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구독료 월 1,800불 쓰는 빌더의 생존법

투자도 정부지원금도 받지 않고 넉 달. 기업이 1인에게 맡기는 일은 교육과 행사와 광고뿐이라는 빌더 이정민 님의 관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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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캐스트 EP.02 유튜브 영상 썸네일, 빌더 이정민 님과 진행자
📅 2026년 9월 10일
🎙️ 아이팟캐스트 EP.02
🎤 이정민, 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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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만드는 일은 쉬워졌는데 수주는 그대로 어렵습니다. 올해 5월부터 투자도 정부지원금도 받지 않고 혼자 활동 중인 빌더 이정민 님을 Bloom 팟캐스트에 모셨습니다.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전공에서 학생 창업, 투자사 인턴, 스타트업 CSO를 거쳐 지금은 개인 사업자로 B2B에 뛰어든 분입니다. AI 3차 웨이브의 분기점은 어디였는지, 4차 붐이 기업이 사람을 API로 쓰는 시점이라는 게 무슨 뜻인지, 1인이 B2B 시장에서 신뢰를 얻는 경로는 무엇인지를 50분 동안 여쭤봤습니다.

자기소개부터 단서가 붙었는데, 원래 목표는 1인으로서 B2B 사업을 할 수 있느냐였지만 해보니 1인이 갖는 제약이 상당히 크다는 걸 알게 되어 요즘은 1인 빌더로 불리는 게 조심스럽다는 겁니다. 차라리 빌더라고만 말하고 다닐까, 뒤에 누군가 있을 수도 있다고 두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요즘 하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프로그래밍을 별로 안 좋아했습니다

전공은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이어서 의료 영상 분석 같은 걸 할 때 프로그래밍을 하긴 했지만 그때는 프로그래밍을 별로 안 좋아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살고 있다고 웃으셨습니다. 옛날 같았으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하지 못했을 거라고, 모델링하고 학습 코드 정도 짜는 수준이었다고 했는데 지금은 웹 앱을 직접 만들어 납품까지 하고 있습니다.

같은 전공의 정석 트랙은 대학원이어서 대부분 연구를 더 하거나 제약회사, 화학회사, 전자회사의 연구원으로 취업하는데, 그 트랙으로 가지 않고 학생 때 창업을 했습니다.

창업이 스펙의 끝판왕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때를 돌아보며 왜 그랬을까 싶은 생각을 솔직히 한 번씩 한다고 했습니다. 16학번, 17학번까지는 공대생이 대회 활동을 거의 하지 않던 시기였고 학점 관리나 졸업 논문 프로젝트가 훨씬 중요하다고 하던 시절이었는데, 갑자기 대회 활동에 꽂혀 광고 공모전부터 봉사단 활동까지 열심히 했습니다. 깊지 못하고 얇고 넓은 지향점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스스로 평했습니다.

그렇게 돌다가 든 생각이 창업이 스펙의 끝판왕이 아닐까였습니다. 2018년에 정말 우연히 네이버 D2SF 학생창업 공모전에 합격했고 강남역 쪽 사무 공간과 활동 지원금을 받았습니다. 지분 투자 없는 민간 지원이라 액셀러레이터보다 기초 모델에 가까웠는데, 아이템은 모바일 기기로 조현병을 감지하는 디지털 헬스케어였습니다.

전문성이 없다는 걸 알고 투자사로 갔습니다

첫 창업에서 얻은 교훈이 생각보다 자기가 가진 전문성이 너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창업을 하기 위한 전문성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며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고, 창업을 할 거면 투자를 받게 되니 투자 생태계를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해서 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 인턴으로 지원해 선발됐습니다.

심사역을 보조하는 역할이었고 반년 정도 있었는데, 인턴에게도 기회를 잘 주는 회사여서 인턴으로는 몇 안 되는 기회인 투자심의위원회에 포트폴리오를 하나 올렸습니다. 그 건은 드랍됐지만 다른 회사를 연결해 그쪽에서 투자 유치까지 이어졌습니다. 심사역으로 커리어를 채우려던 게 아니라 언젠가 다시 창업으로 뛰어들 때 투자받는 생태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한 선택이었습니다.

