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유저 실리콘밸리 창업가: 제품이 곧 마케팅이다

한 창업자는 마케팅 비용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누적 300만 유저를 모았습니다. 비결은 마케팅을 잘해서가 아니라, 제품 구조 자체가 퍼지도록 설계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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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 행사 현장

제품이 곧 마케팅이다

그의 첫 서비스는 캐주얼 챗봇이었다. 생성형 AI API가 막 나오던 시기, 비개발자도 자기만의 챗봇을 쉽게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였다. 특정 인물의 말투를 흉내 내는 봇이나 공무원 보고서 스타일로 글을 써주는 봇 같은 것들이 만들어졌다.

결과는 누적 300만 유저. 마케팅 비용은 0원이었고 유입은 전부 검색에서 나왔다.

비결은 계산된 전략이 아니었다. 유명인이 방송에서 이 웹사이트를 직접 시연하면서 몇억짜리 프로모션이 공짜로 일어났다. 그리고 같은 일이 한국뿐 아니라 브라질과 터키, 포르투갈, 인도에서도 똑같이 벌어졌다.

이유가 있었다. 당시 범용 모델은 각 나라의 말투와 뉘앙스를 잘 살리지 못했는데, 이 서비스는 그 부분을 잡았다. 그래서 각 나라의 유명인과 인플루언서가 자기 이름으로 만들어진 봇을 직접 보여주면서 자발적으로 퍼뜨렸다.

처음부터 설계한 것은 아니었지만, 거슬러 보면 제품의 구조 자체가 바이럴을 만들어낸 셈이다.

캐주얼이 미끼, 사무용이 매출

트래픽이 커지자 자연스럽게 사무용으로 확장했다. 문서 파일을 넣으면 AI가 정리해주는 서비스를 함께 내놓았다.

워드 쪽은 3개월 만에 범용 모델들이 직접 대응하면서 사양화됐다. 반면 한글 파일(HWP)은 2년 6개월 넘게 미지원 상태였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꾸준한 매출이 발생했다. 한국과 미국 사이의 AI 적용 시차가 로컬 시장의 기회를 만들어낸 사례다.

재미있는 것은 매출 구조였다. 실제 매출의 99퍼센트가 사무용에서 나왔다. 주요 사용자는 직장인과 공무원, 교사였고 보고서 작성 같은 실무에 쓰였다. 캐주얼 봇의 매출 기여는 1퍼센트에 불과했다.

핵심은 여기다. 사무용으로 직접 들어온 사람은 거의 없었다. 모두 캐주얼 봇으로 유입된 뒤 안에서 사무용을 발견하고 전환됐다. 캐주얼 봇이 의도치 않게 퍼널의 미끼 역할을 한 것이다.

더 중요한 지점은 두 사용자가 결국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캐주얼 봇 유저와 사무용 유저가 완전히 다른 집단이었다면 이 퍼널은 작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24시간 일만 하지 않는다. 퇴근 후 재미있는 챗봇을 가지고 놀던 사람이 다음 날 출근해서 같은 플랫폼의 사무용 기능을 발견하면 전환이 일어난다. 한 사람의 하루 전체를 그려보면서 설계하면 이런 퍼널을 더 잘 만들 수 있다.

40개를 던지고 살아남은 것만 키운다

현재 그의 메인 비즈니스는 AI용 데이터 수집과 가공 솔루션이다. 미국에 고객이 꽤 있고 안정적인 매출원이 되고 있다. AI를 잘 쓰려면 데이터를 모아야 하니 수요가 계속 늘었다.

다만 그도 이 사업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지금 잘되는 것도 언제 대체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략은 이렇다. 계속 새 제품을 만들어 조용히 온라인에 올리고, 반응을 보면서 살아남는 것만 키운다.

지금까지 40개 이상을 만들었고 그중 살아남은 것들이 현재의 비즈니스를 구성한다. 나머지는 죽었거나 아직 빌드업 중이다. AI 제품이 너무 많아지면서 반응을 터뜨리는 것 자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던지고 있다.

GTM 없는 제품은 의미가 없다

AI 덕분에 개발의 허들이 낮아졌고 누구나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경쟁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 상황에서 제품을 다 만들고 나서 마케팅을 고민하는 것은 이미 늦다.

300만 유저는 마케팅에 총력을 쏟아서 나온 숫자가 아니다. 제품 자체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싶은 구조였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GTM을 감안해서 기획해야 한다. 퍼질 수 있는 구조를 가진 제품을 만드는 것 자체가 좋은 제품을 만드는 일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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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해 40개가 넘는 제품을 만들고 폐기하기를 반복해 온 창업자와의 대화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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