로는 Goodwater Capital과, 팀 스프린트는 SpringCamp와, 허김형건준우는 BASS Ventures와 후속 미팅을 잡아 8팀 가운데 5팀이 VC와 다음 약속을 만들었습니다. AttentionX가 두 팀과 이어진 건 무대 직전에 매칭 제한을 풀지 않았다면 없었을 장면입니다. 매칭과 상관없이 본선 8팀은 모두 팀당 5,000달러어치 Claude 크레딧을 받기로 했습니다.

결과를 놓고 보면 VC가 낸 미션과 저녁에 VC가 고른 팀이 늘 같지는 않았습니다. 자기 미션을 푼 팀과 이어진 건 BASS Ventures와 허김형건준우, AttentionX와 Arakyn뿐이었고, AttentionX는 SV Investment의 미션을 푼 동병상련을, SpringCamp는 같은 미션의 팀 스프린트를, Goodwater Capital은 AttentionX의 미션을 푼 클라로를 골랐습니다. 미션은 출발점이었을 뿐, 저녁에 VC가 손을 든 이유는 결국 팀과 제품 쪽에 있었던 셈입니다.

주말 오후부터 밤까지 자리를 지킨 VC 여섯 곳과 크레딧을 후하게 내준 Anthropic, 공간을 열어 준 서울 AI 허브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마지막에는 VC와 창업팀, 끝까지 남은 참가자가 한데 모여 Ambition for Korea 파이팅을 외치며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날 밤 참가자 채널에는 “고생하셨습니다~! 해커톤 즐거웠어요~!”,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같은 인사가 늦게까지 올라왔습니다.

‘후속 미팅 5팀 확정’ LED 앞에서 찍은 VC와 참가자 단체 사진

행사가 끝나고 가장 많이 들은 말은 프로그램과 규칙이 독특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루 내내 모든 팀의 커밋이 화면에 쌓이고, VC의 판단이 들어올 때마다 초록과 빨강이 찍히고, 8자리가 차는 순간 문이 닫혔으니 그럴 만합니다. VC 한 줄 평 114개와 팀별 데모, 발표자료, GitHub 링크는 아카이브에 모아 두었고 미션별로 묶어 볼 수도 있으며, 매칭된 다섯 팀은 VC와 직접 이어 드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진출이라는 말을 꺼낼 때의 부끄러움이 하루 만에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그 말을 입으로만 하지 않고 하루 동안 실제로 해 본 사람이 105명 생겼고, 그중 다섯 팀은 이제 VC와 다음 이야기를 이어 갑니다. 이제는 기다리지 않으려 합니다.


이날 만든 서비스 전부

36팀이 제출한 서비스를 모두 옮깁니다. 본선에 오른 8팀을 먼저 적고 나머지는 제출 순서대로 적었으며, 한 줄 소개는 팀이 직접 쓴 문구 그대로입니다. 데모와 GitHub은 팀이 관리하는 주소라 나중에 닫힐 수 있습니다. VC 미션별로 묶어 보려면 아카이브의 미션별 보기를 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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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RO · Handover (본선 진출) AI로 사라질 직업의 노하우를 Claude가 봉인된 노하우 팩으로 만들고, 블라인드 카드로 기업·AI와 매칭해 팩 판매·건당 문의·채용으로 잇는 마켓 데모 · GitHub · 발표자료
  • 동병상련 · HubTrace (본선 진출, AttentionX와 후속 미팅) A live 3D control tower for cargo networks, with an AI logistics assistant that looks up, plans and acts — only with human approval. 데모 · GitHub · 발표자료
  • 클라로 · Bias (본선 진출, Goodwater Capital과 후속 미팅) 최애가 걸었던 길을 퀘스트처럼 따라 걷는, K-팬을 위한 동반형 여행 에이전트 데모 · GitHub · 발표자료
  • AZ · Story Studio (스토리 스튜디오) (본선 진출) 소재를 던지면 AI 작가실이 이야기 지식그래프를 키워, 장편으로 가도 설정이 무너지지 않는 웹소설·드라마를 함께 연재하는 AI 창작 스튜디오 데모 · GitHub · 발표자료
  • 팀 스프린트 (Team Sprint) · Stepcast (본선 진출, SpringCamp와 후속 미팅) 브랜드의 PDF 설명서를 고객이 QR로 앱 없이 따라 하는 3D 조립 안내로 바꾸는 AI입니다. 데모 · GitHub · 발표자료
  • 허김형건준우 · Onehouse (본선 진출, BASS Ventures와 후속 미팅) A new agentic social network that proactively connects you with strangers who fit you. 데모 · GitHub · 발표자료
  • 트라가티제 · 트라가티제 (본선 진출) 숏폼이, 24시간 끝나지 않는 라이브가 됩니다. 데모 · GitHub · 발표자료
  • CHOAM · Nunchi 눈치보는 에이전트, 감동을 주다 (미래지향적, 다소 낙관적) 데모 · GitHub · 발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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