ChatGPT가 나온 다음 날 피봇했습니다

그다음이 Smoretalk인데, 예비창업 기간을 포함해 4년을 보냈고 미션은 AI로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시작은 2022년, ChatGPT가 등장하기 전이었습니다.

ChatGPT가 나오고 나서 팀이 느낀 건 기회가 아니라 위기였습니다. 이걸 다 하는 거 아닌가 싶어 겁이 나기 시작했고 그날 바로 피봇해 이미지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날짜를 정확히 기억하는 이유도 한국 시간으로 12월 1일 그날 피봇을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Smoretalk은 광고 쪽 미디어 AI 사업을 하고 있고 본인은 그 시점에 나왔습니다.

ChatGPT와 Manus, 그리고 Opus 4.5

지금의 AI 성능이 빨리 온 건지 늦게 온 건지를 물었더니 예상된 속도로 왔다고 답했는데, 그 예상된 속도 자체가 엄청난 기대치를 반영한 속도였기 때문에 결국 정말 빨리 온 것이라고 정리했습니다. 빠르기도 하지만 완성도 자체가 무서울 정도인데, 그에 대한 이해도의 차이가 지금 굉장히 큰 상황이라고 봤습니다.

가속도가 붙은 모멘텀을 짚어 달라고 하자 AI 3차 웨이브의 분기점을 되짚었는데, ChatGPT 출시에 이어 Manus가 왔습니다. 화면에서 에이전트가 알아서 인스타그램을 돌리는 광고 영상이 많이 충격적이었고 벌써 온 건가 싶었다고 했습니다. Claude Code가 나왔을 때는 쓰는 사람만 쓰던 시기였는데, 개인적으로 컸던 건 Opus 4.5 출시였습니다.

그 시점까지는 아직 위임할 수 있는 단계지 내가 대체되는 단계까진 아니다라고 했는데, 4.5부터는 진짜 큰일이 난 거 같은데, 시대가 하나 바뀐 거 같은데라는 생각을 앞서 가시는 분들은 하기 시작했고.

비개발자들이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올해 1월부터였고 그때부터 많이 쓰던 사람들도 충격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Claude Code 소식이 들려오고 주가에도 반영되면서 사람들에게 포모가 다시 한번 오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다음은 기업이 사람을 API로 쓰는 시점입니다

4차 붐이 어떻게 올 것 같으냐고 묻자 이미 시작은 한 것 같다는 답이 나왔습니다. 개인 비서형 서비스가 될 수도 있지만, 결국 기업이 진짜 AI에게 일을 맡겼다는 게 보편적인 가치가 되는 시점이 그 기준이라는 겁니다. 엔드투엔드로 맡겨도 너무나 당연시되는 게 초기 얼리어답터 말고 일반적인 기업들에서도 일어나는 시대를 말합니다.

사람이 하나의 Claude나 GPT를 사용하는 API가 되는 시점부터. 기업이 이제 인간을 API로.

근거는 기업의 셈법이어서, 효용성이 없다고 생각하면 비용 효율화를 고민하지 않고 그냥 포기할 텐데, 지금은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들의 성능이 좋고 가격도 저렴해진 상황에서 그걸 바탕으로 성능과 가격 효율화를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기업은 안 필요하면 절대 안 하는데 그걸 한다는 건 필요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AI 인프라 자체가 기업의 근본 자산이 된 것이라고 봤습니다. 사회적으로는 채용을 덜 하는 쪽으로 더 큰 영향을 줄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개인이 가장 가기 어려운 영역이 B2B라고 생각했습니다

혼자 나오면서 세운 가설은 1인과 AI가 얼마만큼 함께 성장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진짜 혼자 얼마까지 벌 수 있고 사회 쪽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를 보려고 했습니다.

1인이 컨슈머 앱으로 B2B보다 오히려 더 많이 벌 수도 있는데 그 내용은 B2B 쪽으로 잘 전파되지 않는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습니다. B2C 레벨에서 화제가 되는 것이지 기업 인사들에게는 피부로 와닿지 않는 내용이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한국 기업의 고위 관계자들에게도 자기 이름이 제대로 알려지는 걸 해보고 싶었습니다.

