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E가 답이 아닐 수 있다 w/ 비즈까페
한국에서 가장 화제인 FDE 모델에 대해 실리콘밸리 엔지니어에게 물었더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습니다. 효율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FDE는 생각만큼 효율적인 모델이 아닙니다. 고객사에게 통째로 무엇을 바꾸라고 하는 것 자체가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왜 해외 소식인가
한국은 이미 메신저와 SNS에서 한글로 필터링이 되고 소식도 빠르니 국내 이야기는 듣기 쉽다. 그런데 해외의 경우 온라인에 퍼진 것은 많지만 오프라인에서 오가는 이너서클 이야기는 듣기 어렵다.
X나 뉴스에서 보는 소식은 이미 실리콘밸리에서 탈탈 털리고 공공재가 된 정보다. 그 안에서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궁금했다.
선형적이지 않은 이력
그의 이력은 선형적이지 않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대형 모델의 전신을 만들었고 이후 자율주행 회사로 옮겼다.
이유가 특별하다. 결혼을 앞두고 다른 도시로 이주하고 싶었다. 회사에 공식 요청을 하지 않고 조용히 옮겼다가 발각됐고, 다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프러포즈 직후의 일이었다. 그 타이밍에 재택이 가능한 자율주행 회사로 옮겼다.
그런데 입사하고 한두 달 만에 모회사가 펀딩을 끊었고 회사는 사실상 문을 닫았다. 그렇게 다시 옮기게 됐다.
지금 돌아보면 그 타이밍에 망한 것이 다행이었다고 했다. 그때 안 망했으면 AI 포스트 트레이닝 쪽에는 들어가지 않았을 거라는 것이다.
FDE가 답이 아닐 수 있다
요즘 한국에서 가장 화제인 개념이 FDE, 포워드 디플로이드 엔지니어다. PM과 엔지니어가 짝을 이뤄 대기업에 파견되어 현장의 문제를 AI로 개선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를 들으니 FDE가 생각만큼 효율적인 모델이 아니라고 했다.
가성비를 떠나서, 애초에 고객사에게 통째로 무엇을 바꾸라고 하는 것 자체가 소통하고 설득하기 어렵다. 아무리 위에서 밀어붙여도 결국 기존 담당자의 업무를 바꾸거나 내보내야 할 일이 많이 생긴다. 규제 문제도 있다.
그래서 FDE를 하면 엔지니어 본인도 힘들고, 일을 시킨 의사결정권자도 힘들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도 갑자기 외부에서 온 사람이 자기를 괴롭힌다고 느끼니 서로 화합하기 어렵다.
아예 회사를 사버리는 방식
그래서 그가 관심을 둔 것이 AI 롤업이었다.
사모펀드가 자금을 모아 낙후된 산업의 기업들을 인수한 뒤, 빡세게 AI 전환을 돌려서 다시 팔거나 훨씬 높아진 마진율로 현금을 만드는 방식이다.
FDE와 다른 점은 명확하다. 고객사가 아니라 아예 인수를 해버리니 원하는 대로 굴릴 수 있다. 물론 자본이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다.
이미 미국에서는 프론티어 기업들이 글로벌 사모펀드, 최상위 컨설팅 회사들과 조인트 벤처를 세워 이 일을 하고 있다. 예전에도 비슷한 개념은 있었지만 프론티어 기업이 직접 나선다는 점이 다르다.
그들은 우선 엔터프라이즈를 노릴 테니, 다른 플레이어들은 손을 잡거나 아니면 다른 층위를 노려야 한다. 한국이라면 지방의 중견·중소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시도해볼 수 있다. 제조업 강국이고 지방에 공장이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비전에 공감할 자본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아직 국내에 성공 사례도 없다. 도전적인 플레이북인 것은 분명하다.
시야와 실행력의 차이
이런 대화를 나누다 보면 프론티어 랩에서 생각하는 인류의 미래 이야기도 충격적이지만, 비즈니스 층위에서도 시야와 실행력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된다.
왜 우리는 더 큰 꿈과 실행을 하기 어려운지, 무엇이 가로막는지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는 몸에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지만, 큰 꿈은 깨진 조각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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