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먼저 아팠던 이유

개발자가 왜 AI의 충격을 가장 먼저 받았는지 물었더니 답이 일치했습니다. 일하는 방식이 모델의 작동 방식과 닮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음 차례는 비개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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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 행사 현장
"뉴스는 당연히 과장이다. 하지만 걷어내면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변할 건 확실하고, 얼마나 빨리 변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저 유행어는 아닐까

6년차 엔지니어에게 먼저 물었다. Claude Blue가 과장된 유행어는 아닌지.

"뉴스는 당연히 과장이다. 하지만 걷어내면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변할 건 확실하고, 얼마나 빨리 변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이어지는 말은 가볍지 않았다. 자신도 우울함 같은 것이 있었고 최근에도 계속 있다고 했다. 롤링 디프레션이라고 해야 하나. 평소에는 괜찮은데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나면 집에 가면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며 빠진다는 것이다.

3년차 쪽은 더 생생했다. 2023년에는 AI가 신나는 일이었는데 작년 여름 출장을 다녀온 뒤 현타가 왔다고 했다. 살아남으려면 사업을 하거나 아예 전문직으로 가야겠다 싶었는데, 그것도 이미 늦은 것 같다고 했다. 요즘은 매일 운동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산다고 했다. 너무 장기적으로 보기에는 지치고, 답이 없고, 딱히 스파크도 없다는 것이다.

미래가 기대되느냐고 물었더니 답이 짧았다.

"기대되지는 않아요. 저 지금 약간 무서워요."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족과도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었다. 아버지의 반응이 남는다. 우리 세대가 제일 운이 좋다, 이 변화를 안 겪어도 되니까. 은퇴 세대가 스스로를 가장 운 좋다고 말하는 시대라는 것이 이 감정의 무게를 대신 말해준다.

왜 개발자가 먼저였나

반복적으로 나온 답이 있다. 개발자가 일하는 방식과 모델이 작동하는 방식이 닮아 있다는 것이다. 문제를 받으면 구조화하고, 실행하고, 검증한다.

"검증이 쉽다. 돌아간다, 안 돌아간다. 버튼이 있다, 없다. 10초 걸린다, 3초로 만들어야 한다. 기준이 명확하다."

그래서 먼저 활용했고 먼저 위협도 느꼈다. 비개발자의 업무는 상대적으로 비정형화되어 있어 적용 방법을 찾는 데 시간이 더 걸릴 뿐이다.

"소프트웨어가 먼저 영향을 받은 건 맞는데, 다른 분야들은 더 세게 받지 덜 받을 리는 없다."

흥미로운 것은 개발자 커뮤니티의 공유 문화가 이 흐름을 가속했다는 점이다. 다른 분야는 핵심을 숨기는데 개발자는 오픈소스로 공개하면 오히려 실력 있어 보인다. 그래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무언가를 던지면 파급이 훨씬 빠르다.

생태계를 만든 도구

최근 개발자 세계의 판 변화를 6년차 엔지니어는 하나의 이름으로 요약했다. 클로드 코드다.

이전 도구들이 나왔을 때도 반응은 있었다. 하지만 신기하고 유용하다는 수준이었지 생태계를 만드는 느낌은 아니었다고 했다. 클로드 코드는 달랐다. 개발자에게 집중해 스킬과 에이전트, MCP 같은 기능을 빠르게 진화시켰고, 처음에는 없던 것들이 계속 추가되며 생태계가 급격히 커졌다.

누군가 하네스를 하나 만들면 꽁꽁 싸매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써보라고 공유하고, 금방 따라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그가 남긴 비유가 계속 맴돈다고 했다.

"예리한 사람은 더 예리해질 것이고, 게으른 사람은 더 게을러질 것이다."

자신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데 앞에 있는 사람들이 멀어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 보인다는 것이다.

하네스, 말에 안장을 씌우는 법

인터뷰에서 여러 번 나온 개념이 하네스다. 말에 안장을 씌우고 채찍을 달고 마차를 다는 것. 모델이라는 말을 맨몸으로 타는 게 아니라 그 위에 시스템을 만들어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기존에 조직 단위로 개발하던 흐름이 있다. 기획, 분업, 조립, QA, 배포. 이 프로세스를 AI 위에 재구성하는 것이 하네스의 핵심이다.

6년차 엔지니어는 이 흐름이 이미 수렴하고 있다고 봤다. 계속 새로운 것이 나오지만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3년차도 비슷했다. 새 기능을 메신저에 연결해봤는데 정작 보내고 싶은 게 없어서 안 쓰게 되더라고 했다.

"이걸 쓰기 위해서 뭔가를 해야 되는 거지, 내 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차용해서 쓰는 느낌이 아니다."

도구를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일을 위해 도구를 쓰는 것이다. 하네스가 수렴했다는 것은 지금 따라가도 늦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전환하는 사람들

같은 날 오후, 기념품 사업을 15년째 하고 있는 1인 기업 사업자와도 대화했다. 별 기대 없이 참석했는데 오히려 미래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AI 전환은 이런 분들에게 먼저 일어난다. 대기업이 여러 보고와 검토를 하며 재고 있을 때, 스타트업과 개발자는 물론 자영업자와 프리랜서처럼 생계가 눈앞에 있는 사람들은 다른 고민 없이 바로 뛰어든다.

온도 차이도 컸다. 대학원에 다니는 친구는 AI 이야기를 해도 세상 좋아졌네 정도로 끝난다고 했다. 개발자에게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데 비개발자에게는 아직 먼 나라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언젠가 이 간격이 좁혀질 때, 비개발자들이 같은 감정을 더 크게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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