이유는 증명이었는데,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실제 프로젝트까지 맡아 진행하면 그건 증명된 과제를 하나 한 것이 되고, 사회를 움직이는 건 그런 조직의 고위 레벨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단순 엔터테이너가 아니라 비즈니스적으로 영향 있는 사람으로 올라갔을 때 나중에 더 많은 걸 해볼 수 있겠다는 계산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가 개인이 가장 가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점이 오히려 선택의 이유였습니다. 본인과 같은 젊은 사람들이 그 레벨에 진입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데, 그걸 AI와 함께 해낸다면 AI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을 해낸 사례가 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테스트베드로 놓고 가장 어려운 조건에서 가설을 검증하는 방식입니다.

4개월 차 중간 점검을 부탁드리자 이번 달과 다음 달 예상 매출이 많이 올라왔는데 구체적인 숫자는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유보하시면서, 그 대신 이렇게 정리하셨습니다.

굶어 죽을 줄 알았는데 굶어 죽진 않았다. 잘 왔다. 그리고 심지어 사실 돈을 꽤 잘 벌고 있다.

기업이 1인에게 맡기는 건 교육과 행사와 광고입니다

그러면서도 1인이 허용되는 분야는 정해져 있다고 봤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1인을 신뢰하고 맡길 수 있는 건 공식적으로는 교육과 행사, 그리고 광고라는 겁니다. 광고는 개인의 채널을 활용해야 하는 것이라 기업이 못 하는 일이니 당연하고, 행사와 강의는 내부에서 소화할 수도 있지만 차라리 영향력 있는 사람에게 맡기는 게 낫다는 판단에 리스크가 덜하니까 맡긴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근데 프로젝트는 정말 어려운 거 같아요. 웬만한 신뢰 아니고서는 잘 안 됩니다.

교육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걸려 있는데, 광고로는 추가 프로젝트로 이어질 수 없지만 교육과 행사에는 참여자들이 있고 계속 이야기를 하게 되니 신뢰 관계를 만들 수 있는 포인트가 생기기 때문에, 기업에 다가가는 첫 번째 관문으로 쓰고 있었습니다.

외주 공고의 지원자 수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지금 시작하는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수주를 받기는 웬만한 노력으로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보통 외주 중개 사이트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쪽에서도 포트폴리오를 올리라고 요청하고, 개발 시장이 워낙 불황이라 공고에 붙는 지원자 수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겁니다. 원래 외주를 하던 개발자들과 새로 진입한 사람들이 같은 공고에 몰리니 선발부터 잘 안 될 가능성이 높고, 그걸 넘으려면 포트폴리오가 장난이 아니어야 합니다.

정작 본인에게 수주가 들어오는 이유는 실력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둔 네트워크와 미디어였고, 같은 시장인데 진입 경로가 완전히 다른 셈입니다. 한쪽은 공고에 지원해 경쟁하고 다른 한쪽은 인바운드 연락을 받습니다. AI가 만드는 능력의 격차를 좁혀준 대신 그 앞단의 격차는 오히려 더 선명해졌습니다.

투자도 정부지원금도 받지 않습니다

투자를 받지 않고 정부지원금은 신청조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정말 민간 자금으로 버티고 벌고 생존하겠다는 게 목표였는데 예상보다 빨리 벌게 되어 다행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해야 원래 하려던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임팩트 있는 소프트웨어를 하나 만들고 싶은데, 당장 돈을 벌 생각으로 하면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여실히 깨닫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무조건 무료로 기능을 확장할 계획인데, 단순히 무료라고 하면 사람들이 희소성을 못 느껴서 안 쓰기 때문에 알리는 방법 자체가 또 하나의 과제라고 했습니다. 어느 순간 여러분이 쓰고 계신 게 사실 제가 만든 것,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분야는 크게 상관하지 않고 시장에서 먹히기만 하면 되며, 지금은 완전히 수익 지향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소프트웨어만으로는 망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해외 사례를 많이 참고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결론부터 나왔습니다. AI가 소프트웨어를 너무 잘 만들고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자체로는 망할 거라고 생각했고, 단순히 소프트웨어만 해서는 기업이든 개인이든 클 수 없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세일즈를 훨씬 더 많이 생각하게 됐고, 만들 생각보다 팔 생각을 먼저 하게 된 겁니다.

