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민원이 1시간 반 만에 앱이 됐습니다
10월 7일 수요일 오후, 펍지 성수에서 Bloom × Lovable 빌더톤이 열렸습니다. 컨셉은 ‘AI 민원센터’였습니다. 평소 AI로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 끝내 만들지 못한 것들을 행사 1주일 전부터 Bloom 디스코드의 민원센터 채널과 신청서를 통해 받았고, 당일에는 조별 네트워킹에서 서로의 민원을 직접 접수했습니다. 이후 참가자 전원이 Lovable로 민원 하나씩을 골라 약 1시간 30분 동안 제품을 만들었고, 그렇게 30개의 서비스가 탄생했습니다.
민원이 있다는 건 쓸 사람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번 행사의 주제인 Taste Is All You Need는 AI가 코드를 빠르고 쉽게 짜 주는 시대에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이 만드는 사람의 취향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서로의 고민을 먼저 듣고 그 문제를 직접 풀어 보는 시간으로 하루를 짰습니다. 민원은 누가 쓸 것인지, 지금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무엇이 있으면 좋겠는지 세 줄이면 충분하다고 안내했고, 매주 반복되는데 아무도 자동화하지 않은 업무나 아이디어는 오래됐는데 첫 화면을 끝내 못 만든 사이드 프로젝트, 스프레드시트로 버티고 있는 모임 운영 같은 예를 들었습니다. 김준수 님은 굳이 민원을 받은 이유를 고객에서 찾았습니다.
민원이 있다는 건 결국 고객도 있다는 거거든요. 내가 만들기만 하면 누군가 쓸 사람이 이미 존재한다는 거죠.
이날 온 사람들도 코드를 직접 쓰지는 않더라도 자기 문제와 만들고 싶은 것이 분명한 분들이라는 게 김준수 님의 생각이었고, 남의 문제를 들으면 무엇을 만들지에 대한 영감도 많이 받는다고 했습니다. 혼자 AI를 붙잡고 백날 고민해 봐야 생각보다 답이 한정적으로 나오니, 최대한 질문하고 대화를 나눠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민원이 없을 만큼 행복하고 평화롭게 사는 분이라면 다른 사람의 민원을 대신 풀어 주면서 개발 실력을 연습해 보면 된다는 말도 덧붙였고, 평일 반나절을 통째로 비운 이유는 자신의 경험에서 꺼냈습니다.
항상 주말에 열심히 해야지 하는데, 생각보다 주말에 혼자서 시간을 잡고 하려고 하면 인간의 의지가 나약해서 잘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일에 아예 사람들을 다 같이 모아 놓고 하면 훨씬 더 열심히 몰입해서 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이렇게 모셨습니다.
프리랜서와 대학생, 취업 준비생에게는 평일 낮이 가장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이고, 직장인에게는 연차를 하루 쓸 만한 자리가 되길 바랐습니다. 만든 결과물을 각자의 사업이나 포트폴리오에 바로 쓸 수 있게 하자는 것도 처음부터 세운 목표였습니다.

녹음을 켜 두고 하는 네트워킹
조는 무작위로 짰지만 네트워킹을 위해서만 쓰고, 만드는 건 각자 혼자 하는 개인전이었습니다. 네트워킹은 30~40분 동안 지금 하는 일을 간단히 소개하고, 요즘 겪는 불편이나 오늘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을 말로 나눈 뒤 그걸 어떻게 만들지까지 이야기하는 순서로 진행했습니다. 대화하는 동안 녹음을 켜 두라는 김준수 님의 팁도 있었는데, 말로 나누다 보면 머릿속이 정리되는 데다 그 녹음을 그대로 AI에게 먹이면 개발이 훨씬 빨라진다는 이유였습니다.

네트워킹 자리 위에 띄운 QR로는 Bloom 앱(app.bloomworld.ai)에 가입할 수 있었는데, 초대를 받아야만 들어올 수 있는 앱이라 이날 QR을 찍은 분들은 김준수 님이 관리자 권한으로 한꺼번에 초대했습니다. 가입하면 각자 프로필 멤버 카드가 생기고 그 카드끼리 1촌을 맺을 수 있는데, 1촌인 멤버가 Mixer를 열면 알림이 갑니다. 만날수록 나와 결이 맞고 뜻이 맞는 사람을 남겨 가는 오프라인판 링크드인이 Bloom 앱이 그리는 모습입니다. 또 다른 QR은 디스코드 민원센터 채널로 이어져, 공지와 결과물 링크를 전부 그곳에 모았습니다.
