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말고 세상을 바꿀 미친 아이디어

밤에 스마트폰 버튼을 누르면 햇빛이 비칩니다. 위성에 달린 18미터 거울로 태양빛을 반사하는 회사가 실제로 투자를 받았습니다. AI 에이전트를 만들겠다는 말이 재미없어진 시대에 대하여.

Share
Bloom 행사 현장

자고 일어나니 요청한 85명에게 정확히 연락이 가 있었습니다. 이미 대화한 적 있는 사람에게는 이전 맥락까지 이어서 썼습니다.

AI가 거의 모든 일을 해주는 세상

해외 고객사 바이어들에게 링크드인 메시지를 보내야 해서, 타깃 국가와 직책 정도만 알려주고 알아서 세일즈 도구에 들어가 사람을 찾고 맞춤 메시지를 보내라고 시켰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요청한 85명에게 정확히 연락이 가 있었고, 메시지도 잘 썼을 뿐 아니라 이미 대화한 적 있는 사람에게는 이전 맥락에 이어서 썼습니다. 자는 사이에 열 명 정도가 무료 가입까지 마쳤습니다.

같은 날 사무실 프린터를 처음 연결해야 했는데, 웹사이트에 들어가 드라이버를 설치하고 가이드 문서를 읽어야 하는 걸 도저히 읽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문서를 통째로 던지고 알아서 설치해 인쇄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컴퓨터 화면 자체를 조작해야 한다며 권한을 요구했고, 권한을 주자 프린터 웹사이트에 들어가 필요한 파일을 받았습니다. 모델명을 찾아야 하는데 프린터 뒤를 보는 것조차 귀찮아서 모델명은 모르겠고 이렇게 생긴 프린터니 알아서 찾으라며 그냥 사진을 찍어 던졌더니, 결국 찾아냈습니다.

15분쯤 걸렸지만 그동안 저는 다른 일을 하고 있었고, 무의미하고 귀찮은 일을 던져서 해결하니 쾌감이 컸습니다.

소프트웨어 생산성 사업의 끝이 보인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그렇다면 우리가 만들어야 할 것은 무엇이 남았는가 하는 질문이 생깁니다.

AI 소프트웨어 생산성 사업에 남은 기회가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데, 니치가 남아 있다면 시장이 너무 작고 조금만 키우려 하면 프론티어 기업들이 몇 주에서 몇 달 안에 잡아먹습니다.

2년 사이에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서 한 단계 더 미친 아이디어로 점프해야 할 것 같은데, 문제는 우리가 아직 AI 이전 시대의 고정관념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사업은 사람들의 문제를 발견해 해결하는 것인데, 그 발견하고 정의하는 방식 자체가 낡았을 수 있습니다.

햇빛을 주문하는 회사

그런 대화 중에 본 영상에서는 어떤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버튼을 누르니 어두운 밤에 햇빛이 비쳤습니다.

밤에 조난을 당하거나 급하게 밝은 빛이 필요할 때 큰 크레인 없이 비교적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위성에 달린 18미터 거울을 이용해 태양빛을 반사해 쏘는 방식입니다. Reflect Orbital이라는 회사이고 2025년에 시리즈 A로 2천만 달러를 받았으며 2026년에 테스트 위성 두 개를 발사할 예정입니다.

이게 실제로 되든 안 되든 중요하지 않은데, AI 에이전트를 만들겠다는 말은 요즘 너무 재미가 없고 투자자들도 큰 희망을 두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반면 이 아이디어는 경제성이 있는지 전혀 감이 안 잡히는데도 일단 후킹이 되고, 더 들어보고 싶어집니다.

어떻게 해야 이런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남았습니다.

고정관념을 깨는 연습

같은 관점에서 이야기하다 나온 아이디어가 행복한 기억이 있었던 것처럼 만들어주는 서비스였습니다.

약물이나 뇌에 칩을 심는 방식이 아니고, 최면 요법이 외상 후 스트레스 치료에 실제로 쓰이는 것을 생각하면 아주 허황된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미국에서 살아본 적 없는 사람에게 어릴 때 미국에서 학교를 다닌 기억을 넣어준다면 그 문화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에게 대담함의 기억을 넣어준다면 성격이 바뀔까.

물론 나쁜 기억을 주입하거나 어린아이에게 적용하면 윤리적 문제가 생깁니다. 다만 현실이 과거 기억의 조합이라면, 그리고 그 기억이 이미 100퍼센트 정확하지도 않다면, 이런 질문 자체는 해볼 만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이 아니라 이런 방향으로 생각을 밀어보는 연습 자체이고, AI를 기술이 아니라 고정관념을 깨는 하나의 정신으로 받아들이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함께 읽기


Bloom과 함께하기

Bloom은 사람과 기술이 만나는 오프라인 자리를 만듭니다. 다음 행사에서 뵙겠습니다.

Read more

참가자들로 가득 찬 펍지 성수 서바이버 홀

누군가의 민원이 1시간 반 만에 앱이 됐습니다

10월 7일 수요일 오후, 펍지 성수에서 Bloom × Lovable 빌더톤이 열렸습니다. 컨셉은 ‘AI 민원센터’였습니다. 평소 AI로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 끝내 만들지 못한 것들을 행사 1주일 전부터 Bloom 디스코드의 민원센터 채널과 신청서를 통해 받았고, 당일에는 조별 네트워킹에서 서로의 민원을 직접 접수했습니다. 이후 참가자 전원이 Lovable로 민원 하나씩을 골라 약 1시간 30분

By Bloom
Bloom 앱 소개 화면과 「가장 활발하고 솔직한 AI 커뮤니티」 문구

비개발자 마케터가 AI와 만든 첫 앱

비개발자 마케터인 내가 AI와 함께 월요일 오후에 시작해서, 27시간 만에 사내 QA를 열고 목요일 새벽 Closed Beta를 시작했다. 어떻게 만들었는지, 숫자와 삽질, 기술 스택까지 숨김없이 적어 본다. 어제 론칭 행사가 끝나고 "이걸 어떻게 만든 거냐"는 비하인드 질문을 꽤 많이 받았다. 따로 발표를 하거나 영상을 찍기엔 부담스러워서 글로

By Bloom