채널로 유튜브를 꼽은 근거도 해외에서 왔는데, Riley Brown을 비롯한 여러 유튜버를 보면서 개발자들이 강의 플랫폼에서 강의를 팔아 영향력을 얻는 게 아니라 유튜브를 잘해서 더 큰 영향력을 얻고 그걸 보고 AI 기업들이 먼저 연락해 오는 구조가 이미 돌아가고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교육은 폐쇄형이라 대중적으로 알리기는 어렵지만 기업과 일대일로 만들 수 있고, 거기에만 종속되면 채용된 거나 마찬가지가 되니 대중적인 영향력을 같이 높여야 한다는 계산이었습니다.

한국인이 유튜브를 못 하는 진짜 이유

유튜브가 레드오션이라는 말에 동생이 되물었다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오빠 주변에 유튜버 있냐, 없는데, 그럼 블루오션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유튜브를 못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지 물었습니다.

장비도 아니고 너무 늦어서도 아니라 그냥 얼굴 팔리는 걸 못 하겠어서라는 게 그의 답이었습니다. 특히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겸업 신고부터 직장인으로 비춰질 때의 시선까지 걸리는 게 많아서 못 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한국인은 좀 부끄러움이 많지 않나. 근데 또 하고 싶은 건 또 엄청 많고.

그래서 지금은 유튜브에 부끄러움이 더 큰 영역이 있고, 도전하기에는 오히려 좋은 시장이라고 봤습니다. 나중에 누구나 다 하게 되면 그 부끄러움보다 아쉬움이 커지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거라는 예측이었습니다.

1인 빌더의 진짜 위험은 외로움입니다

혼자 하는 게 멘탈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아 디스커션 파트너는 어떻게 두는지 물었습니다. 혼자 생각을 많이 하고 AI와 대화도 하고 같이 활동하는 빌더들과 가끔 얘기하는데, 기본은 고민할 시간에 뭐라도 해보자 쪽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짚은 1인 빌더의 위험성은 사람에게서 에너지를 얻는 사람에게 이게 쉽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본인도 갑자기 말을 많이 하다가 말을 안 하고 사니까 신기하더라면서, 생각보다 공허한 타이밍이 한번 왔다고 했습니다. 인간적인 공허함과 외로움을 달래줄 무언가가 있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토큰 자체가 돈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요즘 관심 있는 트렌드로 토큰을 꼽으면서, 토큰이라는 용어가 웹3의 토큰과 같다는 점을 짚었고 이쪽은 실제로 세상에 도움을 주고 있는 웹3 같다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근거로 든 사건이 Stripe의 OpenRouter 인수였습니다. 결제와 AI는 완전히 다른 영역인데 AI의 토큰을 화폐로 정의하는 순간 앞뒤가 맞는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투자를 토큰으로 하거나 연봉을 토큰으로 주는 시대도 지금은 비현실적이지만 불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변동성이 커서, 웹3도 안정돼 있을 때 가치가 있었지 지금은 안정돼 있지 않아서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것처럼, 토큰도 비용이 확 낮아지거나 확 비싸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시간이 화폐인 영화를 떠올리면서 다른 점도 짚었습니다. 그 영화의 화폐는 하나지만 토큰은 모델이 여러 개라 환율 차이가 생긴다는 겁니다. 제조업에서 인건비가 비싼 미국을 떠나 중국으로 옮겨가는 것처럼, 중국 모델과 미국 모델 사이의 환차 때문에 할 수 있는 영역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관점이었습니다.

개인 AI 비서도 관심 영역이어서 어디까지 가야 개인 AI 비서라고 부를 수 있느냐고 되물었더니, 대부분의 사람이 비서를 둬본 경험이 없어서 무슨 일을 시켜야 하는지조차 잘 모른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비서를 잘 다루는 사람들은 일정 관리부터 모든 업무, 때로는 집안일까지 맡기는데 그 레벨까지 가는 게 기준이라는 겁니다.