말로 설명하면 앱이 되는 Lovable
이날 참가자 모두가 쓴 Lovable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작한 AI 앱 빌더로, 만들고 싶은 것을 말로 설명하면 화면과 기능을 갖춘 웹 앱을 만들어 주고 다 만든 앱은 lovable.app 주소로 바로 공개할 수 있습니다. 출시 8개월 만에 연간 반복 매출 1억 달러를 넘겨 가장 빠르게 성장한 소프트웨어 회사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데, 코드를 쓰지 않는 사람도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이 회사가 내세우는 말입니다.

참가자 전원이 Lovable 크레딧 100개씩을 받아 오후 2시부터 3시 반까지 만들었고, 30개 가운데 29개가 그 자리에서 lovable.app 주소로 공개돼 누구나 바로 열어 볼 수 있었습니다. 구글 로그인으로 어느 기기에서든 일정을 이어 보는 비서, 캡처 한 장을 읽고 사기인지 짚어 주는 AI, 공공데이터 OpenAPI로 전국 보호소 공고를 불러오는 서비스, 한 링크로 일행이 함께 들어오는 방, 기획서를 넣으면 발표 슬라이드와 PDF까지 만들어 주는 도구가 모두 1시간 반 남짓 만에 나왔습니다. 잘 만든 결과물은 링크를 모아 Lovable에도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확정된 건 아니지만, Genspark, Higgsfield와 함께한 행사에서 좋은 결과물을 낸 분들이 추가 크레딧을 넉넉히 받았던 것처럼 후속 지원이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나를 돌보는 앱
「쉼표」(dev-chameleon.lovable.app)는 서울에서 일하는 프리랜서를 위한 웰니스 플래너입니다. 일정 사이의 빈 시간을 찾아 그 시간에 맞는 장소나 휴식을 제안하고, 다음 일정 전에 챙길 준비물까지 알려 줍니다. 현재 위치는 수집하지 않고 모든 데이터를 내 기기에만 저장한다는 안내를 첫 화면에서 먼저 밝혀 둡니다.
「DOERS」(start-your-doing.lovable.app)는 STOP SCROLLING, START DOING을 내건 AI 웰니스 앱으로, 보고 저장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오늘 하나를 직접 해 보라며 매일 나를 위한 작은 실천을 이어 가게 돕습니다.
「Star by Star」(sky-lit-tasks.lovable.app)는 할 일 하나를 끝낼 때마다 오늘 밤하늘에 별이 하나씩 켜지고, 모두 끝내면 숨겨진 별자리가 나타나는 캐주얼한 할 일 게임입니다. 그렇게 모은 별자리가 달마다 쌓여 나만의 우주가 됩니다.
「나의 매니저」(weather-routine-planner.lovable.app)는 날씨와 루틴, 일정을 함께 고려해 하루를 정리해 주는 AI 비서로, 만든 분은 느슨해지는 자신이 열심히 살도록 채찍질해 줄 매니저라고 소개했습니다.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어느 기기에서든 내 일정과 루틴을 이어서 관리할 수 있습니다.
「Today」(pixel-perfect-showcase-0870.lovable.app)는 AI 비서실장(Chief of Staff)입니다. 내가 어떤 삶을 원하는지 AI와 함께 구체화하고, 그 미래로 가는 경로를 만든 뒤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지까지 정해 줍니다. 예시 화면에는 미래의 내 모습과 오늘 일정이 나란히 놓이고, 비서실장이 오늘 비어 있는 시간 가운데 1시간 30분을 가장 중요한 장기 목표에 쓰라고 권합니다. 오늘 하루를 되고 싶은 사람과 이어 준다는 것이 이 앱의 소개 문구입니다.

「종교대통합 처방전」(bible-comfort-card.lovable.app)은 불안이나 지침, 진로, 외로움, 분노처럼 지금의 마음을 고르고 속마음을 300자 안으로 적으면, 성경과 불교, 철학 세 전통의 시선을 한 통의 편지처럼 묶어 처방해 줍니다. 성경 구절은 개역개정에서, 불교와 철학의 말은 고전 경전과 저작에서 가져와 다듬었다고 출처도 밝혀 두었습니다.
「마이에우」(maieu.lovable.app)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 곧 문답법을 뜻하는 마이에우티케(Maieutike)에서 이름을 땄습니다. 질문은 마이에우가 하고 생각은 사람이 하는, AI가 대신 쓰지 않는 글쓰기와 사유의 공방으로, 만든 분은 이 서비스를 떠올린 계기를 이렇게 적었습니다.
AI를 사용하게 되면서 모두의 생산성은 더 많이 올라가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하고 고민하는 능력은 점점 줄어들고 내 생각의 기록들도 파편화되어 흩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이에우는 남보다 먼저 내 논리의 빈틈을 찾아 주는 10분짜리 반론 상대를 자처합니다. 글을 대신 써 주지 않고 약한 논리와 빈틈에 빨간 펜만 그은 뒤, 고쳐 쓰는 일은 사람에게 맡깁니다. 떠오른 생각을 질문 없이 쌓아 두는 기록 모드와, 질문에 답하고 내 말로 다시 쓴 뒤 아직 풀리지 않은 질문까지 적어 두는 깊이 파기 모드가 있습니다. 기획서나 발표 자료의 맹점을 상사나 고객보다 먼저 찾아보고, 링크드인 글이나 자기소개서를 남의 문장이 아닌 내 생각으로 고쳐 쓰는 데 써 보라는 것이 이 앱의 제안입니다.
가족과 동네의 민원
「우리아이 기질 육아」(my-child-advisor.lovable.app)는 그날의 상황과 내 행동, 아이의 반응을 짧게 기록하면 AI가 아이의 기질 프로필을 만들고, 기록이 쌓일수록 그 프로필을 고쳐 나가는 육아 코칭 서비스입니다. 떼쓰기나 수면, 식사 문제가 생기면 우리 아이 기질에 맞는 대처법을 물어볼 수 있고, 부부가 함께 육아관을 정리해 합의한 내용을 기록하는 공간도 있습니다.
「엄마가좋아아빠가좋아」(bloomy-parenting-hub.lovable.app)는 그 합의가 잘 안 될 때를 위한 서비스입니다. 육아를 두고 엄마 아빠의 생각이 부딪히면 누가 옳은지보다 우리 가족에게 맞는 방법을 찾도록 두 사람의 걱정과 의도를 공평하게 살피고, 아이의 안전과 발달을 가운데 두고 오늘 바로 해 볼 작은 합의를 제안합니다.
「이거 사기여?」(sagiscan.lovable.app)는 문자만 오면 이거 사기냐고 묻는 엄마를 위해 만든 서비스입니다. 문자나 카톡, 유튜브와 뉴스 캡처까지 사진이나 글로 올리면 AI가 수상한 부분과 대처 방법을 알려 주고, 가입 없이 하루 3번까지 무료로 쓸 수 있습니다. 입력칸을 길게 누르면 붙여넣기가 나온다는 안내나, 비밀번호와 인증번호는 가리고 올려 달라는 당부처럼 화면 곳곳에 부모님 세대를 생각한 문장이 들어 있습니다.
딸도 가끔은 답장이 늦으니까요. 엄마, 이제 여기에 먼저 물어봐.
「집으로」(jibeuro.lovable.app)는 공공데이터포털에 구조동물 조회 OpenAPI가 있다는 걸 알고 만든 서비스로, 전국 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동물의 공고를 한곳에서 보여 줍니다.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찾거나 실종 신고와 목격 제보를 나눌 수 있고, 유기된 아이를 입양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그대로 이름이 됐습니다.

동네 생활에서는 청결과 시설 점수를 따로 매겨 깨끗하고 시설 좋은 화장실부터 추천하는 지도 「내깨화(내 근처 깨끗한 화장실)」(simple-md-reader.lovable.app)가 나왔습니다.
「비 오는 날 대피소 지도」(rainy-day-escape.lovable.app)는 오늘 날씨를 불러와 비 예보가 있으면 내 위치 근처의 박물관과 전시, 카페 같은 실내 명소를 추천하고, 토스페이로 바로 결제까지 하게 만든 서비스입니다.
「모두의 막차」(makcha.lovable.app)는 분위기를 깰까 봐 조금만 더 하다가 막차를 놓쳐 본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한 명이 테이블을 만들어 링크를 공유하면 일행이 각자 폰으로 들어와 막차 시간을 입력하고, 모두의 막차를 모아 1차 해산까지 남은 시간과 각자 일어날 시각을 실시간으로 보여 줍니다. 남은 시간은 테이블 위에서 촛불이 녹아내리는 모습으로 표시되는데, 아직은 데모 테이블로 먼저 체험해 볼 수 있는 단계이고, 첫 화면에는 우리의 밤은 계속되고 촛불은 각자의 시간을 알려 준다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먼저 일어나는 사람이 미안해하지 않도록요.