연말까지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계획 하나만 세웠습니다

연말까지의 계획은 이번에 딱 하나만 세웠다고 했습니다. 연말까지 어디에도 속하지 말자, 1인으로 하자는 것입니다.

다만 목표가 없으니 그걸 향해 열심히 달려갈 생각을 하지 않게 되더라는 트레이드오프도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당장 있는 걸 잘 처리하는 건 잘 되고 있고 그걸로 신뢰를 쌓아가고 있지만, 단기적인 것에 대한 계획이 없다 보니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지는 않다는 자각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쓰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는 초심을 잊지 않고 시간을 배분하려 한다고 했습니다.

개인 브랜딩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까요

퍼스널 브랜딩이 없으면 살아가기 힘든 시대라는 극단적인 이야기에 대한 견해를 물었습니다.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따라 다르다는 답이 돌아왔는데, 개인 사업을 하고 싶은데 이미 주요 네트워크가 있다면 굳이 알리지 않아도 잘할 수 있고, 아예 네트워크가 없으면 뭐라도 만드는 게 중요하니 그때부터 채널 활용이 많이 중요해진다는 겁니다.

그 말대로라면 예전과 지금이 다르지 않아서, 예전에도 조직에 있으면 명함이 나의 브랜딩이 되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개인이 만들어야 했습니다. 차이는 고용이 잘 되던 시절에는 회사 소속으로 네트워크를 만들기가 너무 쉬웠다는 점이고, 지금은 그 소속도 없고 만들어주는 사람도 없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대신 진입장벽이 낮아져서 편집도 쉬워졌고 콘텐츠 기획조차 AI와 함께 할 수 있는데, 디지털은 모두에게 보급돼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유튜브를 보고 있으니 거기서 활동하면 자연히 스케일업이 된다는 겁니다.

머뭇거릴 시간에 그냥 하세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청했더니 생각이 들면 그냥 하는 게 맞는 시대라고 답했습니다. 근거는 지갑에서 나왔는데, 퇴사하면서 산 맥북을 지금 똑같이 사려면 램 가격이 올라 200만 원을 더 줘야 한다는 겁니다. 2026년 매몰 비용이라는 이름으로 그때 샀으면 손해 안 봤을 것들을 열몇 가지 적어 두었는데, 가격이 확 오른 AI 구독 플랜부터 기계, 여행까지 들어 있었습니다.

머뭇거리지 마라. 너무 시대가 빨리 변하니까. 효율화 같은 건 이제 중요한 게 아니다. 일단 하고 보면 그게 제일 저렴할 수 있다.

행동도 마찬가지여서, 머뭇거릴 시간에 누군가는 하고 있으니 어차피 할 거면 지금 하라는 것입니다. 쉽지 않고 경쟁도 치열하지만, 그렇다면 좋은 회사에 들어가 그 삶에 정말 만족하면서 살든지 제대로 하든지 둘 중 하나라는 말이 이어졌습니다. 불만을 갖는 순간부터는 행동을 했느냐 안 했느냐에 따라 갈리는데, 했으면 그 생각을 했어도 됐던 거고 안 했으면 정신력만 갉아먹는 부질없는 생각이라는 겁니다.

AI 구독비는 본인이 만든 소프트웨어로 집계하면 월 1,800불이라고 나오는데, 그건 정가 기준이고 여러 이유로 실제 그만큼 쓰지는 않는다고 두 번 정정하셨습니다. 할인도 받기 때문에 실제 지출은 그보다 낮습니다.

월 1억을 찍으면 다시 뵙기로 했습니다

마무리는 다음 약속으로 했는데, 아직 월 1억을 못 찍었으니 찍고 나서 다시 뵙자는 말씀이었고 돈도 돈이지만 그 숫자가 본인이 세운 가설의 검증에 가까워지는 지점이라 상징적입니다.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충분히 많아졌습니다. 이제는 무엇을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라 만들기 전에 누가 나를 알고 있느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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