「사진 맡겨도 돼?」(pic-coach.lovable.app)는 휴대폰은 프로인데 찍는 사람은 어떠냐고 묻는 스마트폰 사진 실력 테스트입니다. 함께 여행 가는 친구나 가족 중 누구에게 카메라를 맡겨야 할지 애매할 때 링크를 보내 보면 되는데, 로그인 없이 사진 7장으로 3분 남짓이면 촬영 감각이 나오고 8점 이상이면 믿고 맡겨도 됩니다. 결과는 조금 솔직할 수 있다는 경고도 미리 붙어 있습니다.
일과 커리어의 민원
「수주각」(suju-radar.lovable.app)은 각 나오는 외주만 골라 준다는 서비스입니다. 외주 개발자와 스튜디오가 고객을 찾으려고 위시켓과 정부지원사업, 오픈카톡을 매일 돌아다니는 문제를 풀려고, 그날 실제로 올라온 위시켓과 K-스타트업 공고를 매일 모아 내 회사와 기술 스택에 맞는 것만 골라 알려 줍니다. 회사 홈페이지나 GitHub 주소 하나만 넣으면 되고, 주소가 없으면 프론트엔드나 백엔드, 앱, AI·데이터, 기획·PM, 디자인 같은 직군만 골라도 됩니다. 공고마다 왜 당신인지와 경쟁자 수, 지금 지원하면 몇 번째인지까지 보여 줍니다.
반대로 고객이 의뢰를 올리면 맞는 개발자 화면에 실시간 알림이 가고, 직접 고객이 되어 의뢰를 올려 보면 혼자서도 양쪽을 다 체험할 수 있습니다. 수수료 없이 큐레이션만 하기 때문에, 플랫폼이 떼던 20%를 고객과 개발자가 나눠 갖는 구조입니다.
「Ctrategy」(insight-navigator-772.lovable.app)는 URL 하나로 30분 미팅을 준비하게 해 주는 웹사이트 진단 도구로, 아직은 데모 버전입니다. 상대 회사 홈페이지가 해야 할 일과 지금 하고 있는 일 사이의 차이를 근거와 함께 정리해 줍니다. 공개된 페이지만 읽어 출처 번호를 붙인 원자료, 문제와 기회와 미팅 질문을 근거와 확신도로 정리한 내부 판단, 승인 뒤 내부 표기를 걷어 낸 고객용 리포트까지 세 단계를 거치고, 모든 단계를 사람이 검토합니다.

「설득랩」(convince-craft.lovable.app)은 좋은 서비스나 기획서를 만들어도 팀장과 임원, 보안팀까지 설득해야 할 사람이 많다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기획서나 스펙 문서, GitHub 주소를 올리면 AI가 설득에 필요한데 빠진 숫자와 사실부터 되묻고, CEO나 CFO, 정보보호 책임자, 팀장처럼 상대마다 관심사를 정리한 뒤 다른 회사 사례와 통계를 찾아 사실을 확인해 상대별 설득 전략과 예상 질의응답을 써 줍니다. 결과는 편집용 Markdown과 발표용 16:9 슬라이드, PDF로 받아 볼 수 있습니다.
「RoleFit」(position-preview.lovable.app)은 이력서와 채용 공고를 넣으면 포지션 적합도와 지원 전략을 분석해 주는데, 이력서에 없는 경력이나 성과는 만들어 내지 않는다고 처음부터 못 박아 두었습니다. 이력서 파일은 브라우저에서만 처리하고, 입력한 내용은 서버에 저장하지 않습니다.
「원카드」(onecard-make-my-card.lovable.app)는 원카드/내이름 같은 나만의 주소로 연락처와 경력, 포트폴리오를 한 번에 보여 주는 모바일 명함을 3분 만에 만들어, 링크 하나로 공유하게 해 줍니다. 재활 트레이너와 프리랜서 디자이너, 동네 카페 사장님의 예시 명함이 걸려 있어, 회사원이 아닌 사람도 염두에 둔 서비스라는 게 보입니다.
「메타인지 테스트」(cognition-lab-collective.lovable.app)는 요즘 일부 기업이 채용에서 메타인지 테스트도 한다는 데서 착안했습니다. 단어 20개를 보고 몇 개나 기억할지 먼저 예측한 다음 실제로 테스트해, 예측과 실제의 차이로 내가 과신형인지 겸손형인지 알려 줍니다. 로그인 없이 5분 정도면 끝나고, 메타인지 연구의 캘리브레이션 측정 방식을 따랐습니다. 결과 카드를 친구에게 보내거나 전체 응답자 가운데 내 위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결과는 익명으로 저장돼 전체 분포 통계에만 쓰입니다.
「하우투워크」(howtowork.lovable.app)는 앞에서 소개한 「집으로」를 만든 분이 하나 더 만든 사이트로, AI가 짠 코드를 실행 순서대로 따라가며 로직을 단계별로 짚어 주고 코드와 대조해 근거까지 검증해 줍니다. 본인의 OpenAI나 Anthropic API 키를 발급받아 넣어야 쓸 수 있고, 올린 코드는 이 브라우저에만 저장되며 질문할 때 AI 분석을 위해 잠시 전송될 뿐 서버나 데이터베이스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요즘은 AI 없이 개발할 수 없는 시대가 온 것 같아요. 하지만 정작 AI가 구현한 코드가 실제로 어떻게 동작하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내가 구현했지만 어떻게 동작하는지는 모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코드와 함께 로직을 설명해 주는 사이트입니다.
「CDSS」(mindful-decision-lab.lovable.app)를 만든 분은 「막 만들어서 뭔지 잘 모르겠는데, 뭐가 나오긴 했네요」라며 링크를 올렸습니다. 막상 열어 보면 2×2 인지 편향 완화 실험을 위한 판정 지원 프로토타입으로, 기술 민원을 판정할 때 생기는 인지 편향을 증거의 균형으로 다루는 연구용 도구가 나옵니다. 전기차 충전기 적합성평가 재심이나 승강기 정기검사 불합격 이의신청 같은 예시 민원을 두고 감정 섞인 표현을 걸러 내고, 규정별 사실을 양쪽으로 쌓아 가며 판정을 너무 일찍 확정하거나 확증 편향에 빠지지 않도록 구조로 막는 방식입니다.
「FedLab」(learn-fl-lab.lovable.app)은 데이터가 기기를 떠나지 않는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을 기초부터 연구 최전선까지 배우는 학습 사이트입니다. 머신러닝을 처음 접하는 사람과 학부생, 대학원생으로 수준을 나눴고, 주 단위 커리큘럼에 따라 매일 수업을 하나씩 듣고 한 주를 마칠 때마다 암기가 아니라 이해를 확인하는 테스트를 봅니다. 데이터가 기기를 떠나지 않듯 머리도 헷갈린 채로 남겨 두지 않겠다는 소개 문구가 재치 있습니다. 첫 주만 해도 연합학습의 기본 구조부터 FedAvg 알고리즘, 기기마다 데이터가 다른 문제, 연합학습만으로는 부족한 개인정보 보호까지 다룹니다.
사람을 잇고 취향을 드러내는 앱
「결」(gyeol-love.lovable.app)은 행사 전 디스코드 민원센터 채널에 올라온 「진정성 있는 만남 앱」이라는 민원을 보고 시작했습니다. 사진과 조건만으로 빠르게 판단하는 소개팅 앱 대신 서로의 가치관과 생각을 먼저 알아 가는 만남 서비스로, 연락과 다툼, 주말, 관계의 속도에 관한 네 가지 질문으로 내 연애 스타일을 정리하고 좋아하는 영화나 음악 같은 취향에서 첫 이야기를 꺼내게 합니다. 하루에 소개하는 인연은 두 명뿐이라 끝없이 넘기지 않아도 되고, 마음에 든 답변에 관심을 보내 서로 수락하면 둘만의 대화가 시작됩니다.
매칭 전에는 프로필 사진이 보이지 않고, 대화를 나눌수록 흐림이 조금씩 옅어지지만 완전히 선명해지지는 않습니다. 실명과 전화번호, 직장명은 묻지 않고, 궁합 점수 대신 두 사람이 맞닿는 이유를 알려 줍니다. 누군가 남긴 민원을 다른 사람이 받아 1시간 반 만에 제품으로 만든 셈이라, 이번 민원센터가 하려던 일이 그대로 담긴 앱이기도 합니다.
「ApeTogether」(apetogether.lovable.app)는 어디를 가든 함께 클라이밍하거나 달릴 사람을 찾아 주는 영어 앱입니다. 근처 세션에 참여하거나 직접 세션을 열 수 있고, 클라이머를 매칭받거나 커뮤니티 행사와 암장 지도를 둘러보며 나만의 클라이밍 패스포트를 채워 갑니다.
「쇼미룩」(showmelook.com)은 정면에서 찍은 얼굴 사진 한 장을 올리면 스타일리스트 쇼미가 어울리는 패션 스타일을 제안하고 나만의 룩북을 완성하게 해 주는 AI 패션 스타일링 서비스로, 30개 가운데 유일하게 자체 도메인으로 공개됐습니다.
「차구경」(chagugyeong.lovable.app)은 국내에서 파는 프리미엄 차의 공식 가격과 제원, 출처가 분명한 사진을 한곳에서 보여 주는 서비스로, 지금은 72개 차종이 올라와 있습니다. 예산 상한을 슬라이더로 정하고 차체와 연료로 걸러 차를 찾은 뒤, 트림별 가격과 제원 차이를 보고 두 차를 나란히 비교할 수 있습니다. 차량 사진마다 촬영자와 이용 허락 조건을 달아 두었고, 목록은 시작 가격순일 뿐 순위가 아니라고 화면에 적어 두었습니다. 로그인이나 연락처 수집 없이 바로 쓸 수 있고, 아직 테스트 단계라 피드백을 환영한다고 했습니다.
가격마다 확인일과 원본 링크를 붙였고, 점수·순위·추천은 넣지 않았습니다.
펍지 성수에서 열린 행사답게, 배틀그라운드 보급품 상자를 골라 열면 일상 버전이나 배그 버전의 랜덤 벌칙이 나오는 「보급품 상자 뽑기」(pubgcarepackage.lovable.app)도 나왔습니다.

「엄마가좋아아빠가좋아」를 만든 분이 하나 더 올린 「내인생 재부팅」(nextlife-quiz-pix.lovable.app)은 인생이 지루하고 심심할 때 해 보는 심심풀이로, 수상한 다음 생 판정소에서 엉뚱한 질문 다섯 개에 답하면 50가지 결과 가운데 다음 생의 내가 도장 찍혀 나옵니다.
하루로 끝나지 않는 민원센터
30개 결과물은 오후 2시 39분부터 4시 47분 사이에 디스코드 민원센터 채널에 하나씩 올라왔고, 오후 4시부터는 이 작품들을 함께 보는 시연 시간을 가졌습니다. 엄마를 위한 사기 판별기부터 촛불로 막차 시간을 알려 주는 앱, 다음 생을 판정해 주는 앱까지 1시간 반 남짓 만에 나왔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기발한 것이 많았습니다.

순위를 매기거나 상을 주지 않는 공유회였는데, 「결」을 만든 분은 써 보고 싶은 사람은 하트를 눌러 달라고 남겼고, 써 본 사람들의 반응도 달리기 시작해 메타인지 테스트에는 「해 봤는데 재미있네요. 어떤 문제에 어떻게 응답했는지 복기도 가능하면 좋을 것 같아요」라는 의견이 붙었습니다. 민원을 낸 사람은 당장 써 볼 것이 생기고, 만든 사람은 쓸 사람이 정해진 채로 고쳐 나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써 볼 만한 것이 나오면 행사가 끝난 뒤에도 계속 고쳐 나가며 진짜로 쓰이는 AI 제품으로 키워 가는 것이 이 민원센터의 다음 단계입니다. 위의 서비스는 모두 지금 바로 열어 볼 수 있고, 써 보고 남긴 의견은 Bloom 디스코드의 민원센터 채널(discord.gg/Wd9jaE8MYF)에서 만든 분께 그대로 전해집니다. 새 민원도 언제든 그곳에 올리면 되는데, 행사에 오지 않았어도 민원은 누구나 낼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다가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진 분이라면 Lovable(lovable.dev)에서 바로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평일 오후를 통째로 비워 와 준 Bloom 멤버들과, 참가자 전원에게 크레딧을 지원해 이 실험을 가능하게 해 준 Lovable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공간과 기회를 내어 준 펍지 성수와 크리에이티브X성수, 성동문화재단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펍지 성수 서바이버 홀은 반나절 내내 노트북을 펴고 몰입하기 좋은 깔끔한 공간이었고, 같은 날 야외에서는 테이스티성수 W.W.C.D 치맥파티가 열려 만들다 쉬고 싶은 사람은 맥주 한잔을 하러 나갈 수도 있었습니다.

Bloom과 함께하기
Bloom은 사람과 기술이 만나는 오프라인 자리를 만듭니다. 다음 행사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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